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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여행정보] 옥스퍼드대학교 자연사박물관 (1)

옥포동 몽실언니 2019. 8. 16. 18:42
학교를 십여년 다니면서도 옥스퍼드 대학 자연사박물관 (Oxford University Museum of Natural History) 을 가 본 것은 딱 한번 뿐이었습니다. 내 공부에 바쁘고 마음에 여유가 없다 보니 뮤지엄을 둘러볼 겨를이 없었어요.  게다가 늘 옆에 있고, 언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하다 보니 뮤지엄에 더더욱 발길이 닿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내가 사는 곳 근처에 박물관이 있는데, 한번은 가 봐야지 하는 생각에 들러본 적이 있었는데, 크지 않은 규모의 박물관에 오밀조밀 전시되어 있는 것이 인상깊었고, 나중에 꼭 다시 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더랬죠.  그리고 다시 찾은 것이 이번 부모님 방문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사흘전에 다녀온 것입니다.

저희는 옥스퍼드 북쪽에 있는 저희 칼리지 인근에 차를 대고 시내까지 걸어나왔습니다.  칼리지 인근 동네 구경도 시켜드리고, University Park 도 보여드리면서, 시내까지 오는 길에 있는 다른 칼리지들과 이과 건물들도 구경시켜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부모님께서는 공원 산책도 좋아하시고, 새로운 동네를 구경하시는 것도 좋아하시는데다가, 딸이 오랜 시간 어떤 동네에서 지냈나 궁금하셨을 것 같아서 계획한 일정이었어요.

옥스퍼드 북쪽에 있는 Wolfson College 인근에 차를 대고, 저희는 유명 배우 엠마 왓슨 및 유명 작가 알랭 드 보통 등이 수학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Dragon School (사립 초등학교) 을 지나, University Park 를 통과하여 Keble College 쪽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시내쪽을 향해 걸어내려가다가 바로 이 자연사 박물관을 지나게 되었어요. 

천천히 이야기 나누며 걸어오다 보니 어느새 30분 가량을 걸었던터라 부모님께 휴식 시간도 드릴 겸 하여 이 박물관을 한번 둘러보시겠냐고 여쭤봤어요.

그랬더니 두 분 모두 흔쾌히 “그래, 뭐가 있나 한번 둘러나보고 가자” 하시며 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는데, 막상 안으로 들어가시더니 두분 모두 감탄을 그치지 못하며 “하루종일 봐도 부족하겠다”고 혀를 내두르셨습니다.  그리고 안에 있는 전시품들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며 좋아하셨고, 이 곳 저 곳에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셨어요.  루브르 박물관이니 뭐니 세계 유명한 박물관 그 어디보다 여기가 제일 마음에 드신다며 너무 너무 좋아하시더라구요.  이 박물관 안에서 가장 덜 재미있어 한 사람이 바로 저였답니다.  ㅋㅋ  부모님 두분의 지적 호기심에 놀란 날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박물관에 들러 부모님과 저 모두 잠시 쉬는 시간도 갖고, 또 이 박물관이 저희 잭을 데리고 올만한 공간일지 한번 둘러볼 생각으로 들어온터라 제 관심은 이 곳 전시품 보다는 공간의 설계, 다른 관람객 아이들이 있는지, 아이와 함께 할 만한 공간인지 둘러보는 것에 쏠려 있었어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누구나 흥미롭게 둘러볼 만한 박물관이라는 점!!  시간이 있으시면 꼭 한번 둘러보세요.  런던에 크고 좋은 박물관이 참 많지만, 런던의 박물관들은 규모도 크고 사람도 많아서 어수선한 반면, 옥스퍼드의 자연사 박물관은 규모도 크지 않지만 전시품의 수준은 매우 높으며, 전시 자체도 오밀조밀 되어 있어서 아이와 어른 모두가 구경하기에 아주 좋은 것 같아요.  실제로 여러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재미있게 구경하고 있었고, 자연사 박물관 뒷편에 붙어있는 민속사 박물관은 2005년 가디언지가 선정한 “아이 데려가기 좋은 박물관”으로  꼽힌 적이 있다고 합니다.  평소에 학교를 다니면서 박물관 앞을 오갈 때 초등학교에서 온 단체 관람객도 자주 보였어요.  그러니 아이와 함께 옥스퍼드를 방문하시는 분들, 런던에 큰 박물관은 복잡하고 싫다 하시는 분들, 옥스퍼드 자연사 박물관 꼭 한번 들러보세요!!

별 생각 없이 들어가다 보니 입구 사진은 찍지 못했는데, 아래의 외관 사진은 위키피디아에서 퍼 온 사진입니다. 


박물관 앞에 잔디밭은 비가 오지 않고 해가 좋은 날 많은 이들에게 무료 휴식 공간을 제공한답니다.

자, 이 박물관이 어떤 곳인지 본격적인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