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둘째를 낳고 알게 된 육아의 비밀: 모유 잘 먹는 아이는 따로 있다!

옥포동 몽실언니 2020. 10. 13. 07:14
안녕하세요.  포동포동 옥포동 몽실언니입니다. ^^

오늘은 오랫만에 저희 둘째 아이 뚱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희 둘째를 낳고 나서 저희는 깜짝 놀랐어요.  첫째 아이 잭을 키우던 경험과 너무 달랐거든요.  똑같은 것이라면 둘 다 우량아라는 것.  힘이 세다는 것.  그리고 고집도 보통이 아니라는 것 정도.  그 외에 두 아이가 정말 다른 점을 보며 저희가 알게 된 육아의 비밀을 이야기할까 합니다. 

목 잘 가누는 아이는 따로 있다!

둘째 뚱이를 낳았더니 태어나자 마자 어느 정도 목을 가누네요?!  주변 지인들의 자녀가 태어나자마자 목을 좀 가누더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그게 이 정도로 목을 가누는 수준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목만 잘 가누는가 했더니, 허리도 튼튼한 것 같고, 목과 허리가 튼튼하니 뒤집기도 빠르고 혼자 앉는 것도 빨랐어요.  기기 시작하는 것도 빠르고, 기는 속도도 보통이 아닙니다.  타고나는 허리의 튼튼함이 있는 것 같아요.  아기 때부터 목을 잘 가누니 다른 것 보다 모유수유할 때 아주 수월했습니다.  

모유 잘 먹는 아이는 따로 있다!

저와 틴틴은 잭 모유수유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아이가 젖병 물기를 아주 강하게 거부하기도 했고, 아이의 배앓이도 심해서 아이 돌이 좀 지날 때까지 모유수유를 지속했습니다.  그런데 저희의 문제는 아이가 젖물기를 정석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입을 크게 벌려 “앙!” 하고 유륜 부분까지 젖을 크게 물어야 하는데, 저희 아이는 “오~” 한 입으로 젖을 빠는 편이었거든요.  이렇게 젖을 물게 되면 젖을 빠는 힘도 약하고, 그렇기 때문에 충분히 배를 채우기 위해 젖을 물고 빨아야 하는 시간도 늘어나고, 그럼 아이는 아이대로 치지고 저는 저대로 지쳐요.  아이는 젖 빨기가 힘들기 때문에 먹으면서 계속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게 되고, 저는 젖을 오래 물려야 해서 한 자세를 오래 지탱해야 해서 힘들지요.  뿐만 아니라, 아이가 충분히 배를 채우지 않고 잠시 놀다 이내 또 젖을 찾게 되고, 저는 또 젖을 줘야 해서 또 힘들고.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젖꼭지 부분을 위주로 젖을 빨다 보니 유륜 부분에 남은 젖이 고여 염증을 일으키기도 했고, 유선염에도 시달렸습니다.  그 고통이 너무 커서 혹시라도 유선염에 또 걸리지나 않을지, 가슴에 남은 젖이 염증을 일으키지는 않을지 항상 신경이 쓰였지요.  특히, 아이 체중은 4개월에 이미 10킬로를 초과하는데, 아이가 목은 온전히 가누지 못하니 그 무거운 아이를 안고 아이 목을 제 손으로 떠받친 상태에서 아이 머리를 젖에 가까이 가져다 줘야 했어요.  그런데 입을 너무 작게 벌려 젖을 무니 아이 입이 크게 벌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자세를 맞추느라 그 무거운 머리를 계속해서 받치고 이리 물려보고 저리 물려보기를 여러번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제발 아이가 목을 가누는 날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둘째 뚱이를 낳아보니, 태어나자 마자 뻣뻣하게 자기 목을 세우려 들고, 그렇게 목을 가누는 힘이 있다 보니 자기 스스로 젖내를 맡고 엄마 젖을 향해 “앙!”하고 입을 벌리고 얼굴을 들이밀지 뭡니까!  저희 큰 언니만 해도 조카들이 “알아서 젖을 물었다”고 하고, 제 친구도 안아주면 아기가 알아서 입을 크게 벌려 젖을 물더라고 하더군요.  저희는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왜 나는 우리 잭의 젖 물리기를 잘 못하는지, 스스로 자책도 많이 하고 온갖 유튜브 영상을 찾아 헤매이며 어떻게 젖물리기를 해야 잘 할 수 있을지 궁리했습니다.  도저히 방법을 찾지 못한 저희는 스스로 젖물기를 잘 하는 아이들을  "모유수유 영재"라 부르며 그 아이들이 특별한 것이고 우리가 평범한 것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런데, 왠 걸.  둘째가 태어났는데, 둘째가 바로 그런 모유수유 영재네요!  알아서 입을 쫙 벌리는 정도가 아니라 고개까지 뒤로 살짝 젖혔다가 젖을 보고 스스로 앙! 하고 젖을 향해 머리를 들이미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모유수유 영재가 태어나다니, 남편과 저는 깜짝 놀라 어화둥둥 덩실덩실 춤을 췄더랬습니다.  엄마가 어떻게 도와주느냐에 따라 아기들이 젖물리기를 더욱 효과적으로 잘 할 수 있기는 하겠지만, 기본적인 하드웨어를 타고 나니 모유수유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그러나, 본인의 자녀가 저희 잭처럼 그런 하드웨어를 갖추고 태어나지 않더라도 너무 실망하지는 마세요.  그게 장점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목을 너무 잘 가누니, 아이가 2개월이 넘어가면서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하자 모유 수유를 하던 중에 자기 눈에 관심 가는 일이 생기면 젖을 먹다 말고 고개를 제 멋대로 휙휙 돌려버려서 모유 수유가 중단되거나 힘들 게 될 때도 정말 많거든요.  특히, 저희 뚱이처럼 항상 제 앞에 나타났다 사라지곤 하는 세상에 둘도 없이 흥미로운 존재, 형아가 있는 경우는 더더욱!  뚱이와 저의 수유시간을 늘 시샘한 잭은 수유만 하려 하면 책을 들고 와서 읽어달라 하고, 제 몸 위에 올라타려고 하는 등 저희 사이에 함께 하고 싶어했고, 그 때마다 뚱이도 젖을 먹다 말고 고개를 틀고 몸을 트는 등 수유가 너무 힘들어져서 결국 저희는 생후 5개월까지만 모유수유를 하고 이후 약 보름간의 혼합 수유 후에 분유 수유로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결국, 젖물리기를 잘 못 하고 젖 무는 시간도 너무 길어서 모유수유가 더 힘들었던 잭은 모유를 13개월이나 먹었지만, 젖물리기 용이하던 뚱이는 모유를 5개월 반밖에 먹지 못 했습니다.  첫째 때 젖물리기가 너무 힘들어서 모유수유가 그리 힘겨웠는데, 둘째를 키우보니 젖 물리기가 수월하냐 아니냐가 모유수유 어려움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둘째를 낳고 알게 된 육아의 비밀은 이 외에도 더 많습니다.  잠 잘 자는 아이는 따로 있다, 밥 잘 먹는 아이는 따로 있다, 잘 웃는 아이는 따로 있다, 혼자 잘 노는 아이는 따로 있다, 손 잘 쓰는 아이는 따로 있다 등등.  앞으로 차차 이 이야기들도 풀어나가도록 할게요.

오늘도 몽실언니의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오늘 글은 여기서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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