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생후 1년 예방접종 후기

옥포동 몽실언니 2019. 3. 29. 07:24
[생후15개월 19일-2019년 3월 28일 목요일]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저희 아이는 생후 1년 예방접종을 3월 26일, 새후 15개월 17일에야 실시했습니다.

원래는 2월에 예정되어 있었는데, 아이 감기로 한번 연기를 했더니 그 뒤로 가장 빠르게 얻을 수 있었던 날이 바로 3월 26일이었어요.  한국 같았으면 2주 후에라도 자리를 줄 것 같지만 이곳 영국에서는 알짤 없습니다.  2월 24일에서 한번 연기했더니 한달 뒤가 되어버린거죠.  그 바람에 대부분 13개월에 하는 예방접종을 저희 잭은 15개월이 되어서야 하게 되었어요.

이번 예방접종과 관련해서 저희의 우려점은 지난번 저희 아이 계란 알러지에 대한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아이의 계란알러지로 인한 백신 사용가능 여부였습니다.  주사를 맞히러 간 날 간호사에게 아이에게 계란알러지가 있다고 말하자, 간호사 선생님들이 MMR (홍역, 이하선염, 풍진) 예방접종만 조금 걱정된다고, 이 경우 주사를 맞고 20-30분 가량 병원에 남아서 백신에 대한 반응을 살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남아있을 수 있는지 저희에게 물었지요. 

그러나 그날 저희는 예방접종 후 바로 잭의 어린이집을 보러 가기로 예약이 되어 있던터라 병원에서 대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8주에서 10주 후에 MMR을 접종하기로 하고 일단 나머지 주사 세대만 맞고 왔어요.  MMR까지 맞았으면 4대의 주사였을텐데, MMR을 생략하는 바람에 3대만 맞았지요. 

MMR을 8-10주 후에 실시하는 이유는 
Maningitis 뇌수막염 주사와 동시에 주사가 될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서로 간에 효과를 방해하게 된다고, 반드시 8-10주 간격을 두고 이후에 맞아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 사이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MMR 접종을 어떻게 할지 저희 가족 담당의에게도 상의를 해 보겠다고 하였습니다. 

간호사 선생님들은 MMR이 빠졌기 때문에 아마 열이 나지 않을 것이며, 아이가 2-3일 짜증은 좀 부릴 수 있고, 주사 맞은 부위가 붓고 멍도 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돌아왔어요. 

예방접종 여파: 주사 부위 붓기

그날 밤, 아이는 잠을 잘 때 낑낑 거리며 힘들어하며 잠을 잤어요.  그리고 다음날인 어제..  주사 두대를 동시에 맞은 오른쪽 다리는 괜찮은데 주사 한대 맞은 왼쪽 다리가 퉁퉁 부어 올랐어요. ㅠㅠ 기저귀를 갈때마다 얼마나 아파하는지. ㅠㅠ 그래서 집에 있는 동안은 바지도 거의 벗겨 놓고 있었어요.  바지를 입히려들면 다리가 아프다고 아이가 울어대는통에 바지 입힐 엄두가 나질 않더라구요. 

빨갛게 부어올라 가운데 부위에는 멍도 좀 들었어요. ㅠㅠ 

예방접종 여파: 고열

그리고.. 어제까지는 살짝 미열만 있던 아이가 오늘은 점심때쯤 난데없이 열이 39.7도까지 올라갔어요. ㅠㅠㅠㅠ 애가 낑낑 대며 낮잠을 자고 자꾸만 울면서 잠을 깨려해서 아이 옆에 “꼼짝마”하고 계속 누워있는데, 애 손은 차가운데 몸은 너무 뜨거운거예요.  아이가 잠에서 깬 후 거실로 내려와 아이 체온을 쟀더니.. 왠걸.. 39.7도!  깜짝 놀라 아이에게 칼폴 (Calpol - 아세트아미노펜) 을 먹였습니다.

오후 1시 20분에 칼폴 5밀리를 먹이고, 아이는 열감 때문에 점심도 전혀 먹지 않고 오이만 집어먹었어요.  그리고 내내 낑낑, 찡찡대며 저에게 매달리더니 40-50분 지나니 열이 좀 내리면서 그제야 기운을 차리고 평소처럼 커튼 뒤에 숨어서 자길 찾으라 하기도 하고, 저에게 장난을 걸기도 하면서 놀기 시작했어요.  그 때 다시 체온을 재니 38도더라구요.  38도만 되어도 이렇게 놀 아이가.. ㅠ 39도가 넘으니 정말 힘들어했어요.  잘 눕거나 기대지도 않는 아이가 뜬금없이 차가운 가죽소파에 온 몸을 기대어 얼굴까지 소파의자에 대고 있기까지 했어요.  열이 나니 시원한 소파가 좋았나봐요.  어쨌든 한시간이 되지 않아 열이 잡히고, 저는 점심 거른 아이를 위해 과일이며, 쌀과자며 군것질거리를 건네며 아이와 놀았습니다. 

약발이 떨어질 때쯤인 오후 5시가 되니 다시 아이 열이 올라서 오후 5시반, 틴틴이 집에 온 시간이 되자 열이 다시 39.3도까지 올라갔어요.   2월 말 아이 고열 후에 저체온증이 와서 한껏 놀랐던 저희 부부는 해열제 먹이기가 조금은 망설여졌으나 아이 체온이 너무 높으니 그것도 겁이 나서 결국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의 교차복용을 시작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칼폴에서 나온 이부프로펜 2.5밀리를 먹였습니다.

아이는 여전히 입맛이 없는지 저녁 식사는 과일 (망고와 파인애플)을 먹으며 맨밥 서너숟갈 받아먹은 게 전부였어요.  그래서 아이가 좋아하는 군것질 거리를 이용하여 알파바이츠 시리얼도 한줌 주고, 우유에 오트튀밥을 말아 우유와 오트시리얼도 좀 먹였습니다.  우유가 시원하고, 엄마 아빠가 시리얼 먹는 걸 자주 봐서 그런가 아이도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주면 잘 받아먹는 편이에요.  그렇게 수분과 영양을 조금 보충해줬습니다.

그리고 아이는 8시가 되어 잠자리로 고고~ 

아마도 밤 11시쯤 되면 또 약발이 떨어져 아이가 열이 날듯 하여 이번에는 아세트아미노펜으로 아이 침실에 준비해뒀어요.  부엌까지 가지 않고 바로 방에서 약을 먹일 수 있도록 말이죠. 

아세트아미노펜-이부프로펜 교차복용


아세트아미노펜은 타이레놀 약 성분과 동일한 것으로 가장 마일드하면서도 흔하게 많이 쓰이는 진통제예요.  영국에서는 파라세트몰이라고도 많이 부르지요.  이 약은 부작용이 거의 없어서 많이 쓰이지만, 다량 복용할 경우 간손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경우 용량에 맞춰 하루 최대 4번까지만 먹일 수 있게 되어있어요. 

이부프로펜은 소염기능도 포함되어있는 진통제라 파라세트몰보다는 좀 더 효과적인 편이에요.  좀 더 센약이죠.  대신 이 약은 노약자에게는 신장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 대부분 심하지 않을 때는 파라세트몰, 즉 아세트아미노펜을 쓰도록 권장하고 있어요.  이 약도 연령별 용량에 따라 하루 최대 4번만 먹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루 4번까지만 약을 먹일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자주 먹여도 6시간 간격인데, 그 사이에 약이 더 필요할 경우 이 서로 다른 종류의 두 약을 cross로 넣어주는 것을 교차복용이라 해요.  그렇게 하면 4시간마다 두 약을 번갈아 쓰는 거죠.  각 약을 하루 3회 주는 것이 되구요.  

저희 아이는 첫 예방접종때도 파라세트몰을 용량껏 다 먹고도 열이 39도에 가까워서  병원에 전화하니 정 불안하면 파라세트몰과 이부프로펜을 번갈아 먹이라고 하더라구요.  이전에도 아이 열이 너무 심할 때 그렇게 하고서야 열이 잡혔지요. 


어쨌든, 저희는 MMR만 남겨두고 나머지 1세 예방접종은 이렇게 모두 마쳤습니다.  

MMR은 어떻게 해야 하나 알아보니, 의학 저널들에서 계란알러지가 있더라도 안전하다고 나오네요.  저희 앞집 이웃도 아이들이 모두 계란 알러지가 있어서 (그집 애들은 계란을 먹으면 토했대요) 사설병원에 가서 유료로 홍역만 별도로 접종하고, 이하선염과 풍진에 대해서는 접종하지 않았다고, 왜 접종하지 않았는지는 설명해줬는데 워낙 빠르게 말하는 바람에 제대로 다 알아듣지를 못했습니다.ㅠㅠ영국에 십년을 살고도 이렇습니다.ㅠ MMR이 미즐즈, 멈프, 루벨라의 약자인데, 저는 그것도 어제 앞집 여자가 이야기하고서야 알게 되었네요.  그냥 그런 주사가 있나보다 하고 주의깊게 보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오늘 좀 찾아보니 MMR은 계란에 배양되는 게 아니라 병아리의 세포에서 배양되는거라서 극심한 계란 알러지가 있는 경우에도 안전하다고 나오네요.  과거에는 그래도 혹시 몰라서 계란 알러지가 있는 아이들의 경우 3차 병원에서 접종하도록 했는데 (혹시라도 알러지 반응이 나타나면 바로 대처하기 위해), 지금은 동네 병원에서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집 이웃이 본인 아이들 홍역 접종한 사설병원을 알려줬는데, 이래저래 찾아보고 나니 저희는 두세달 뒤에 그냥 저희 담당 병원 (GP)에서 MMR을 맞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집 여자가 알려준 병원은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다고 하는데, 틴틴과 저의 저질체력으로는 그것조차 힘든 스케줄인데다가 풍진과 이하선염 예방접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알아보는 것도 힘들어서요. 

체력 약하고 게으른 부모라 잭에게 미안하네요.ㅠㅠ 

어쨌든 저희 아이의 생후 1년 예방접종 후기를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오늘 분위기를 봐서는 아이가 내일까지도 열이 나고 다리는 며칠 계속 좀 더 아플 것 같아요.  얼른 주말이 오기를 바라며.. 오늘 글을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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