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옥스퍼드 여행

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런던 근교의 숨겨진 명소

옥포동 몽실언니 2017. 4. 20. 09:00

영국에는 관광객들이 잘 가지 않는 숨겨진 명소가 정말 많습니다.  주로 영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따라서 다양한 걷기/자전거 코스가 잘 개발되어 있어서 시간만 있다면 영국의 국립공원이든 어디든 주요도시에서 조금만 교외로 나가면 정말 멋진 자연과 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이 참 많습니다.  자연을 좋아하시는 분들, 영국인들처럼 일상을 보내보고 싶으신 분, 영국의 자연을 가까이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오늘은 여러분들이 방문하곤 하는 관광지 인근에 있는 색다른 자연이 있는 곳을 몇군데 시리즈로 소개할까 합니다.  오늘은 그 중 런던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Wittenham Clumps 라는 곳을 소개할까 합니다. 

전에 소개한 대로 영국인들에게 공원이나 자연은 정말 중요한 삶의 일부입니다. 

영국에서 시간 보내기를 좋아하는 영국인들 이야기 보러가기--> http://oxchat.tistory.com/56

동네 공원이든 인근 외곽에 나가서 자연 속에서 개와 함께 걷거나 가족, 친구들과 하루종일 하이킹을 하는 것은 영국인들의 삶의 일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주말과 휴일의 일상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실제로 동네에서 조금만 나가도 아주 광활한 자연이 펼쳐지는 곳이 많고, 차를 가지고 조금만 시내를 벗어나도 넓은 밭이 펼쳐져 있고 그 밭 사이사이를 따라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footpath가 잘 되어 있어요.  좀 더 철저하게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국립공원이나 강가를 따라서는 National Trail이라고 하여 일반시민들이 하이킹/트레킹을 할 수 있는 코스가 아주 요소 곳곳에 마련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영국에서 하루 이틀 혹은 일주일 정도 하이킹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본인이 가고 싶은 지역 인근에 있는 national trail 을 검색하시면 다양한 코스를 찾으실 수 있어요

오늘 소개하는 Wittenham Clumps는 National Trail 웹사이트에도 잘 소개되어 있는 곳입니다.  (참고: http://www.nationaltrail.co.uk/thames-path/attractions/wittenham-clumps)

런던/옥스포드 인근의 walking route를 찾고 싶으신 분들은 이런 웹사이트를 이용하셔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보러가기--> http://www.nationaltrail.co.uk/thames-path/additional-walks)

Wittenham Clumps는 아빙던 산책이 조금 지겨워지던 때에 근처 공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아주머니의 소개로 지난 주말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은 동네에서 산책을 해봐야 늘 거기서 거기라 지겹다..하던 차에.. 저 멀리 있는 언덕을 바라보면서 저런 언덕은 어디일까, 나 저런 언덕 위에 올라가고 싶다.. 라고 이야기를 하던 중 길을 가던 한 아주머니께서 갑자기 다가오시더니 아빙던 인근에 갈만한 워킹 루트를 마구 마구 알려주시는 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내가 저기 저 언덕은 어디냐, 저런 곳은 근처에 없냐 했더니 여기 바로 근처에 Wittenham Clumps라는 곳이 있다.  그 언덕에 올라가면 엄청 좋은 뷰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를 해주셨어요.  

우리는 앞뒤 가리지 않고 바로 그길로 집으로 돌아와 차를 갖고 Wittenham Clumps로 향했습니다.  거기까지 가는 길에 펼쳐진 자연도 장관이었지만 도착을 해보니 "우와!!!!" 라고 탄성이 절로 나오는 경관이 펼쳐졌습니다.  날씨가 그리 좋은 날이 아니어서 사진으로는 그 멋진 자연을 충분히 담지 못했는데, 직접 가보시면.. 영국에 이런 곳도 있구나.. 하실 수 있는 곳이 아닐까 합니다.  파노라마로 찍어보면 아래 사진처럼 이런 곳입니다.  그런데 실제는 사진보다 만배 이상 더 멋집니다!!

Wittenham Clumps는 어느 언덕 위에 그 이름 그대로 나무가 무더기 (clumps)로 있는 곳입니다.  왼쪽에 나무 무더기가 보이시죠?  저것은 완만한 해발 120미터의 구릉지대 끝에 있는 언덕에 나무들이 한무더기 있는 Round Hill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 쌍으로 Castle Hill이라 불리는 또 하나의 봉긋한 나무 성이 있지요.  이 두 쌍의 나무 무더기들이 바로 위트넴 클럼스의 주요 특징입니다.  이 곳은 사실 철기시대 때 자연성채로 이용된 곳이라고 합니다.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지요.  성이었던 만큼 이곳에서는 인근 지역들이 한눈에 다 내려다보이니, 뷰가 아주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동방법은 런던에서 가실 경우 London Paddington역에서 Didcot Parkway로 가는 기차를 탄 후 (약 35-40분 소요) 택시나 버스로 이동해야 하고, 옥스포드에서 가실 경우 차로 약 30분 이동하면 됩니다.  사실 영국은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편이라 대부분 버스나 기차로 여행을 하시는데, 운전을 하실 수 있는 분들이라면 자동차를 렌트하는 비용이 비싸지 않고, 자동차를 빌리게 될 경우 외곽에 위치한 더 질 좋고 저렴한 숙소들을 많이 이용할 수 있어서 전체적인 경비를 생각할 때 약간의 추가적인 비용으로 영국의 요소 곳곳을 깊숙히 여행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왠만큼 영국 여행 일정이 길다고 한다면 저는 영국에서의 자동차 렌트를 강추합니다.  비록 운전은 좀 힘들겠지만!  영국에서 운전이 힘든 이유는 이 글 아래에서 설명드릴게요. 

본격적으로 위트넴 클럼즈 사진을 소개할게요.  바로 언덕 아래에 주차장이 있는데 주차장 바로 옆 언덕 입구 주변 울타리에는 주인 잃은 장갑부터 애기 양말 신발들이 혹시 다시 찾아올지 모를 주인을 기다리며 하나둘씩 걸려있네요.  모두 다 다른 사람들이 걸어둔 것일텐데, 혹시라도 주인이 찾으러 오면 찾기 쉬우라고 입구 쪽에 가지런히 걸어둔 게 참 귀엽습니다. 

하늘 아래 저렇게 작은 언덕이 붕~하고 솟아있습니다. 

저기에 올라가면 아래와 같은 뷰들이 펼쳐집니다.  저기가 생각보다 높은 곳인데 사진 속에서 그 높음이 잘 들어나질 않네요. ㅠ 아래 사진의 가운데쯤에는 누가 사는 곳인지 커다란 성도 보이고.. 우측에 작은 강도 보입니다.

언덕 꼭대기 주변에 사람들이 앉아서 전망을 볼 수 있도록 곳곳에 벤치가 설치되어 있고, 그 벤치를 주변으로 하여 두어가족이 함께 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운데에 검은 점처럼 보이지만 저것은 한마리의 새!  바람을 타며 하늘을 활공하던 멋진 새입니다. 

활공하는 새가 너무 멋져서 줌을 하여 찍어봤어요.  핸드폰 카메라로 광학 줌을 한 거라 질이 좀 떨어지지만 아쉬운대로 멋진 새의 모습을 캡쳐!  멋지지 않나요?  

저희가 구릉을 오르기 시작했을 때 한쪽 끝에서 소 한두마리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언덕에서 내려오고 나니 이 소들이 이 구릉을 자유로이 누비며 풀을 뜯어먹네요.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다니며 풀을 먹고 자라는 소들.. 한국에서도 동물복지가 더 발달하고, 우리에 갇히지 않고 이렇게 풀어져서 지내는 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주차장 바로 아래에서는 소들이 물을 먹고 있었습니다.  한 곳에 같이 코를 박고 뭔가를 먹고 있는 두 마리의 귀여운 소들!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다시 위를 올려다 보니.. 이젠 "사람 반 소 반"이 되었네요. ㅋ  이렇게 자연 속에서 동물과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이 영국에서는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주차장으로 다시 나오는 길.. 저희처럼 돌아가는 가족도 있고 이제 막 산책을 시작하는 가족도 있습니다.

들어갈 때는 제대로 못 봤는데, 내려오면서 보니 오래되어 보이는 나무에 이곳에 대한 안내문도 붙어있었습니다.  이곳은 Earth Trust라는 곳에서 관리하는 곳인가봅니다.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보호하는 비영리 단체 중 하나입니다.  이곳 방문객들에게 Earth Trust에 가입하라는 홍보물도 붙어있습니다.  

너무 갑자기 준비 없이 온 외출이라 해가 사라지면서 바람이 많이 불자 저희는 바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영국에서 왜 운전이 어려운지 지금 바로 보여드릴게요.  아래와 같이 산길은 아니지만 시골의 좁은 길이 제한속도가 자그마치 60마일입니다.  즉 시속 96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죠.  실제로 차들이 정말 빠르게 운전하고, 저희 같은 아직 초보들은 정말.. 겁이 나는 곳입니다.  뒷차들이 빨리 가라고 자꾸 꽁지에 붙어 저희를 압박할 때가 있거든요. ㅠ

위 사진의 길이 그리 좁아 보이지 않았다면 아래 사진을 보시면 생각이 달라지실 수 있습니다.  흰색 차가 그리 큰 대형차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도로가 거의 꽉 차죠?  저런 곳에 제한속도가 시속 96마일입니다.  그야말로 후덜덜 합니다. 

그냥 직선도로들만 있어서 운전이 쉬워서 그러면 말을 안 합니다.  아래 처럼 커브가 심한 곳도 자주 있지만 저런 곳도 시속 96마일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차들이 정말 빠른 속도로 질주를 하지요.  

네, 아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비록 제한속도는 96킬로이지만 천천히 달리라고 도로 바닥에 "SLOW"라고 적혀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누가, 얼마나 그 말을 들을까요? ㅋㅋ  운전의 스피드와 스릴을 느끼기 위해 독일에서 렌트를 하여 아우토반을 달리시는 분들을 가끔 본 적이 있는데, 굳이 독일 갈 필요가 없습니다.  영국은 아우토반처럼 속도제한 없는 도로는 없지만 "아니 이런 길을 어떻게 이 속도로 다닐 수 있게 허용하지?" 하는 길들을 자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지방의 좁은 2차선 시골도로가 급경사 혹은 심한 내리막길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도로들과 마찬가지로 National Speed Limit 즉 60마일, 96킬로미터 속도로 달릴 수 있도록 허용되어 있고, 실제로 대부분의 차들이 그런 놀라운 속도로 주행을 하거든요. 

자, 여기까지가 Wittenham Clumps 에 대한 소개였습니다.  런던에서 혹은 옥스포드에서 이곳까지 찾아가기가 힘들다, 더 찾아가기 편리하면서 이런 자연이 없느냐.. 하시는 분들을 위해 다음은 옥스포드의 자연 초원, Port Meadow를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옥스포드 시내에서 15분만 걸어가면 이런 곳이 옥스포드에 있나 하실 정도의 짙은 녹음이 우거진 초원을 만나실 수 있거든요.  물론 그 자연에 자유로이 거니는 말과 소들 구경은 덤입니다.  그럼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