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둘째 생후 8개월, 잔디를 사랑하는 아이

옥포동 몽실언니 2020. 9. 17. 07:55

둘째 뚱이는 밖에 나가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

특히 가든에 나가는 걸 아주 좋아해요. 

그간 자신에게 금지되었던 곳이라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 "자연"에 다가가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 같기도 하고, 늘 집 안에만 있다 보니 답답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그 전에는 아이가 너무 어려서, 그리고 나서는 아이가 너무 무거워서 아이를 감당하기가 힘들어서 못 데리고 나오다가 요즘 아이도 좀 자랐겠다, 손만 잡아주면 잘 서기까지 하니 아이를 데리고 나와서 발 바닥에 잔디 감촉을 느끼게 해 줬어요.  그랬더니 정말 좋아하면서 잔디를 손으로 마구 마구 잡아뜯는 것 아니겠어요.

그 뒤로도 몇 번 가든에 나와서 잔디도 뜯고, 기어다니고, 잔디밭에 앉아있도록 해 주고 있어요.  

주의해야 할 사항은, 손에 뜯은 잡초와 잔디를 입에 갖고 가지 않도록 항상 눈여겨 봐야 합니다. 

잭은 6개월쯤부터 해서 거의 항상 유모차로 공원 산책을 하며 낮잠을 자서 공원을 지겹도록 다녔는데, 저희 뚱이는 코로나로 인해 인생의 95% 이상을 집 안에서만 보내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가든만 나가도 얼마나 좋아하는지.  캑캑! 거리며 신이 난 웃음을 터뜨리며 기어다닙니다. 일어서려고도 하는데, 아직 아무 것도 잡지 않고 혼자 힘으로 일어나는 능력까지는 갖추지 못한 터라 엉거주춤 하기만 하네요.  

집에만 있다 보니 애가 거의 항상 이렇게 내의 차림이에요. --;;; 

아이도 편하고, 저희도 편해서 이렇게 입히는 건데, 나중에 사진으로 보면 매일 옷차림이 똑같아서 그 날이 그 날 같고 해서 언제가 언제인지 알기가 힘들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그러다 가끔 '사람같은(?!)' 옷을 입히면, 역시 인간이 옷 차림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이 오지요. ㅋ

가든에서 신나게 기어다니며 놀다가... 잠든 것은 아니고, 가든에서 기어다니는 시간이라 해 봤자 하루에 1-2분이 전부입니다.  아이 힘이 너무 센 나머지, 체력 약한 저희 부부는 가든에서 아이를 잡고 통제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런 시간을 길게 주지를 못 합니다. 

그러다 아이가 곤히 잠들면 그 시간이 그렇게나 소중합니다.  잭 하나 키울 때는 그것만으로도 너무 벅찼는데, 이젠 둘을 키우다 보니 1:1 정도의 육아 상황만 되어도 그게 훨씬 편하거든요.  뭐든지 참 상대적이지요. 

뚱이는 엎드려 자기를 좋아해요.  절 보는 것 같아요.  전 대학교 시절까지도 엎드려 잘 때가 많았거든요.  가끔 잠이 잘 오지 않을 때는 엎드려 누우면 잠이 잘 왔어요.  그런데 뚱이가 저처럼 뒹굴뒹굴 하며 엎드린 자세에서 곤히 잘 때가 참 많습니다.  귀여운 녀석.  역시 애들은 잘 때가 제일 이쁘죠?

그렇게 저희 뚱이는 8개월하고 2일을 맞이하였습니다. 

이제는 혼자 두 손 모두 놓고 서서 5초, 10초씩 서 있기도 하고, 이렇게 혼자 선 자세를 쉴새없이 이어갑니다.  이유식도 잘 받아먹어요.  소리도 얼마나 고래고래 잘 지르는지.  귀청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  힘은 또 얼마나 센지..  그런데, 아직 작은 과일이나 과자는 혼자서 잘 못 집어 먹어요.  손이 많이 무딘 편 같아요.  

어쨌거나 전반적으로 아이가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은데, 엄마인 저는 왜 이렇게 힘이 딸리는 걸까요.  올 연말까지 잘 버텨야 할텐데..  잘 할 수 있겠죠?  어찌 저찌 버티다보면 시간은 흘러갈테지요.  그저 시간이 지나주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