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말문 트인 아들의 디테일한 요구들

옥포동 몽실언니 2020. 8. 15. 07:28

너무 졸려요. ㅠㅠ 

시간만 있다면 블로그에 하루에도 두세개의 글은 쓰고도 남을텐데, 그 놈의 시간이 없습니다. 체력이 없죠.  시간을 쓰면 체력이 안 되니 체력을 위해 시간을 잠 자는데 들여야 하니까요. 

저희 잭은 말문이 터져서 이젠 엄마 아빠를 더 디테일하게 아바타로 활용합니다.

밥 먹을 때는, "엄마, 밥 먹여주세요.", "엄마, 양배추 아니." (양배추 빼달라는 말).

잠 자자고 같이 누워 자는 척을 하면, "엄마, 눈 떠.", "엄마, 눈 떠 봐." 그리고 "엄마, 물". 침대 옆 선반에 물 있으니 마시라고 하면 "엄마, 물 먹여주세요.".

자기 장난감, 자기가 가져 오면 될 것을 "엄마, 갖다 주세요."

낮에 놀다가 물 달라고 할 때도 여러 종류로 시켜요. "앗 차가라 물 주세요.", "미지근한 물 주세요."

"엄마, OO 해 봐."

동생 유모차를 밀며 산책할 때는 "엄마, 달려봐." 

윗층에 놓고 온 장난감도, "엄마, 갖다주세요." 네가 갖고 오라고 하면, "아니, 엄마 혼자만."

하루 종일 이렇게 애 쫗아 다니며 시중 들다 보니 원래도 약한 체력이 더 고갈됩니다.

그리고 너무 졸려요. 

글 두 개 올린 것만으로도 오늘은 쾌거를 이룬 날입니다.

전 이말 잘게요. 

모두 좋은 주말 되세요.

(사진: 보령에 가지 않고도 머드팩이 가능합니다. 셀프로 가든 진흙으로 머드 팩 시전 중인 잭. 사진에 나오지 않은 전면(배)도 진흙으로 뒤덮인 상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