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육아와 라이프의 밸런스, '육라밸'은 어디에..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1. 9. 07:43

어느새 잘 시간이다.  아이가 잠든지 벌써 한참이 지났다.  그러나 나는 아직 자고 싶지 않다.  나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  그러나 자야 한다.  아이와의 긴 밤이 기다리고 있으니. ㅜㅜ

오늘 오후 앞집 제니퍼를 마주쳤을 때 아들을 어느 child minder (영국식 가정어린이집- 정말로 자기 집에서 아이를 돌봐주고, 보통 기관 어린이집보다 저렴) 에게 보내는지, 몇시간 보내는지 물어봤다.  Vecky 뭐시기라 하는 사람에게 주4회 4시간씩 총 16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아주 괜찮은 사람이라고 강력히 추천했다.  페이스북 우리 동네 그룹에서 누군가가 이 child minder를 추천한 것을 본 것 같기도 하다.  제니퍼는 최근 베키가 돌보던 아이 중 풀타임으로 다니던 아이 하나가 그만두게 되어서 지금 아마 자리가 있을 거라는 귀한 정보까지 넘겨줬다.  

내 시간을 갖고 싶고, 나의 일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마다 언제부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지 고민하게 된다.  영국에서는 3개월부터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으니 언제든 원하면 보내면 된다.  그러나 어린이집 비용이 워낙 비싸서 꽤나 부담이 되고 (일주일에 이틀만 보내도 내가 알바해서 버는 돈을 모두 갖다바쳐야 한다 ㅠ), 아이의 어린 시절을 내가 함께 보내고 싶기도 하다.  돈도 돈이지만 아이의 어린 시간을 내가 다 함께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  그러나 그러면서도 나는 끊임없이 나만의 시간을 갈망하고, 뭔가 ‘나의 일’이 하고 싶기도 하니.. 이거 참 어찌해야 할지..항상 고민이고 갈등이 된다. 

자야 한다.  자자.  내일 금요일만 잘 보내면 주말이다.  
바쁜 주말이 될 예정이다.  틴틴은 이발도 해야 하고, 우리는 벌써 김치가 떨어진지 한달이 되어가니 옥스퍼드 서울프라자에 가서 김치도 사고 한국장도 봐야지.  반찬도 좀 해 둬야 하고 주말 알바도 해야 한다.  게다가 이제는 알바가 조금 늘어서 이번 주말에는 해야 할 일이 조금 더 늘어났다.  그렇게 바쁘게 주말을 보내고 나면 다시 한주가 시작되니..  요즘 주말 알바로 인해 더 바빠지고, 나는 더더욱 내 시간을 간절히 원하게 된 것 같다.  한국 갈 시기가 다가오니 한국 갈 준비도 슬슬 해야 한다. 

풀타임 육아를 하면서 조금씩 시간을 내어 내 일을 하고 싶은 것인데.. 이조차 너무 큰 욕심이었나..?  그래도 그만 둘 생각이 없다.  그만두고 싶지 않다.  일을 하는 시간이 그래도 즐겁고 보람차고, 그나마 그 돈이라도 있으니 생활이 조금 여유롭고, '나'로 존재하고 인정받는 시간이 있는 것 같아 좋기 때문에..

'육라밸', 육아와 라이프의 밸런스 찾기.. 아직 아이가 돌도 되기 전에 욕심내는 것은 무리인가?  과연 돌만 지난다고 급격히 뭔가가 달라질까?  우리 부부의 육라밸은 언제쯤 찾아지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