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육아일기] 육아 중 다이어트는 가능한가?

옥포동 몽실언니 2020. 10. 7. 06:26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입니다. 

오랫만에 "옥포동 몽실언니"라고 이름 전체를 적으니 이름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생각나네요.  블로그 방문객들 중에서 제 이름을 보고 한국의 어느 지방의 "옥포동" 출신이냐고 반가워하신 분도 계셨고, 왕포동, 엄청 포동, 혹은 억 소리나게 포동 등 포동포동한 동네 누나같다며 정겹다 하신 분도 계셨어요.  옥스포드 살면서 개설한 블로그라 옥스포드를 줄여  옥포동이었는데, 이제는 옥스포드에 살지도 않을 뿐더러 아이를 낳고도 임신 중에 찐 살이 안 빠져 포동포동함이 굳어지고 있어서 그냥 "포동 몽실언니"로 이름을 바꿔야 하나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임신 중 증가한 체중이 제 원래 몸과 한 몸이 된 요즘, 저도 나름 체중 조절을 좀 해 볼까 생각하고 있입니다.  사실 "생각"만 하고 있고 실천하고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제가 어떤 실천을 하고 있는지 기록하고 여러분과 공유하는 것이 이번 포스팅의 목적입니다.

출산 전 후 체중 변화

저는 키 159-160cm에 출산 전 체중이 50-53kg 사이였습니다.  박사하는 중에는 살이 많이 쪄서 54-55kg이 되기도 했고, 살이 빠져서 49-50kg가 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 50-52kg 정도로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러다 첫째를 임신하고 64kg에 아이를 출산한 후, 아주 서서히 체중이 빠져서 아이 돌이 되자 53-54kg로 회복했습니다.

그리고 둘째 임신. 

또 다시 12kg이 쪄서 출산하러 간 날 병원에서 측정한 몸무게가 66kg, 아이 낳고 일주일 뒤 58kg.  그리고 출산 후 8.5개월이 되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같은 몸무게를 유지 중이에요.  여름에 한창 더운데 모유수유를 하던 때에는 56kg까지 체중이 내려갔는데, 그 체중은 일주일도 유지되지 못하고 모유수유를 중단하자 서서히 다시 늘어 이전과 같은 58kg로 돌아오더군요. 

보름쯤 전인가.. 복통으로 심한 설사를 하고 나서 체중이 56.6kg로 내려가 있어서 신난다 했는데, 틴틴의 말대로 그 체중은 다음날이 되자 원래 체중으로 돌아왔습니다. 단순 탈수로 인한 일시적 체중 감소였던 것이지요. 

체중감량 목표

딱히 목표로 하는 체중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임신 전에 입던 바지들을 그대로 입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바지들이 하나같이 새 것 같은 상태인지라 이대로 재활용 센터에 넘기자니 너무 아깝기 때문입니다.  사실 박사 하던 중에 바지가 필요해서 사 두고도, 앉아서 공부할 때는 꽉끼는 청바지가 불편하다 보니 대부분 레깅스 차림으로 지내거나 집에서 편한 파자마 차림으로 생활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새로 바지들을 사려고 해도 사기 전에 입어봐야 할텐데 요즘같은 코로나 시대에 쇼핑을 하러 나갈 수도 없고, 우편으로 받아서 입어보고 안 맞을 경우 환불을 하자니 우체국을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번거롭고. 살이 빠져서 이전에 입던 옷들을 불편함 없이 입을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을 상황인데, 요원해 보입니다. 

요즘 실천 중인 다이어트 방법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1. 저녁 식사 후 씨리얼 금지. 

2. 잭이 노래 부르며 춤 출 때 나도 같이 춤추기

3. 잭이 산책하러 나가자 할 때 거부하지 말고 나가기.

정도입니다. 

이렇게 하고 있지만 체중이 감소하지는 않습니다.  이 정도로 체중이 줄어들기엔 우리 몸의 항상성이라는 게 워낙 강력하고, 현대는 음식이 넘쳐나는 시기이지만 우리 몸은 아주 오래전 언제 갑자기 닥칠지 모르는 기근에 대비하여 몸에 항상 지방을 축적해두려고 하니까요.  

사실 그 외에도 체중이 감소하지 않는 이유는 많이 있습니다.  밤에 먹던 씨리얼은 끊었지만, 대신 틴틴과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아이스크림이 없는 날엔 둘이서 귤을 하염없이 까먹기도 합니다.  그저께는 바나나를 두 개나 먹었고, 어제는 밤 늦게 먹으니 속이 불편하다 하며 식사 직후에 다량의 간식을 섭취하였습니다.  간식이 나름 유일한 낙인지라 끊어지지가 않네요. 

잭이 노래부르며 춤 출 때 저도 함께 움직이려고 생각은 하는데, 한발 내딛기도 전에 제 다리를 붙잡고 일어서는 뚱이 때문에 그 마저도 어려워요.  

잭이 산책하자고 할 때 되도록 늘 산책을 하려고 하지만, 요즘 날이 추워지며 영국이 '우기'에 접어든터라 거의 매일 비가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마저도 그리 여의치는 않습니다.  악천후에도 이를 악물고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하고 나면 정신적, 신체적 피로로 인해 저녁 식사는 물론 식후 간식도 더 먹게 되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적고 보니 이런 이야기, 모두 다이어트 해야 하는데 다이어트 못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대는 흔한 핑계 같지요?  네, 그렇습니다.  제가 바로 그런 사람이랍니다~ 육아하며 운동하기, 참 쉽지가 않습니다.  하루하루 버티기 급급한 와중에 다이어트는 무슨..   

저와 틴틴에게는 다이어트보다 체력 보강, 정신 건강 관리가 급선무입니다.  

2020년이 이제 석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요.  저와 틴틴의 목표는 아프지 않고 올 해를 잘 버티기입니다. 

그리고, 내년의 목표도 벌써 세웠어요.  내년을 잘 버티기.  다들 돌만 지나도 한결 낫다 하지만, 저희 경험상.. 돌만 지나면 아이들의 떼쓰기 발작이 시작되어 엄마 아빠를 me쳐버리게 하므로.. 돌이 지나도 어려움은 계속되더라구요.  그러니, 올해 잘 버티고, 내년까지 잘 버티기.  그 목표를 위해 오늘도 저희는 근근히 살아갑니다.

육아 중인 엄마 아빠들 모두 힘내세요.  여유도, 여력도 없지만, 조금씩이라도 몸을 움직이며 에너지를 높여봅시다.  화이팅!


사진: 올 여름 내 생일에 Newbury의 ridgeway로 산책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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