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아기들을 위한 노래마저 오래된 영국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1. 7. 05:37

안녕하세요, 영국 사는 몽실언니입니다. 

영국에 살다보면 오래된 것들을 만나는 것이 아주 흔한 일입니다.  가까운 옥스퍼드만 하더라도 800년도 더 된 대학인데다, 저희 동네 아빙던만 하더라도 시내에 12세기에 지어진 교회가 있어요.  며칠전 옥스퍼드의 700년된 교회내 식당을 소개해드렸는데, 오늘은 저와 틴틴이 제일 좋아하는 어린이 노래가 200년도 넘은 노래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노래는 바로 Humpty Dumpty예요.  한번 들어보세요~


가사: 

Humpty Dumpty sat on a wall  (험티덤티가 벽에 앉았는데)

Humpty Dumpty had a great fall (험티덤티가 심하게 떨어졌어)

All the king's horses and all the king's men (왕의 말들과 시중들도 

Couldn't put Humpty together again. (험티를 원상복구 시키지 못했지)

흠.. 가사가 좀 그렇죠?  험티덤티가 떨어졌는데, 왕의 말들과 시중들이 그를 원래대로 돌려놓지 못했다니.. 

이 노래가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된 것은 틴틴이 처음으로 잭의 장난감을 구입했는데, 그 장난감에서 이 노래가 나왔기 때문이에요.  

바로 위의 장난감이에요.  여기에는 여섯일곱곡 정도의 노래가 들어있는데, 그 중 험티덤티가 멜로디도 좋고 가사의 운율도 좋고, 특히 노래도 흥겨워서 따라서 부르고 싶은데, 이게 뭐라고 저 짧은 노래 가사를 따라 부르기가 어찌나 생각보다 까다롭던지.. 사실 저는 영어교육을 전공한데다, 영국에서는 다른 전공이긴 하지만 박사까지 따고, 틴틴도 영국에서 석사도 하고 직장생활까지 하고 있는데, 이 짧고 쉬운 노래 하나 따라부르지 못하니 스스로 참 한심하게 여겨졌습니다.  저는 틴틴에게,

"아니, 이게 뭐라고, 우리 이런 노래도 못 따라 불러서 영국에서 아이는 어떻게 키우지?"

라고 하소연하며, 그때부터 저와 틴틴은 노래에 집중해서 두어번 노래를 따라 부르며 노래를 익혔죠!  그 결과, 드디어 멜로디에 맞춰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답니다!!  와아~ㅋ

그런데 '험~티~덤~티~' 하며 부르다 보니 이 험티덤티는 도대체 뭔지 정체가 궁금했어요.  그래서 위키피디아를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띠로리~~  이 노래는 수수께끼에서 연유된 노래라서 정확하게 그 험티덤티가 뭔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노래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 1797년에 발간된 책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220년이나 된 노래라니요!!  영국에서는.. 정말 이런 노래까지도 오래됐다는 점에서 놀랐습니다.  게다가 이런 기록들에 대해 모두 알려져있다는 것도 놀랍구요.  이럴 때는 영국인들의 역사에 대한 조예와 사랑에 놀랍니다. 

어쨌든, 현재 불리는 노래 가사는 1950년대에 만들어진 가사인데, 이 노래는 영어권 국가들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라고 합니다. 

오늘 회사에 다녀온 틴틴은 옆자리 영국인 동료 매튜에게 험티덤티 노래를 아는지 물어봤대요.  어릴 때 이 노래를 불렀냐고.  

몽실: "그랬더니, 뭐래?"

틴틴: "응, 안대. 많이 불렀대."

몽실: "그래서 뭐라고 했어?"

틴틴: "그 노래 가사가 좀.. 그렇지 않냐고..  (높은데서 떨어졌는데 어떻게 하질 못했다는 가사이니..)"

몽실: "그랬더니?"

틴틴: "매튜도 공감했어."

푸훗.. 정말.. 저희 틴틴은 가끔 보면 싱겁기도 하고 웃기기도 합니다.  아마 틴틴의 동료 매튜도 저희 남편을 재밌는 사람이라 생각할 것 같아요 (얼마전에는 틴틴이 영국인 매튜에게 '너는 영어를 어떻게 배웠어?'라고 물은 통에 매튜가 하하하! 하고 큰 웃음을 터뜨렸다고 하더라구요. 틴틴은 정말로 궁금해서 물은 것인데 말이죠). 

영국의 어린이노래가 궁금하신 분들, 이 험티덤티 들으며 한번 따라불러보세요~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