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직장에서 직원채용 면접에 참여하기 시작하다
개발자인 틴틴이 현재 직장으로 옮긴 것은 작년 여름. 7월 중순에 오퍼를 받고 8월 말에 새 직장에서 일을 시작했으니, 이제 겨우 1년 조금 넘은 시간이 흘렀다. 새 직장에 몸 담은 후 틴틴이 만족스럽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회사 건물 내에 gym(헬스장)이 있어서 회사 가는 날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새로운 직원을 채용할 때 틴틴이 인터뷰어로 참여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면접관으로 참여한다는 것의 의미
IT직장에서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고 나면 새로운 직원을 뽑을 때 면접관으로 참여하게 된다는 것은 회사에서 혹은 팀 내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기술력과 전문성 및 신뢰를 보여주는 잣대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IT 개발자들은 이직이 빈번하다보니 면접관으로 참여해보는 것은 자신의 향후 이직 시의 면접 경험에도 도움이 될 것은 물론, 기존 직장에서 사람을 뽑는 일도 해봤다는 경험으로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다 보니 틴틴은 면접에 참여할 것을 요청받는 동료 직원들을 내심 부러워하곤 했는데, 이번 직장에서는 합류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나 면접관으로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드디어 그런 기회가 왔음에 설레고 기뻐했었다.
IT 개발자 면접 형태
IT 개발직 면접은 코딩 문제를 주고, 그 자리에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면접이다. 문제를 풀면서 코딩실력을 확인하고, 동시에 코딩을 진행해가면서 보이는 의사소통 능력을 살펴본다. 문제에 봉착했을 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도 볼 것이다. 대체로 코딩 면접에서는 두 명의 개발자가 참여해서 한 사람은 면접을 진행하고, 다른 한 사람은 전체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이번 주에는 두 번의 면접이 잡혔는데, 한 번은 주 진행자로 참여하는 면접, 또 한 번은 보조 진행자로 참여하게 되는 면접이다.
개발 업계의 남성 다수 문화
이번 주, 틴틴이 채용 면접에 대해 이갸기하게 된 것은 이번 달에 새롭게 디렉터 급으로 승진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가 여성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였다. 리드 급(시니어보다 높은 직급)으로 있던 아주 실력있는 여자였는데, 이 분이 디렉터급으로 승진하면서 그 아래에 있던 사람은 이 분의 승진으로 인해 공석이 된 리드급으로 승진하면서 두 사람이 동시에 승진하게 되었다는 회사 소식을 전하면서였다. 디렉터 급으로 승진한 그 여성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실력 좋고 똑똑한 것은 물론, 다른 동료들에 비해 의사소통 능력과 사회적 기술이 뛰어나다고 했다. 틴틴은 오랫동안 남성 비중이 압도적인 IT회사에서 일하면서, 여자 동료들이 가진 의사소통능력이 남자들에 비해 뛰어난 모습을 자주 목도하게 된다고 했다.
한국이나 그 외의 국가들도 비슷한 상황일 수 있는데, 영국 테크 산업에서 남성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다. 작년에 나온 기사를 찾아보니 전체 근로자의 26%만이 여성이고, 나머지는 남성이라고 하는데, 대학에서 공학과 과학을 전공하는 학생 수는 여성이 대략 절반이나 차지하는데 실제 산업인력에서는 여성의 비중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컴퓨터 공학에서는 여성 전공자가 10% 가량 밖에 되지 않으니, 개발 업계에서는 여성 개발자 비중이 더 낮다.
영국 정부에서는 수년 전부터 직장 내 다양성을 강조하며, 인종, 성별, 성적지향성 등 다양한 인구를 포괄하여 채용할 것을 권장해왔다. 공공기관이면 다양성 지표, 성별간 임금격차 등을 공개하도록 했다 (그런 과정 중에 나의 한 친구는 몇년간 자신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던 백인 남성 동료가 (이민자 여성인) 본인보다 훨씬 높은 연봉을 받고 있던 것을 알고 분개하여 안정적이던 직장을 그만두고 나와 다른 곳으로 이직한 경우도 있었다).
여성 최종면접자들
직원 다양성에 대한 권장은 IT업계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는 모양인지, 이번에 틴틴이 참여하는 면접에서 최종 면접대상자가 된 개발자들은 두 명 모두가 여성이라고 했다. 다른 곳에도 뽑힐 수 있는 채용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을 뽑기 보다는, 다른 곳에서는 기회를 얻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 같은 사람들을 뽑으라고 했다 한다.
이런 속내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틴틴이 지금 다니는 회사가 업계 내에서 임금 처우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다 보니 다른 곳에 고용가능성이 높은 이들은 이 곳에 채용되더라도 이내 퇴사해버릴 가능성이 높다. 틴틴이 현재 회사에 합류한 이후, 젊고 실력있는 개발자들 몇명이 이미 이 곳을 떠나 다른 직장으로 이직했다. 바로 옆 건물에, 옆옆 건물에서 연봉을 더 주겠다는 회사들이 있으니, 젊고 야망있는 개발자들이 이직을 만류할 리가 없다.
대신, 이 회사는 임금 처우는 아주 좋지는 않더라도 나름 괜찮은 복지를 갖고 있는 것 같고, 제법 합리적으로 운영되는 것 같고, 직원들에게 너무 많은 압박을 가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적당히 괜찮은 직장이다. (덤으로, 운동을 좋아하는 틴틴 같은 사람에게는 회사 내 건물에 좋은 헬스장이 있다는 것은 아주 큰 매력이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2명을 뽑는데 800명이 지원했고, 그 중 첫번째 자리에 대한 최종 면접대상자가 된 2인은 모두 여성.
틴틴은 이 두 사람의 경력이 매우 달라서 과연 면접 후 누가 될지 흥미롭다고 했다. 한 사람은 개발일을 죽 해오던 이민자 출신의 여성이고, 또 한 사람은 영국 내 key worker 직종에서 개발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던 중 Coding Boot Camp 를 통해 개발자로 전향한 사람이라고 한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부트 캠프 참여만으로 개발자가 된 사람. 대신, 이름만 대면 알만한 굉장한 회사에서 몇 년간 인턴을 한 이력이 있다고 한다. 이 두 여성 개발자 중 누가 뽑히게 될까.
맺음말
영국에서는 비단 IT 업계에서만이 아니라 노동시장 전 영역에 걸쳐 지난 10여년에 걸쳐 다양성 증진을 위한 전략을 추구해오고 있었다. 내가 몇년간 눈여겨 보고 있던 연구직 채용 공고들도 공고문 마지막에는 소수인종, 여성, 성소수자를 우대한다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나름 이것이 세계적인 흐름인가 하던 중 돌연 미국에서는 올 초 트럼프 대통령이 다양성 정책을 모두 폐지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며 뉴스를 시끄럽게 장식하기도 하였으니. 유럽을 곁에 둔 영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식의 정책 변화는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과연 다양성 증진 정책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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