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일까.. 출산예정일이 지나면서..초조한 마음에, 그리고 예상치 않게 생겨난 나만의 자유시간에 들뜬 탓일까.. 아니면 아기를 빨리 나오게 하려면 되도록 몸을 세우고 활동적으로 지내라는 병원의 조언에 무리해서 돌아다닌 탓일까.. 어제는 밤새 끙끙 아프더니 낮이 되어서도 머리도 아프고 기운도 없고 입맛도 없다 (그러나 밥은 배가 터질만큼 먹었다).
기운이 없으니.. 아기를 만나고 싶은 기다림이나 설레임도 사그라든다. 이래서 사람들이 예정일이 지나도록 아기가 나오지 않으면 "Enough is enough!"라고 하나보다. 이만하면 할만큼 한 거 아니냐는..
어제는 거창하게 남편 퇴근 후에 "토르 라그나로크"를 보러 가기로 했었으나.. 이미 몸이 피곤해서 그 일정도 취소했고, 오늘도..아무 일정이 없다. 그냥 집에서 빨래나 하고.. 쉴 계획.
오늘은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저녁에 Tintin이 나만 두고 혼자 운동을 다녀올 것이 내키지 않았다. 그래서 눈 뜨자 마자 아침 일찍 부엌으로 내려와 있는 재료 없는 재료 다 끄집어내서 Tintin의 점심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점심에 샌드위치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나머지 시간에 운동을 얼른 다녀오라고. 그래서 정시 칼퇴근하여 저녁엔 내 옆에 있어달라고. Tintin과 내가 다니는 gym은 (난 더이상 다니고 있진 않지만) Tintin 회사 바로 뒷편이라, 회사에서 걸어서 2분 거리다. 그 덕에 이번주부터는 저녁에 언제 무슨 상황이 생길지 몰라 Tintin이 이미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얼른 운동을 짧게 다녀오고 회사에서 샌드위치를 사먹거나 집에서 싸 간 도시락을 먹는 식으로.
(사진출처: http://www.cathobel.be/2012/07/06/le-nouveau-dossier-des-feuilles-familiales/)
집에만 있어도 해야 할 일은 산더미인데.. 기운이 없으니.. 그 모든 일이 뒷전이 된다.
오늘 해야 할일들:
- 거실과 침실 청소기 밀기 (결국 주말에 남편이 하게 될 듯 ㅠ)
- 이메일 몇군데 답장하기 (급한 것 하나는 오늘 꼭 처리하기!)
- 장보기 (화요일에 아기 나올 줄 알고 주말에 장을 조금밖에 안 봤는데.. 벌써 먹을 게 다 떨어졌다 ㅠ)
- 책보기 (책보기가 해야할 일 목록에 포함된다니.. 내가 얼마나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인지 알 수 있는 대목)
별 것 아닌데도 힘들다. 일단 몸이 먼저이니.. 쉬자. 열이 나서 눈두덩이가 다 따갑다.
내일도..아기가 아직이면 내일은 남편과 동네 charity shop에 들러서 중고 액자나 꽃병을 사 올 계획이다. 그리고 동네 괜찮은 식당에 찾아가 외식을 할 예정. 어쩐 일인지..컨디션이 저조해서 그런가.. 별로 입맛도 없고 외식할 생각도 안 나고, 신이 나질 않는다. 몸이여, 회복하라! 회복하자!
오늘일정은 이걸로 끝. 저녁은 Tintin이 스스로 차려먹어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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