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둘째를 낳고 알게 된 육아의 비밀 2: 잠 잘 자는 아이는 따로 있다!

옥포동 몽실언니 2020. 10. 15. 07:02
'둘째를 낳고 알게 된 육아의 비밀 1편 모유 잘 먹는 아이는 따로 있다’에 이어 오늘 올릴 2편은 ‘잠 잘 자는 아이는 따로 있다’ 입니다. 

잠 잘 자는 아이는 따로 있다니.  잠을 죽어라고 자지 않으려는 아이를 가진 부모님들께는 참 죄송스러운 이야기입니다.  저희 첫째 아이가 딱 그랬습니다.  정말 잠이 적고, 잠이 짧고, 절대로 자지 않으려고 하는 의지가 매우 강했으며, 그 의지를 실현시키는 능력도 놀라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잠 없고 자기 싫어하는 첫째만 키우던 당시에만 해도 잠 잘 자는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면 저희에게는 그저 지어낸 이야기처럼 느껴졌어요.  너무 생소하고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기 때문이지요.  사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저희가 무엇인가를 잘못해서 아이가 잠을 자지 않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를 의심하고 다그치느라 괴로운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를 잘 재우기 위한 각고의 노력 끝에 저희가 깨달은 것은, 이 아이는 그냥 체력이 아주 좋은 아이라는 것.  그래서 저희는 이렇게 생각을 바꿔먹었습니다. 

“원래 아이들은 자기 싫어한다.  아이들은 안 잔다.  그것이 기본값.  잘 자면 땡큐 베리 머취이지만, 안 자면 그게 당연한 것!” 

친정 엄마의 노하우도 소용없는 첫째의 잠

저희 첫째는 어느 정도였냐면, 아이 넷을 키운 아기 케어 선수인 저희 엄마가 온갖 수를 다 써보아도 잘 자지 않고, 자고 나서도 금방 깨 버려서 엄마를 허무하게 만든 그런 아이였어요.  잭이 4개월일 때 한국에서 엄마가 오셨는데, 엄마가 아이 낮잠을 재워주시겠다고 하는데 애가 절대 자지 않는 거죠.  엄마는 엄마가 가진 모든 노하우를 동원하셨습니다.  힘겹게 아이를 재우는 데 성공하면 30분, 35분만에 잠에서 깨 버리는 잭.  

결국 저희 엄마도 두 손 두 발을 다 드셨습니다.  그리고 이런 명언을 남기셨지요. 

“잘~ 먹고 잘~ 자야 쑥쑥 자라는데, 이렇게 잠을 안 자는 애가 어떻게 이렇게 살이 쪘지? 잠을 이렇게나 안 자는데 어떻게 살이 이렇게 오른 거야?”

라고 말이죠! 하하하하하!  네, 생후 4개월에 저희 잭은 어느 새 10킬로를 넘어 11킬로에서 12킬로를 넘나들었거든요.  

한 달간 엄마는 갖은 수를 써서 아이를 재우려 애 쓰셨고, 그 결과 엄마는 유일하게 아이를 길게 재우는 데 성공적인 방법을 찾아내셨습니다.  그것은 아이를 업어서 재운 후 아이가 자는 내내 아이를 등에서 내리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엄마가 아무리 조심스레 아이를 내려도 아이가 바로 깨 버리는 바람에, 엄마는 그 날부터 아이가 잠에 들었다 하면 포대기에서 아이를 내리기 않고 아이가 자는 내내 아이를 등에 업고 버티셨어요.  아이를 내내 업고 있는 이유는 아이가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아 꿈틀대며 깨려고 하는데, 그 때 재빨리 다시 일어나셔서 거실을 왔다 갔다 하며 아이 엉덩이를 토닥토닥해주면 아이가 쉽게 다시 잠들었거든요.  

그래서 엄마는 아이를 업은 채 소파에 기대어 앉아 한국에 계신 분들과 카톡을 하기도 하고, 너무 피곤하신 날은 꾸벅꾸벅 졸기도 하셨지요.  그 모습을 보던 저는 엄마가 고생하시는 모습에 마음은 가시방석에 앉아 있었으나 엄마는 이렇게라도 아이를 재워야 아이도 편하고, 엄마도 편하고, 저도 편하고 모두가 편하다며 아이를 업고 있기를 고집하셨습니다.

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가시고 며칠 전부터 저는 엄마로부터 “어부바” 기술을 배우기 위한 특훈에 들어갔습니다.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보며 엄마 앞에서 배운대로의 기술을 선보이는데, 엄마는 제가 어떻게 하든 그게 어설퍼 보였는지 어쩜 그렇게 제대로 못 하냐고 웃으며 타박을 하셨지요.  아이 넷을 키운 엄마 눈에 제가 어떻게 한 들 엄마 성에 차겠어요. 

친정 엄마로부터 전수받은 “어부바” 기술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저는 엄마에게 배운 “어부바” 기술을 이용하여 아이를 매번 포대기에 업어 재웠습니다. 많이 어설펐지만 제 나름대로 이런 저런 방법을 시도해보며 나름의 노하우를 만들어갔습니다.  아이가 잠들면 저도 엄마처럼 아이를 업은 채로 소파에 기대어 앉아서 한 시간, 두 시간을 버티기도 했고, 그게 너무 힘든 날은 아이가 깨려고 꿈틀거릴 때 재빨리 아이를 등에서 내려서 품에 안은 후 젖을 물려 다시 재우기도 했습니다.  다들 아이는 눕혀서 재워야 한다고 충고했지만, 누워서는 죽어라고 안 자는 아이를 어떻게 눕혀서 재우나요.  그렇다고 재우지 않고 아이가 곯아 떨어질 때까지 놀게 하기에는 제 체력이 받쳐주질 않으니.  어부바로 육체를 혹사시키는 것이 육아로 몸을 혹사시키는 것보다는 나았기 때문에 저는 업어 재우는 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를 재우기 위한 고행을 저는 자그마치 큰 아이 돌까지 이어갔답니다.  

돌을 맞아 한국에 간 잭은 저희 집의 또 다른 육아의 신들인 저희 큰 언니와 작은 언니의 등에 업혀 낮잠에 들었습니다.  언니들이 잭을 업어주니, 엄마가 업는 걸 보는 것보다는 훨씬 마음이 편했습니다.  언니들도 힘들지만 이 때 아니면 언제 조카를 업어주냐며, 서로 아이를 업어 재워주겠다고 하는 훈훈한 광경을 자아내기도 했답니다. 

그렇게 아이가 돌이 될 때까지 힘겹게 재운 후, 저는 운전연수를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제 등이 아닌 차에서 재우기 위한 목적의 운전연수였지요.  운전이 어느 정도 익숙해 진 후부터는 저희 잭은 대부분의 낮잠을 차에서 들었습니다. 

밤잠과의 사투 

낮잠만 이렇게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저희 잭은 3개월, 4개월, 5개월, 6개월... 굳이 언제라고 적을 것도 없이 신생아 시기를 벗어난 이후부터는 한 밤중에 울고 불며 잠을 자지 않는 통에 한 밤중에 다 같이 깨서 밤을 지새운 적이 참 많았어요.  저도 틴틴도 언제나 눈이 쾡하고 에너지도 없고 활력도 없었던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어떻게 그 시절을 견딜 수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힘겹고 우울한 나날들이었지요.  잭의 치명적 귀여움, 잭의 애교, 잭과의 눈맞춤, 하루하루가 다른 잭의 변화하는 모습 덕에 그 힘든 나날을 견딜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잠으로 저희를 힘들게 하던 잭은 돌이 지나서도 잠으로 저희를 힘들 게 한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자다가 소리소리를 지르며 울고 부는 날들이 정말 잦았거든요.  업친 데 덮친 격으로, 돌 이후 13개월부터는 아이가 중이염에 감기를 내내 달고 살다시피 하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고, 어금니까지 여러개가 동시다발적으로 올라오면서 밤마다 저희는 잠고문에 시달렸지요.  정신 없이 자다가 아이의 울음에 잠이 깨기를 여러번 하다 보면, 잠을 자도 자도 잔 것 같지가 않거든요.  아이가 달래지면 문제가 없는데, 아무리 해도 아이가 달래지지 않고 그렇게 울면서 아이가 잠에서 깨어버리면 새벽 1시, 2시를 가리지 않고 어쩔 수 없이 저희는 다 같이 거실로 내려가 아이와 함께 뜬 눈으로 새벽을 불사르곤 했습니다. 

큰 애가 이렇게 통잠을 잘 자지 않다 보니 육체적으로 참 힘들기는 했지만 장점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둘째 임신 중에 임신으로 인해 잠을 설치는 건 별 일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임신이 아니었더라도 잠을 잘 못 잤을 것이므로, 어차피 잠을 잘 못 자는 신세였기 때문에 임신으로 인해 잠을 설치는 건 별로 타격이 없었다고나 할까요.

잠 잘 자는 둘째 아이

둘째가 태어난 후, 저희는 정말 깜짝 놀라게 됩니다.  

이 아이는 잠을 너무 잘 자는 거예요.  너무 잘 자서 저희는 황달을 의심했습니다 (황달에 걸린 아이의 특징이 잘 깨어있지 못하고 잠을 많이 잡니다).  아이가 몸에 아무 이상이 없으면서도 이렇게 잘 자는 건 불가능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생후 며칠 후 아이는 황달을 진단받은 정도가 아니라 황달 수치가 너무 높아서 입원을 해야 했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황달을 원인을 찾기 위해 의료진들이 각고의 노력을 했습니다.  원인을 찾지 못한 의료진은 모유수유가 아닌 분유 혼합수유를 해 볼 것을 권장했고, 그 때부터 저희는 1일 1분유를 이어갔습니다. 

황달 중에 아이는 정말 잘 자는 아이였어요.  밤중 수유도 두 번 정도면 전부였습니다.  첫째 잭은 밤에 세 번, 네 번씩 깨서 수유를 했는데, 그에 비하면 두 번은 양반입니다.  또한 아침녁에 수유를 한 후에는 당시 저희 집에 함께 머물고 계셨던 친정 엄마에게 아이를 건네드렸는데, 엄마 방으로 아이를 데려가면 아이가 스르륵 혼자 잠에 들곤 했습니다.  엄마에게 아이를 건네드린 그 시간, 바로 그 시간이 저는 제 곁에 아이를 두지 않고 하루 중에 가장 편안하게 한두시간 눈을 붙이는 시간이었습니다. 

황달이 어느 정도 낫고 나자 이 아이는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낮잠을 죽어라고 자지 않으려고 하더군요.  대신 밤 잠은 두 번 정도 깨서 수유를 하고 죽 자는 날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어쩌다 밤새 딱 한 번 수유를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생후 6개월이 되면서부터 완전 분유수유로 넘어가자 아이가 수유 없이도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밤중 수유를 끊기 위해 4-5일간의 노력이 있었으나, 그 노력을 하고 나자 아이가 통잠을 자는 것입니다!  잤다하면 8시간 정도는 죽 자더라구요.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어떻게 이제 갓 5개월을 채우고 이제야 6개월이 되는 아이가 이런 통잠을 자는거지?  저희는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이 연령이 점점 더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아이 밤잠은 조금씩 더 길어져서 생후 9개월이 되는 지금, 아이는 밤잠에 들면 짧으면 8시간, 길면 10시간 통잠을 잡니다.  

저희가 아이 통잠을 위해 특별히 무엇인가를 한 것은 없습니다.  아마 분유수유를 하면서 저녁을 두둑하게 (180ml 분유, 가끔 210ml) 먹기 때문인 것 같기는 합니다.  분유 수유를 하면 보통 이렇게들 통잠을 자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유 먹던 첫째는 아무리 자기 전에 분유를 줘도 양껏 배불리 먹는 일도 없었거니와, 어떻게든 많이 먹여 재운 날도 밤에 최소 서너번은 깨서 울곤 했는데, 이 아이는 어쩜 이렇게 잠을 잘 자는지. 

대신 낮잠은 아주 짧습니다.  오늘만 해도 아침 6시에 일어난 9개월 뚱이는 오전 10시 30분에 딱 30분짜리 낮잠을 한 번 자고, 오후에 1시간도 안 되는 낮잠을 한 번 잔 게 전부입니다.  하루 종일 낮잠까지 합해서 10시간에서 11시간 정도를 자는 것 같아요.  

오늘도 아이가 낮잠에서 너무 일찍 깨서 틴틴은 어떻게 해야 이 아이 낮잠을 더 길게 재울 수 있겠냐고 저에게 물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답했지요.  하루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잤으면 됐지, 뭘 더 바라냐구요.  잭 어릴 때를 생각해보라고, 이 정도면 우리는 감지덕지해야 한다고. 

형보다 더 잘 자는 동생

낮잠이 짧기는 하지만 지금도 저희 둘째는 밤잠을 정말 잘 자는 편이에요.  벌써 치아가 7개나 올라오고, 이앓이를 하는 와중에도 진통제를 먹여야 했던 날은 두 번 정도 뿐입니다.  잭은 새 이가 올라오던 때에는 밤새 말그대로 셀 수 없이, 열 번, 스무 번, 소리지르며 울고 깨서 저희를 힘들게 했었는데, 이 아이는 정말 신기하리만큼 밤잠을 잘 잡니다.  오히려 형아 잭은 아직도 자다가 일어나서 앉아 저를 찾습니다.  엄마, 엄마하구요.  엄마가 자기 옆에 다시 와서 자기를 눕혀줘야 다시 눕습니다.  그리고 제 팔을 베고서야 다시 잠에 들어요.  그걸 밤새도록 두 세번을 반복하지요.  뚱이는 저 없이도 잘만 자는데 형아는 아직도 엄마가 필요합니다. 

뚱이도 자다 깨서 울 때가 있긴 합니다.  저녁을 너무 많이 먹었거나, 응가를 못 해서 속이 불편한 날, 그런 날은 잠든 지 얼마 되지 않아 끼잉끼잉 거리며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기도 해요.  그러나 토닥거려주거나 안아서 몸을 잠시 세워주면 이내 스스로 다시 잠들어요.  잭에게 그랬던 것처럼 한 밤중에 아이를 업거나 유모차에 태워 흔들거리거나 아예 다같이 깨서 놀거나 해야 할 일이 없는 거지요. 

낮잠을 안 자려고 하긴 하지만, 잭은 낮잠을 안 자려고 버티는 중에 잠투정을 심하게 부리는 편이었는데, 뚱이는 잠투정도 심하지가 않아요.  잠투정이라고 하면 제 몸에 어떻게든 붙어 있으려고 하는 정도?  그래서 안아주고, 배 불리 먹여주면 잠이 깨서 더 놀고 싶어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으면 포대기로 업어주면 금방 잠이 든답니다.

포대기로 아이 재운 후 바닥에 눕히기

포대기로 재운 후에 바닥에 눕히는 것도 가능합니다.  잭도 연령이 어느 정도 오른 후에는 잠이 다소 깊어져서 포대기로 업어 재운 후 내내 업고 있지 않아도 될 때가 있었는데, 그게 뚱이처럼 어릴 때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뚱이는 5-6개월부터 포대기로 업어 재운 후 아이가 잠들었다 싶으면 바닥에 내려놓아도 깨지 않고 잘 잡니다.  

포대기로 업은 후에 바닥에 눕히는 것은 둘째 뚱이를 키우면서 요령이 더 늘었어요.  잭을 업어 재웠을 때도 저희 언니들은 저에게 항상 아이를 바닥에 내려 놓으라고 야단을 쳤습니다.  그러나 저는 내렸다 하면 잭이 깨버렸기 때문에 아이를 바닥에 내리는 게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아이가 다시 깨면 아이와 또 놀아줘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이에게 젖을 물려야 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뚱이를 키울 때는 뚱이를 바닥에 내리지 않으면 잭과 제대로 놀아 줄 수 없고, 뚱이가 낮잠을 자는 시간만이 제가 잭에게 오롯이 집중해 줄 수 있는 시간이다 보니 뚱이가 금방 깨는 한이 있더라도 뚱이를 제 몸에서 떼어 놓아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필사의 노력으로 아이를 등에서 내려놓는 연습을 했습니다. 

연습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이것도 자꾸 하다 보니 요령이 생기더라구요. 

아이를 포대기로 재운 후 눕히는 요령이 궁금하신 분이 계실까봐 말씀을 드리자면, 저의 “육아의 신”인 저희 친 언니들이 알려준 방법,  그것은 바로 “아이를 업은 채로 바닥에 누워!”라는 것입니다. 

아니, 아이를 업은 채로 어떻게 바닥에 눕냐구요?  네, 누우면 됩니다. ㅋ 조심해서 살살, 요령껏 잘 누우면 됩니다.  그리고 매트릭스 영화에서나 볼 법한 22세기 요가자세를 취한 상태로 포대기의 끈을 아주 조심스럽게 풀어줍니다. 

자,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아이를 등에 업은 채로 아이와 함께 눕는다.  
아이가 내 체중에 눌리지 않도록 팔과 다리를 이용하여 내 몸을 바닥에서 띄운 상태로 포대기 끈을 푼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으시겠지만 하다 보면 요령이 생깁니다.  저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 보다가, 어느 날부터인가 나름의 방법으로 아이를 눕히게 되었는데, 그 때 제 모습을 보니 언니들이 말하던대로 제가 아이와 함께 눕다시피 하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아하, 이게 언니들이 말한 바로 그 방법이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아이와 함께 누워서 아이만 바닥에 남겨두고 저만 일어나면 아래 사진과 같은 이런 상태가 됩니다. 

어릴 때는 아래 사진처럼 아이 머리와 몸 주변이 포근하게 감싸지도록 바닥에 형태를 만들어주면 좋습니다. 


잠 잘 자는 아이는 따로 있다고, 저희 둘째 뚱이가 그런 아이에 가깝다고 이야기를 적고 있었는데, 적다 보니 저희 뚱이도 그렇게까지 아주 잘 자는 아이는 아닌 것 같아 보이네요. ㅋㅋ 낮잠도 업어줘야 겨우 자고, 잠을 자 봤자 하루 온 종일 길어야 총 2시간도 안 될 정도밖에 낮잠을 자지 않는 아이.  그래도 밤잠 주욱 자는 게 어딥니까. ㅋ 그리고, “입면”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잭에 비해 훨씬 짧고 수월합니다.  잭은 엄청 졸리면서도 자기 싫다고 울고 불고 포대기에서 내려달라고 몸을 뒤로 뻗치기를 20분에서 30분씩 하곤 했는데, 뚱이는 그렇지 않아요.  짧으면 3분, 길면 10분 정도면 잠에 듭니다.  그 정도 시간 안에도 잠에 들지 않으면 다시 바닥에 내려 놀게 하는데, 그런 상태로 놀아도 잠투정이 심하지 않고 제법 즐겁게 잘 노는 편입니다. 

이렇게 적으니 이 정도면 제법 잘 자는 아이같아 보이지요? ^^ 모든 것은 상대적입니다.  저희에게는 뚱이 정도면 감지덕지, 하늘의 큰 은혜, 로또 당첨만큼이나 굉장한 행운입니다. 

잠 잘 안 자는 아이, 잠 잘 자는 시기

잭은 그렇게나 자기 싫어하고, 잠을 길게 자지 않는 아이였지만, 이 아이도 나이가 드니 잠이 깊어지고 잠이 길어집니다.  34개월인 지금도 밤에 두 번에서 네 번을 깨기는 하지만, 그래도 잠을 예전보다는 훨씬 잘 잡니다.  말이 트이면서 자다가 깨서도 그저 울기보다는 자기가 필요한 것, 원하는 것을 말로 많이 하는 편입니다.  주로 하는 말은,

“배 차(가워).  배 차(가워).”
“배고파. 배고파.”
“엄마, 팔베개 할래.”
“쉬 마려.”

정도 입니다. 

배가 찬 것은 당연합니다.  요즘같은 날씨 (낮최고기온 10도, 밤기온 3-7도)에 팬티 바람에 이불도 덮지 않고 잠을 자니 배가 차 질 수 밖에요.  배가 고픈 것도 절반은 정말로 배가 고픈 것 같고, 나머지 절반은 배가 차서 배가 싸르르 아픈 느낌을 아이가 “배고프다”고 인식하는 것 같아요.  자다 깨서 배고프다 한 날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설사를 할 때가 종종 있었거든요.  

밤에 추우니 옷을 입고 자야 한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듣지를 않고, 잠든 후에 아이 몰래 옷을 입혀보기도 했지만 자다가 깨서 옷을 벗겨 달라고 하는 통에 어제까지도 늘 팬티바람으로 잠에 들었습니다. 

잭은 밤에 배가 차면 아침에 설사를 하거나 낮시간까지도 속이 불편하다는 것을 계속적으로 경험하더니, 오늘은 왠일로 옷을 벗지 않고 잠들었습니다.  과연 이 아이는 내일 아침에 일어났을 때도 옷을 그대로 입고 있을까요?  저도 그것이 참 궁금합니다. ^^ 

아이가 잠을 너무 자기 싫어해서 고민이신 분들, 저희처럼 마음을 내려 놓으시라고 조심스레 말씀을 드려봅니다. 생각을 바꾸세요.  원래 아이들은 잠을 안 자는 것이라고.  안 자는 게 정상이다.  뉘집 아이가 얼마나 잠을 잘 자는지, 그런 이야기에는 마음 흔들리시면 안 됩니다.  그건 그 집 이야기고, 그 집이 아이 잠에 있어서만큼은 큰 행운을 가진 집입니다.  모든 집이 그 집 같을 수는 없잖아요? ㅋ 우린 각자 우리의 아이, 우리 집의 사정에 충실해야 합니다. 

아이가 잠을 잘 자서 잘 자는 아이가 당연하다고 생각해오신 분들, 부럽습니다. ㅋ 아무리 그건 그 집의 이야기라 해도 부러운 건 부러운 거죠~  부럽습니다!  행운을 마음껏 누리고 즐기세요! 

오늘도 몽실언니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다음에는 둘째를 낳고 알게 된 육아의 비밀, "제 3편 밥 잘 먹는 아이는 따로 있다!”로 찾아오겠습니다. ^^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아래 사진: 얼마 전의 뚱이.  

이건 잭..  잭은 돌이 지난 후에야 이렇게 바닥에서 자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뚱이일까요, 잭일까요? ㅋ 머리카락이 많은 것으로 봐서는 돌 무렵의 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