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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말론 향수, 샘플을 넉넉히 준 진짜 이유

옥포동 몽실언니 2019. 4. 13. 00:00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얼마전 지루한 천국 괴팅엔의 도리님과 함께 조말론 향수가게에 가서 샘플을 받아온 이야기를 올린 적이 있는데요.  그날 저희가 받아온 샘플이, 샘플향수 2개, 핸드크림, 바디워쉬였어요.  

직원이 저희에게 이렇게 넉넉히 샘플을 챙겨줬던 것은 다름이 아니라 저희가 그날 향수 한병을 구입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향수예요!

런던의 유명 테일러인 Huntsman 과 콜라보로 출시한 4종의 향수 중 하나인 Amber & Patchouli 엠버 앤 패출리를 구입했습니다.

태어나서 향수를 사 본적이 두어번밖에 없는데, 이렇게 고가의 향수를 사보기도 처음이었어요.  향수를 즐겨 쓰시는 분들에게는 이게 그리 고가까지는 아닐 수 있겠지만 두어번, 그것도 항상 면세점에서만 향수를 구입해본 저에게는 이 향수가 제 생애 가장 고가의 향수였어요.  한 병에 120파운드, 한국돈으로 176,000원이네요!  한국돈으로는 오늘 처음 계산해봤는데... 정말 비싸군요!!  이 중 20파운드는 VAT라서 한국에서 오신 여행객들은 세금환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 100파운드, 147,000원 정도에 사실 수 있는 거죠. 

포장은 저희에게 샘플을 담아줬던 가방의 대형 사이즈로 사이즈만 크지 디자인과 모양은 똑같은 쇼핑백이에요. 

이 쇼핑백 안에 이렇게 박스 안에 향수가 들어있어요. 

향수가 바싸서인가 포장도 그럴싸하게 해주네요. 

상자 포장을 벗기면,

이렇게 까만 종이 위에 향수가 올려져있어요.  

사실 이런 불필요한 포장들이 모두 쓰레기만 더 만드는 거라 환경에는 좋지 않은 일이라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

종이가방 안에도 샘플을 하나 넣어줬어요.  자몽향 향수네요. 

이렇게 고가의 향수를 구입한 것은 바로 저희 결혼 2주년이었기 때문이지요.  틴틴이 향수를 좋아하는 편인데 향수가 많지는 않아서 이번에 큰맘먹고 한번 향수를 구입해봤지요.  함께 매장에 갔던 도리님께서 “선물은 본인이 직접 돈 주고 사기에 아까운 것을 해 주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해줘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두눈 불끈 감고 내질렀습니다. 

결혼기념일이 될 때까지 이 선물은 제 옷장 속에 꼭꼭 숨어있다가 결혼기념일 당일에 카드와 함께 선물증정식을 했습니다. 

향수에 조예가 깊은 (사실 모든 것에 조예가 깊은 ㅋ) 도리님께서 조말론 향수는 자연적 향으로 매우 유명하다고 하더라구요.  그 이야기를 들어서인가 저희가 구입한 Amber & Patchouli도 싱그러우면서도 너무 강하지 않고 부드러운 향이에요.  엠버 앤 패츌리에서 패츌리가 뭐냐고 매장 직원에게 물었는데, 향수를 만들 때 쓰는 무슨 식물인가 꽃이라고 설명을 해줬어요.  집에 와서 찾아보니 아래 이미지의 식물이 패츌리라고 합니다.  인도에서 향수를 만들 때 쓰는 식물이라고 해요.  

작년의 첫 결혼기념일을 제대로 기념하지 못하고 지나갔던 터라 이번에는 절대 그러지 않기 위해 특별히 선물을 준비했는데, 틴틴은 바쁘고 정신도 없고 해서 아무것도 준비를 못했어요.  그래서 저는 틴틴에게 “난 준비됐어.  그러니 틴틴도 빨리 준비해!” 하며 독촉했습니다.  틴틴은,
 
“아, 시간이 없는데, 어떡해?! 몽실 넌 뭘 준비한거야? 언제 한거야?”  
“난 어쨌든 했으니까 틴틴도 빨리 준비해!  준비한 게 없으면 현금이라도 해! 뭐든 선물해! 그게 중요해!”

라고 하며 이번에는 뭐라도 준비해서 제대로 기념해보자고 다그쳤습니다.

그랬더니.. 결혼기념일 당일 아침, 제 책상에 현금이 든 흰봉투가 놓여있었고, 그 봉투 안에는 자그마치 아래 사진만큼이나 되는 거액의 현금이 들어있었어요!! 우와~~~ 200파운드!!!! 

이 돈은 아직도 제 서랍에 그대로 들어있습니다.  요즘 주말마다 틴틴에게 운전연수를 받고 있는데, 이 돈에서 연수비용을 조금씩 까고 있어요. ㅋ 

운전연수를 주말마다 한지 한달반쯤 되어가는데, 한두번 틴틴이 너무 큰 소리를 내서 저도 너무 놀란 나머지 틴틴에게,

“크리스 (틴틴과 저의 운전선생님) 는 틴틴이 이보다 더 서툴게 운전해도 큰 소리 한번 안 냈잖아~ 나도 그냥 크리스한테 가서 돈 주고 배울래!” 
“(웃으며) 크리스는 돈을 받고 일하니까 당연히 큰 소리 안 내지~”
나도 돈 낼테니 고객으로 대해줘!  프로페셔널 하게 말이야!  시간당 돈 낼게!  대신, 가족특별할인 해줘~ 그 대신 큰 소리 내기 없기. ㅋㅋ 시간당 얼마면 돼?”
“흠.. 커플할일 적용해서 15파운드 해줄게 (보통은 운전연수 1시간에 25-30파운드에요).”
“오, 파격적인데?  좋아.  나 집에 현금 많잖아.  현금으로 할게! ㅋㅋ”

그렇게 해서 저 돈 중 15파운드는 이미 틴틴 몫이 되었어요.  그 뒤로도 딱 한번 틴틴이 약간 흥분해서 큰 소리를 낸 적이 있었으나, 그날은 특별히 ‘사랑’으로 받겠다 하며 저에게 뽀뽀를 하고 넘어갔습니다.  크크. 닭살인가요?  아직 저희는 신혼이잖아요~ ^^

선물 증정한지 보름이 지나서야 이 글을 쓰게 됐네요.  향수에 대한 제대로 된 리뷰는 제공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사실 저날 저도 틴틴도 잭 태어난 후로 향수를 거의 안 쓰다 보니 향수를 맡으니 머리가 아팠어요. ㅋㅋ 예전에는 어떻게 향수를 그리 자주 뿌리고 살았나 모르겠어요.  틴틴은 그 뒤로 한두번은 뿌렸는데, 제 선물이라 특별한 것이지 조 말론향수라 더 특별한 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나중에 틴틴에게 제대로 된 후기를 한번 물어봐야겠어요!  

어쨌든, 조 말론 향수는 자연적 향이라는 것 (정말 향이 자연적 느낌이 강하긴 하더라구요), 매장 직원들이 서비스가 좋다는 점 - 특히, 옥스퍼드 웨스트게이트 지점-,  굳이 향수를 사지 않더라도 다양한 향을 시향할 수 있다는 점, 향수 외에도 다양한 제품도 판매하더라는 점을 말씀드리며 오늘의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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