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개 놀이와 물개 놀이, 둘째 첫니, 그리고 코로나 단상 (feat. 김국환의 타타타)

옥포동 몽실언니 2020. 7. 16. 07:49

시간이 없으므로 오늘의 기록도 짧게 남깁니다. 

[3세 남아 놀이 일기: 개놀이, 물개놀이]

오늘은 오전에 잠시 방문해 준 성당언니가 요즘 집에서 아들과 하는 놀이 동영상 찍은 것을 저희에게 보여줬는데, 그 중 저희 아이가 가장 하고 싶어했던 놀이 두 가지를 재밌게 했던 날입니다.  그것은 바로 개놀이와 물개놀이!

개놀이는 가든에서 개 흉내를 내는 것입니다.  공을 던져주면 아이가 달려가서 "입"으로 물고 오기. ㅋㅋ영상을 보면서 "와, 기발하다! 하하하!!" 하고 웃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희 잭도 성당언니가 집으로 돌아간 후 자기도 하고 싶다고 하네요. ㅋ 이곳 애들은 공원에 나가면 개들이 공이나 나무 막대를 집어서 달려오는 장면을 많이 보다 보니 자기들도 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나봐요. ㅋ 

그래서 했습니다.  부드러운 공을 찾아 그걸 가든에서 틴틴이 던지면 잭이 입으로 물고 오는 놀이!  아이가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ㅋ 아이의 잔여 에너지를 최대한 소진시키기에 제격인 놀이입니다!

그런데, 반전!  아이가 아빠 힘도 빼네요?!  몇번 너무 재밌어 하며 하던 아이가 이번에는 개 역할을 아빠에게 하라고 하며 자기가 공을 던집니다.  "아빠, 멍멍!!" 하면서 말이죠.  그래서 얼떨결에 뛰어가서 송을 입으로 물고 있는 아빠.. (아래 사진)

그렇게 신나게 놀더니 필이 꽃혔는지, 이 날씨에 물 놀이를 하겠다며 (오늘 저희 사는 아빙던 최고기온이 17도였어요.  이 때도 17도..) 차가운 수돗물을 자기 몸에 마구 뿌려대며 스스로 적시고 있는 잭.  이건 잭이 이름짓기를 "아차가라 (아 차가워라) 놀이입니다. 

제법 쌀쌀한 날씨에 제 손으로 찬물을 뒤엎어 쓴 애가 혹시라도 감기에 걸릴까봐 곧장 아이를 욕실로 데려가 따뜻한 물에 목욕을 시켰어요.  목욕을 하면서 드디어 성당언니네가 하고 놀았던 "물개놀이"를 했어요.  그 집 물개 (=아들) 는 잭보다 5개월이 빠른데, 물도 겁내지 않고 아주 활달한 아이라 욕조 물에 얼굴을 담근 채 한바퀴 돌며 물개 흉내를 내며 좋아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저희 잭은 물이 얼굴에 닿는 걸 싫어하므로 눕는 자세는 하지 않고 엎드려 물장구 치고, 엎드린 채로 좌우로 몸을 트는 정도로 만족.  이 놀이의 핵심은 물개쇼를 하듯이 제가 명령을 해야만 성립하는 놀이입니다.  

"엎드려!" 하면 애가 엎드리고, "엎드려서 오른발 들어~" 하면 애가 엎드려서 오른 발을 들면서 좋아하는 놀이이지요.  이게 뭐가 재밌는지 저는 그 포인트를 알 수가 없지만, 애들은 이런 놀이가 마냥 재미있나봅니다.  

[둘째 뚱이 소식]

뚱이는 어제부로 우측 윗니가 잇몸을 뚫고 나왔어요.  아주 날카로운, 다듬어지지 않은 톱니 같은 이가 하얗게 제 모습을 드러냈어요.   이앓이 탓인지, 아이는 아주 격한 옹알이를 외칠 때가 자주 있고, 어제 오늘은 잘 먹지도 않아서 핑크빛 소변을 보았습니다.  기저귀에 붉은 색이 번져있었거든요.  아이가 수분이 부족할 경우 붉은 색 소변을 본다고 해요.  그러나 기저귀 젖는 수가 충분할 경우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특별한 조치는 하지 않았습니다. 

뚱이는 이앓이 때문에 원래 없던 낮잠이 더더욱 없어졌고, 잔다 하더라도 아주 짧게 밖에 자지 못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에게 방긋 방긋 웃으며 이쁜 웃음을 선물해주고 (특히, 형아가 없을 때 더더욱 잘 웃어요 ㅋㅋㅋㅋ), 밤잠을 9시간 통잠을 자 주고 있습니다.  놀라운 일이에요.  형아는 두돌이 되어도 어려웠던 일, 요즘 와서야 형아도 겨우 하고 있는 일을 이 아이는 6개월이 된 벌써부터 하고 있어요!  그러니, 그저 고맙고 이쁩니다. 

애들은 잘 크고 시간은 잘 갑니다. 

[코로나 단상]

코로나로 걱정인데, 외국에 살고 있는 한 친구가 그러네요.  코로나는 미국도 문제이므로 치료제가 반드시 개발될 거라고.  사람을 달나라도 보내는 나라인데, 코로나 치료제 못 만들겠냐고.  그러니 너무 걱정 말고 김국환의 "타타타"를 들으며 좋은 생각 하라고.  이 친구는 사실 올 초 코로나에 걸려 회복 아닌 회복을 한 상태로 지내고 있는 중인데, 힘든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오히려 저에게 용기를 주니, 이런 친구가 있는 것 또한 참 감사한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 밤, 애들 다 재우고 뒷정리를 하면서 친구의 추천대로 틴틴과 함께 "타타타"를 들었습니다.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 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비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거지.

산다는 건 좋은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우리네 헛짚은 인생살이 한 세상 걱정조차 없이 살면 

무슨 재미.. 그런 게 덤이잖소.


가사가 참 와닿더라구요. ㅋ 묘하게 웃음도 나면서..

사는 게 안 사는 것 보다는 훨씬 재미있고 좋은데 우린 지금 살아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모두 힘내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