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335

[영국 주말 일상] 아이와 함께 찾은 동네 농장

지난 토요일. 남편이 둘째 뚱이 오전 낮잠을 재우러 들어간 사이, 심심해서 지겨워하는 큰 아이는 나에게 “밖에 나가자”고 했다. 요즘은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언제나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큰 아이. 둘째 뚱이도 밖에 나가는 걸 너무 좋아해서 10월 한달은 거의 매일 밖으로 나가다시피 한 우리들이다. 아이가 나가자고 하는데 밖을 보니 벌써 부슬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아이는 비옷 입기도 싫어하고 모자를 쓰기는 더더욱 싫어한다. 그러다 보니 비 오는 날 아이가 밖으로 나가자고 하면 참으로 곤란해진다. 코로나로 인해 요즘은 일반적인 감기 증상만 있어도 밖에 나가기가 불편해지다 보니 혹시라도 아이가 비를 맞고 감기에 걸리지는 않을까 비오는 날의 외출이 더욱 조심스럽다. 걸어서 나가자는 아이를 겨우 어루고 ..

[생후9개월] 형아바라기 동생의 숙명

오랫만에 적어보는 우리 둘째 뚱이 이야기. 뚱이는 형아를 좋아한다. 처음에는 뚱이가 잭을 쳐다보기만 해도 잭 듣기 좋으라고 뚱이가 잭을 좋아한다고 입 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그렇게 하면 잭이 뚱이에 대한 시기심과 적대감을 좀 낮추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실제로 뚱이가 잭을 많이 좋아한다는 게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혼자만 있을 때는 틴틴이나 내 다리만 붙잡고 늘어지는 아이가, 잭이 나타나면 이내 우리에게서 떨어져 잭 근처만 맴돈다. 그렇게 맴돌면서 잭의 놀이를 방해하기도 하고 (레고로 뭔가를 만들면 모두 부숴버린다든지), 잭의 놀잇감을 빼앗아버리기도 하고 (드럼 장난감을 샀는데, 드럼을 치는 스틱을 잭에게서 뺏어버리는 능력을 지녔다), 잭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기도 한다 (둘..

[생후34개월] 언어가 발달하자 자기 표현이 정확해졌다.

아이의 말이 부쩍 늘면서 말로써 우리를 생각하게 하고, 놀라게 하고, 웃게 하고, 말문이 막히게 할 때가 생겨나고 있다. 저녁에 자자고 조명을 낮추거나 불을 끄려 하면, “깜깜한 건 무서워.” “깜깜하니까 무서워.” 하며 불을 끄는 게 싫다고 한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물건 던지기, 다른 사람 아프게 하기, 음식으로 장난치기) 을 해서 아이를 혼내려고 하면 그 즉시, “배 아파. 배 아파.” 하며 울음을 터뜨린다. 꾀병을 부리는 거다. 그래도 우리가 반응하지 않으면, “배 고파. 배 고파.” 아이가 못된 행동을 할 때는 대부분 졸리거나 배고플 때인 경우가 많았다 보니, 아이가 이상한 행동을 하면 우리 부부가 자주 “얘가 배가 고파서 그래. 얼른 밥 먹이자.”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우리 부부..

둘째를 낳고 알게 된 육아의 비밀 2: 잠 잘 자는 아이는 따로 있다!

'둘째를 낳고 알게 된 육아의 비밀 1편 모유 잘 먹는 아이는 따로 있다’에 이어 오늘 올릴 2편은 ‘잠 잘 자는 아이는 따로 있다’ 입니다. 잠 잘 자는 아이는 따로 있다니. 잠을 죽어라고 자지 않으려는 아이를 가진 부모님들께는 참 죄송스러운 이야기입니다. 저희 첫째 아이가 딱 그랬습니다. 정말 잠이 적고, 잠이 짧고, 절대로 자지 않으려고 하는 의지가 매우 강했으며, 그 의지를 실현시키는 능력도 놀라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잠 없고 자기 싫어하는 첫째만 키우던 당시에만 해도 잠 잘 자는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면 저희에게는 그저 지어낸 이야기처럼 느껴졌어요. 너무 생소하고 믿을 수 없는 이야기였기 때문이지요. 사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저희가 무엇인가를 잘못해서 아이가 잠을 자지 않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를 ..

육아일과: 우중 놀이터, 첫 카페 방문, 잭과 뚱이의 성장.

오늘도 힘겨운 하루였다. 비가 올 예정인 것을 알았지만, 잭이 놀이터를 가겠다고 해서 놀이터로 나섰다. 잠시 내릴 줄 알았던 비는 거의 내내 내리는 바람에 빗속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느라 힘들었다. 놀이터에 도착하였을 때로부터 얼마간만 비가 내리지 않고 거의 내내 비가 왔다. 비는 오는데 아이들은 유모차에 방수커버를 씌우는 것을 너무 싫어해서 커버도 반쯤 걸쳐둔 채 공원을 배회했다. 날씨가 그 모양이니 놀이터에는 우리 밖에 없었다. 코로나 중에 최적화된 (?) 놀이터 이용법 (이건 다음에 제대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얼마 놀지도 않았는데 비가 내리는 바람에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워 방수(비닐)커버를 씌워 아이들을 비로부터 보호했다. 유모차에 앉은 잭이 강물이 세게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싶다 해서 유모..

둘째를 낳고 알게 된 육아의 비밀: 모유 잘 먹는 아이는 따로 있다!

안녕하세요. 포동포동 옥포동 몽실언니입니다. ^^ 오늘은 오랫만에 저희 둘째 아이 뚱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희 둘째를 낳고 나서 저희는 깜짝 놀랐어요. 첫째 아이 잭을 키우던 경험과 너무 달랐거든요. 똑같은 것이라면 둘 다 우량아라는 것. 힘이 세다는 것. 그리고 고집도 보통이 아니라는 것 정도. 그 외에 두 아이가 정말 다른 점을 보며 저희가 알게 된 육아의 비밀을 이야기할까 합니다. 목 잘 가누는 아이는 따로 있다!둘째 뚱이를 낳았더니 태어나자 마자 어느 정도 목을 가누네요?! 주변 지인들의 자녀가 태어나자마자 목을 좀 가누더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그게 이 정도로 목을 가누는 수준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목만 잘 가누는가 했더니, 허리도 튼튼한 것 같고, 목과 허리가 튼튼..

생후 34개월, 우리 아이의 언어발달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저희 첫째 아이 잭이 요즘 청산유수입니다. 모든 것을 "으으으, 어어어" 로 말하던 그 아이는 어디가고, 완전히 다른 아이가 된 것 같아요. 말을 제법 하니 좋은 점이 아주 많습니다. 아주 조금 나쁜 점도 있구요. 좋은 점1.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점은 자기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와 갈등 상황이 줄어들었습니다. 밥이 먹고 싶으면 배 고프다, 먹기 싫으면 그만 먹겠다, 다른 게 먹고 싶으면 구체적으로 그 음식을 달라, 일일이 말로 해 주니 저희도 아주 편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잠에서 깨지 못하고 있는 저를 흔들어 깨우며 울기 보다는 "엄마, 일어나" 하고 구체적으로 말을 합니다. 말로 하면 되다 보니 이제는 저를 깨우기 위해 제 눈을 어떻게든..

[육아일기] 육아 중 다이어트는 가능한가?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입니다. 오랫만에 "옥포동 몽실언니"라고 이름 전체를 적으니 이름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생각나네요. 블로그 방문객들 중에서 제 이름을 보고 한국의 어느 지방의 "옥포동" 출신이냐고 반가워하신 분도 계셨고, 왕포동, 엄청 포동, 혹은 억 소리나게 포동 등 포동포동한 동네 누나같다며 정겹다 하신 분도 계셨어요. 옥스포드 살면서 개설한 블로그라 옥스포드를 줄여 옥포동이었는데, 이제는 옥스포드에 살지도 않을 뿐더러 아이를 낳고도 임신 중에 찐 살이 안 빠져 포동포동함이 굳어지고 있어서 그냥 "포동 몽실언니"로 이름을 바꿔야 하나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임신 중 증가한 체중이 제 원래 몸과 한 몸이 된 요즘, 저도 나름 체중 조절을 좀 해 볼까 생각하고 있입니다. 사실 "생..

육아의 마법: 5%의 행복이 95%의 힘듦을 덮어버린다.

머리가 너무 아프다. 처음에는 이 두통이 안경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큰 애 때문에 안경이 삐뚤어질 때가 한 두번이 아닌데, 오늘 오후에도 큰 애가 내 얼굴로 덥쳐오며 안경이 삐뚤어졌고, 그러고 얼마 후부터 두통이 올라와서 안경 초점이 맞지 않아 머리가 아픈 줄 알았다.그래서 애들 모두 잠든 후 방에 올라와 안경을 다른 걸로 바꿔썼다. 기대와는 달리, 온전한 안경으로 바꿔썼는데도 두통이 가라앉질 않는다. 생각해보니 잠이 부족했을 때 나에게 왔던 그 두통과 같은 두통 같다. 그런데도 나는 잠을 자지 않고 이렇게 오늘의 기록을 남긴다. 그 이유는 애독하는 김민식pd님의 블로그에서 본 도서 리뷰 중에서 글을 씀으로써 글 쓴대로 살아진다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기록함으로써 나의 하루를 완성하고자 하는 욕구 때..

둘째 생후 8개월, 잔디를 사랑하는 아이

둘째 뚱이는 밖에 나가는 걸 정말 좋아합니다.특히 가든에 나가는 걸 아주 좋아해요. 그간 자신에게 금지되었던 곳이라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 "자연"에 다가가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 같기도 하고, 늘 집 안에만 있다 보니 답답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그 전에는 아이가 너무 어려서, 그리고 나서는 아이가 너무 무거워서 아이를 감당하기가 힘들어서 못 데리고 나오다가 요즘 아이도 좀 자랐겠다, 손만 잡아주면 잘 서기까지 하니 아이를 데리고 나와서 발 바닥에 잔디 감촉을 느끼게 해 줬어요. 그랬더니 정말 좋아하면서 잔디를 손으로 마구 마구 잡아뜯는 것 아니겠어요.그 뒤로도 몇 번 가든에 나와서 잔디도 뜯고, 기어다니고, 잔디밭에 앉아있도록 해 주고 있어요. 주의해야 할 사항은, 손에 뜯은 잡초와 잔디를 입에..

생후 33개월, 말이 청산유수가 된 첫째.

저희 첫째 잭이 요즘 말을 너무 잘 합니다. 깜짝 깜짝 놀라요.얘가 얼마 전까지 "응응, 응응응" 하며 모든 걸 설명하던 그 아이 맞나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간 왜 말 못 하는 척 한 거지?' 하고 의구심이 들 정도. 감탄사까지 따라하는 아이말을 잘 하다 못해 너무 능청스럽게 하고, 제가 자주 쓰는 말투를 그대로 따라해요. 배가 고플 때 맛난 간식을 내어주면, "아우, 맛있겠다!", "아우, 맛있게 생겼다." 이런 식입니다. 입이 짧은 아이이다 보니 뭘 먹일 때마다 제가 늘 "아우~ 맛있겠네~" 하고 늘 말 앞에 "아우~ 아우~~" 하고 감탄사를 붙였더니 애가 그걸 그대로 따라하네요.밥 먹을 때만 그러는 게 아닙니다.동생에게는, "아우~ 귀여워!"창고에 넣어두었던 장난감을 새로 꺼내면, "아우~ ..

둘째 생후 8개월, 형과 함께 하는 동생의 생활.

요즘 글을 자주 씁니다. 휴식기라서 가능합니다. 지난 일요일에 있던 데드라인 하나를 맞추고 나서 다음 데드라인 10월 중순 이전까지는 특별히 바쁜 일이 없거든요. 아, 9월 25일까지 읽어야 할 책이 한 권 있는데, 한국책인데 전자책으로도 나와 있지 않아서 한국에 주문하여 책을 배송 받는 중인데, 그 책이 아직 도착을 하지 않은 덕분에 이렇게 시간이 나지요. 사실 지금도 졸려서 글을 쓸 여력이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급한 마감에 시달리고 있지 않을 때 한 자라도 더 적어두고픈 마음에 졸린 눈을 겨우 뜨고 글을 적어봅니다.둘째를 키우면서 언니들 생각이 참 많이 나요. 뚱이가 잭에게 하는 행동들을 보면 내가 언니들에게 저런 존재였겠구나, 언니들에게 나도 저렇게 했겠구나, 싶고, 잭이 동생에게 하는 행동들을 ..

오늘의 육아: 생후 8개월, 5초간 손 놓고 선 둘째, "따분하다"는 첫째와의 기싸움

일을 하지 않는 날에는 짧게라도 이렇게 육아기록을 남겨볼까 합니다.기억력이 나쁜 저는 이렇게라도 기록을 해 두지 않으면 아무 것도 기억을 못 하더라구요.둘째 뚱이의 하루: 7개월 29일저희 둘째 뚱이는 내일이면 8개월을 꽉 채우게 되는데, 벌써 혼자 서기 시작했어요. 한 손만 잡고 서 있는 건 쉽게 하는데, 어제는 양손 모두 놓고 혼자 2초 정도 서 있더니 오늘은 5초 이상 서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놀라고 본인도 놀라고. 응? 뭐야, 지금 손 다 놓고 선 거야? 생각하며 아이를 바라보는데, 아이의 표정도 "나 지금 뭐 하고 있는거야?" 하는 표정이라 웃음이 납니다. 자기가 하면서도 자기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모르는 듯한 표정. 둘째 뚱이는 확실히 대근육 발달이 빠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목을 잘 가누..

오늘의 육아일기: 매일 자라는 형아, 노란병아리 동생

오늘은 첫째 33개월 4일, 둘째 7개월 29일 되는 날이다. 동생의 하루 오전에 날이 제법 쌀쌀해서 둘째 뚱이에게 작은언니가 겨울에 사다줬던 뚱이 노란 내복을 입혔다. 역시 어린 아이들은 밝은 색 옷을 입히는 게 이쁜 것 같다. 노란 샛병아리가 따로 없다. 그런데 우리 이 7개월 29일 된 병아리는 도대체 머리카락이 언제 자라려는지.최근 잔디 올라오듯 머리카락이 쑤욱 자라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개월 수에 비해 참 머리카락이 짧다. 어느새 혼자서 한 손만 잡고도 잘 서고, 어제는 1-2초 가량 두 손 모두 놓은 채 서기까지 했는데, 머리카락은 아직도 신생아 수준이다. 이런 언발란스함이 이 아이의 매력이다. 잭은 어린 시절 거실에 있던 큰 소파를 잡고 서서 왔다 갔다 많이 했는데, 조금이라도 거실 공간을 더..

[엄마일기] 욕심쟁이 엄마라 미안합니다

7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약 두 달여간 저는 올해 들어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없는 시간을 쪼개어 내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이전에 블로그에서 일을 하느라 바쁘다는 언급을 하며, 이제 9월 13일이 데드라인인 일을 끝으로 그 어떤 데드라인 있는 일도 없을 예정이라 말씀드린 바 있지요. 그런데... 제 버릇 남 못 준다고 했나요. 옛말은 틀린 말이 없습니다. 그런 말을 적기 무섭게 저는 또 일을 만들고야 말았습니다. 그 일을 제안하신 분의 말씀에는 '급하게 할 필요는 없고 10월 초 중순까지만 마무리하면 되는 일'입니다.어린 아이들이 없어도 저에게 갑작스레 주어지는 한달 남짓에 마감해야 하는 일은 급하게 해야 하는 일인데, 뭐든 바쁘게 돌아가는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한달 이상의 시간..

[생후 33개월] 아이 말이 트이면서 생긴 놀라운 변화!

네, 제목 그대로입니다!! 아이 말이 트인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말이 트이기 시작하자 무섭게 언어 발달이 이루어지더니 놀라운 일들이 생겼습니다. 그 첫번째는 혼자서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고, 두번째는 혼자서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한 것, 세번째는 꾀병이 생겼다는 것이죠. 1. 혼자서 책을 읽다 처음은 아래 책을 보면서 일어난 일이에요. 이 책을 사고 사은품으로 딸려온 작은 공책이 있었는데, 그 공책에서 책 제목을 손가락으로 짚으며 (우측에서 좌측으로 ㅋㅋ 아랍어 읽듯이)"호랑이가 다 먹어치워버렸어!" 라고 하는 거예요. 이 이야기책은 영국에서 나름 유명한 책인가봐요. 50주년이 되었다고 하고, 도서관이든 병원이든 어딜가나 비치되어 있어서 저도 한번 주문해봤어요. 그림이 이쁘고, 아이가 호랑이랑 식탁에 앉아..

오늘의 육아일상: 아이의 빨래널기, 그림, 놀이, 그리고 엄마의 고백

아이가 한 집안일: "빨래걷기", 그리고 "다시 널기"어릴 때부터 우리가 하는 집안일에 관심이 많고 늘 함께하고자 했던 잭. 매일 아침, 최대한 애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자 빨래건조대에 있는 빨래가 다 말랐나 확인한 후 적당히 다 말랐으면 빨래를 걷고 건조대를 치워둔다. 오늘은 빨래를 걷는데, 애가 옆에 와서 또 거든다. 잭, 다 말랐나 확인하고 걷어야 해.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는 대답했다."(덜 말랐으면) 라디에이터(에 널면 되지)."라고 하며 마른 빨래, 덜 마른 빨래 할 것 없이 죄다 걷어 거실로 들고 튀었다. 말 그대로 뭘 훔쳐서 도망이라고 가는 사람처럼 내 손에 있는 빨래까지 모두 뺏어서 들고 날랐다. 그리고, 거실 라디에이터에 있는 빨래걸이에 죄다 걸었다. 원래 용도는 너무 건조한..

[육아단상] 오늘도 나는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한다.

하고 싶은 것은 참 많은데, 시간이 허락하지를 않는다. 모든 전업 엄마 아빠들이 비슷한 상황이리라. 엊그제만 해도 마음을 많이 내려놓았다고 글을 적었는데, 며칠 지났다고 내 마음에 실은 욕심이 아직도 그득함을 자백하는 나는 명실상부 모순주의자. 모순을 추구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니 내 안의 이 모순도 고백하고 받아들이기가 편해진다. 마음이 바쁘고, 시간이 없는 것은 요즘 영국의 장애 아동 복지에 대해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이 장애운동 역사가 깊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장애 아동에 대한 복지들을 찾다보니 찾으면 찾을수록 무궁무진한 세상이 나와서 놀라고 있다. 우리가 사는 작은 동네에만 특수학교가 두 곳이 있는데, 잉글랜드 전역에는 1300여개가 있다고 한다. 한국은 특수학교가 170여곳이 있다고 하는데..

[육아단상] '낳기만 했는데 알아서 자라는' 우리집 육아의 진흙탕 전모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지난 번 '아이들은 낳기만 하면 자란다구요?’글에 제가 “겪어보니 그렇더라”고 이야기한 바가 있는데, 그에 대해 좀 더 소명해야 할 듯하여 오늘 글을 적습니다. 연관글:2020/08/14 - [좌충우돌 육아일기] - [육아단상] 아이는 낳기만 하면 알아서 큰다구요? 제가 '첫째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둘째는 낳고 보니 정말 알아서 자라더라'고 하였지요. 그런데 그 '알아서 큰다'는 것이 저희가 제대로 신경을 써 주지도 못했는데 기특하게도 잘 자라주어 고마운 마음에서 그리 표현하는 것이 하나요, 아이가 하루 하루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제대로 살필 경황이 하나도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 또 다른 하나입니다. 사실 아이 둘 키우며 이런 이야기하기 참 민망하기도 합니다. 저출산 시대라고..

말문 트인 아들의 디테일한 요구들

너무 졸려요. ㅠㅠ 시간만 있다면 블로그에 하루에도 두세개의 글은 쓰고도 남을텐데, 그 놈의 시간이 없습니다. 체력이 없죠. 시간을 쓰면 체력이 안 되니 체력을 위해 시간을 잠 자는데 들여야 하니까요. 저희 잭은 말문이 터져서 이젠 엄마 아빠를 더 디테일하게 아바타로 활용합니다.밥 먹을 때는, "엄마, 밥 먹여주세요.", "엄마, 양배추 아니." (양배추 빼달라는 말).잠 자자고 같이 누워 자는 척을 하면, "엄마, 눈 떠.", "엄마, 눈 떠 봐." 그리고 "엄마, 물". 침대 옆 선반에 물 있으니 마시라고 하면 "엄마, 물 먹여주세요.".자기 장난감, 자기가 가져 오면 될 것을 "엄마, 갖다 주세요."낮에 놀다가 물 달라고 할 때도 여러 종류로 시켜요. "앗 차가라 물 주세요.", "미지근한 물 주세..

[육아단상] 아이는 낳기만 하면 알아서 큰다구요?

아이를 낳기 전에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말이에요. 애는 낳기만 하면 자기들이 알아서 큰다고, 걱정 말고 낳기나 하라는 말씀.그런데 말이죠. 둘째를 낳고 보니 이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하. 어른들 말씀이 다 맞더라구요~첫째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둘째는 낳고 보니 자기가 알아서 크더라구요. 어떻게 그러냐구요? 그럴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엄마 아빠는 힘이 들어 늘 체력이 부족한 상태에, 두살 터울의 형아는 한창 부모 모두의 관심을 독차지 하고 싶어하는 나이에.. 엄마 아빠는 둘이서만 집안일 하랴, 바깥일 하랴, 애들 돌보랴.. 모든 것을 최소한으로만 하는데도 워낙 정신이 없다 보니 둘째에게는 첫째 때와 같은 집중적 관심, 지긋한 관심, 아이에 대한 몰입이 불가능합니다.엄마 아빠가 그렇..

둘째 6개월 발달사항: 신체발달이 빠른 둘째 아이

저희 둘째 뚱이는 이제 6개월 하고 보름이 되어갑니다. 그래서 오늘은 6개월 발달사항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전반적으로 개괄해보자면, 신체 운동 능력이 형아 보다 탁월하게 뛰어납니다. 이미 체중이 10킬로를 넘었지만, 그래도 형아 어릴 때 보다는 체중이 적은 편이에요. 형아보다 옹알이는 너무 너무 많아서 돌고래 소리 같은 지르는 듯한 옹알이도 쉴새 없이 하지요. 신체 발달 사항 저희 둘째는 태어났을 때부터 목을 제법 가눴습니다. 이런 애들이 있다 하더니 우리도 그런 아이를 얻다니! 저희는 너무 기뻤어요. 목을 잘 가누니, 모유수유도 훨씬 편하게 할 수 있었거든요.그런데, 목 잘 가누는 아이는 뒤집기도 빠르고, 스스로 앉는 것도 빠르고, 배밀이도 빠르네요. 저희 뚱이는 신체활동발달이 형아보다 빠르게 이루어지..

결혼을 하고, 내가 낳지 않은 아들을 얻었다.

지난주 목요일부터 오는 수요일에 걸친 일주일, 우리는 남편의 남은 육아휴직을 써서 내가 내 데드라인이 걸린 일을 하고 있다. 즉, 내가 일하는 주간이고 남편이 두 아이를 돌보는 기간.평소 육아참여도가 매우 높은 남편이건만, 아무래도 내가 전업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보니 나는 아이들을 다루는 스킬이 점점 늘고 (그래도 한참 부족하다 ㅠ) 남편은 상대적으로 더 서툴러진터라 남편에게 애들을 맡기기로 해 놓고도 여간 맘이 불편한 게 아니었다. 이런 저런 팁을 남편에게 전수하였지만, 내가 남편이 아니듯 남편도 내가 아니니. 아이들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거실로 내려가 구원투수 역할을 하다 보니 첫날과 이틀날 내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은 두어시간이나 되었을까.그러다 오늘, 또 아랫..

개 놀이와 물개 놀이, 둘째 첫니, 그리고 코로나 단상 (feat. 김국환의 타타타)

시간이 없으므로 오늘의 기록도 짧게 남깁니다. [3세 남아 놀이 일기: 개놀이, 물개놀이]오늘은 오전에 잠시 방문해 준 성당언니가 요즘 집에서 아들과 하는 놀이 동영상 찍은 것을 저희에게 보여줬는데, 그 중 저희 아이가 가장 하고 싶어했던 놀이 두 가지를 재밌게 했던 날입니다. 그것은 바로 개놀이와 물개놀이!개놀이는 가든에서 개 흉내를 내는 것입니다. 공을 던져주면 아이가 달려가서 "입"으로 물고 오기. ㅋㅋ영상을 보면서 "와, 기발하다! 하하하!!" 하고 웃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희 잭도 성당언니가 집으로 돌아간 후 자기도 하고 싶다고 하네요. ㅋ 이곳 애들은 공원에 나가면 개들이 공이나 나무 막대를 집어서 달려오는 장면을 많이 보다 보니 자기들도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나봐요. ㅋ 그래서 했습니다. ..

[둘째 6개월] 첫째와는 참 다른 둘째의 발달상황

안녕하세요. 오늘은 오랫만에 저희 둘째 뚱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뚱이에 대한 글이 너무 적어서 아쉽다는 저의 애독자분의 이야기에 뚱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저희 둘째가 태어났을 때, 주위에서 그러더라구요. 다들 비빌 언덕을 보고 눕는 거라고. 잭 하나만으로도 저희는 충분히 힘들기 때문에 둘째 뚱이는 순할 거라고. 아니나 다를까 둘째 뚱이는 순둥이입니다. 눈만 마주치면 방긋 방긋 웃어요. 어쩜 이런 아이가 있나 싶을 정도입니다. 순둥이는 순둥이인데, 활동적이고 잠 없는 순둥이입니다. 둘째 뚱이는 잘 먹습니다. 젖병 거부로 힘겹게 모유수유를 이어나갔던 잭 때와는 달리 둘째는 분유도 잘 먹어요. 뿐만 아니라 모유도 아주 잘 먹는 아이였습니다. 꿀꺽꿀꺽, 힘차게 빨아서 재빨리 먹는 아이였지요. 얼마전부터 이..

[놀이일기] 3세 아이와 함께 하는 5가지 촉감놀이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제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다 꺼낸 날입니다. 저희 큰 아이가 지난 주말부터 낮잠을 끊으면서 오늘이 아이 낮잠 없이 보내야 하는 첫 평일이었거든요. 남편 도움 없이 낮잠 안 자는 아이 둘을 돌보려니 걱정이 앞섰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아이에게 해 보일 만한 것은 다 해 보기로 했습니다. 미리 이야기하자면 큰 아이는 아침 7시 20분에 기상하여 낮잠 없이 놀다가 저녁 9시 30분에 잠들었고, 둘째 5.5개월 아이는 아침 7시에 기상하여 오전 낮잠 15분, 오후 낮잠 15분, 늦은 오후 낮잠 20분이 낮잠 전부였습니다. 잠 없는 것도 유전인가봐요. ㅠㅠ 어쩜 두 아이 모두 잠이 이리 없나요. 오늘의 놀이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가서, 오늘 제가 꺼낸 카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생후 30개월] 배변훈련을 위한 팁

오늘은 저희 부부가 사용한 배변훈련의 팁을 공유할까 합니다 .사실 들여다 보면 별 게 없습니다. 1. 스티커 칭찬법 활용 이 전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변기에 대소변 보는것을 성공할 때마다 스티커 주고, 스티커 모으면 선물을 주는 시스템을 활용했습니다. 단, 선물공세는 첫 일주일만. 계속 하기에는 돈도 돈이고, 아이도 선물에 시들해집니다. 2. 성공했다 하면 무조건 격렬한 칭찬. 인터넷을 찾아보니 칭찬 많이 해주고, 잘 못하더라고 절대 타박하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무조건 칭찬. 격렬히 칭찬. 손뼉치고 소리지르며, 만사 제치고 아이 곁에 달려와서 칭찬. 얼마나 격렬히 칭찬하냐 하면, 부엌에서 일 하고 있다가도 남편이 아이가 쉬나 응가를 포티에 했다고 이야기해주면 바로 달려나오며 소리치기 시작합니다. "..

[생후 30개월] 배변훈련은 순항 중: 진행 과정 기록

안녕하세요. 글을 몰아쓰는 중인 몽실언니입니다.할많할없. 다들 할많하않이라 할 때 저는 할많할없. 할 말은 많지만 할 시간이 없습니다. ㅠㅠ 예전에는 자주 글을 올리는 게 목표였는데, 이제는 쓸 수 있을 때 무조건 막 쓰는 걸로 목표를 변경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글을 "막" 쓰는 중입니다. 이렇게라도 쓰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 할 것 같아서요. 배변훈련 이야기, 이번에는 현재까지의 진행과정편입니다.첫 1주일 중 첫 3일: 소변 실수의 연발, 그리고 생애 첫 변비저희는 저희 아이가 소변 실수를 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왜냐하면 1월에 저희 엄마가 오셨을 때 엄마가 갑자기 아이 소변가리기를 시작하셨고, 아이가 곧잘 소변을 가렸거든요. 엄마 말씀에, 저희 어릴 때는 돌만 지나도 대소변 가리기를 시켰다고 하..

[생후 30개월] 배변훈련을 위한 중요한 마음가짐

안녕하세요. 오늘은 저희 아이 배변훈련을 진행하면서 중요하게 작용했던 "배변훈련을 위한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직 현재 진행 중이지만 자평해보자면 배변훈련은 순항 중. 저희 아이는 기특하게도 잘 해내고 있습니다. 6월 18일에 시작한 배변훈련. 이제 2주 반 정도가 지났는데요. 이렇게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그 지난 과정이 그저 웃음으로만 가득한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첫 3-4일은 하루 두세번, 많아야 네번 정도밖에 소변 가리기를 성공하지 못했고, 대변은 매번 팬티에 싸기 일쑤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항 중"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는 첫째로, 배변훈련에 필요한 기간을 "최소 한달"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고, 둘째로 아이가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생후 30개월] 배변훈련 준비하기

안녕하세요. 매번 오랫만에 인사드리죠? 아이들 때문에 시간이 없다 보니 블로그를 쓸 시간이 없습니다. 블로그만 쓸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다른 그 어떤 일도 할 시간이 없어요. 어느 정도냐 하면, 지난 주에 집에서 쓰던 다이슨 무선청소기가 고장났는데도, 다이슨에 전화해 볼 시간이 없었을 정도입니다. 전화는 커녕, 저희 청소기의 무상보증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확인해 볼 시간도 없었어요. 그걸 어저께에야 겨우 해서 상담받고, 교체 부품을 다음주에 받기로 했습니다. 첫째 잭이 락다운으로 어린이집을 가지 않게 되면서 늘 이렇게 바빴지만, 요즘 더 바빴던 것은 바로 그 잭의 배변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짧게 말하자면 애 쫓아다니며 똥오줌 받아대느라 더 정신없이 바빴다는 말씀.. ^^;;오늘로 저희 아이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