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in 2022 32

33개월 둘째의 언어 발달

요즘 저희 둘째 뚱이는 엄마와의 하루를 보내며 즐겁게 살고(?) 있어요. 저도 오즘 둘째를 보며 이래서 사람들이 둘째, 둘째 하는구나 느끼고 있기도 합니다. 저희 둘째는 이번주로 33개월을 꽉 채워요. 3개월 뒤면 만 3세가 된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아직 마냥 아기같은데 벌써 이렇게 컸다는 게 믿기지 않고, 아직 만 3세도 안 됐는데 이렇게 말을 잘 하는 것도 참 신기해요. 저희 첫째 잭은 말이 늦고, 아이가 말이 없는 편이었어요. 옹알이도 많이 하지 않았고, 저희 엄마 표현에 잭은 아예 “입을 떼지 않는” 아이였죠. 반면에 두 돌도 되기 전에 전동드릴을 사용하고, 뛰면서 공을 발로 차는 신체 발달을 보였어요. 반면에, 저희 둘째는 세 돌이 가까워지는 지금도 공차기는 어눌하고, 뛰면서 공을 ..

[33개월 둘째 육아일기] 미스터 파인애플씨

요즘 집 앞에서 씽씽이 타기를 즐기는 둘째. 머리 스타일 보이시나요? 한국에서 “사과 머리”라고 불리는 저 머리를 저희 잭과 뚱이는 “미스터 퍼인애플씨”라고 부릅니다. “엄마, 선재 미스터파인애플씨 하고 싶은데~” 하고 저에게 머리를 묶어달라고 하는 둘째. 어느 날 둘째 뚱이가 자기도 저처럼 머리를 묶고싶다고 해서 아이 머리를 묶어줬더니 그 모습을 본 잭이 머리 모양이 파인애플 꼭지 같다며 “선재 미스터 파인애플?!!” 하고 마구 웃어서 다같이 웃음을 터뜨렸어요. 그런데 집에서는 한국어를 쓰니 그걸 제가 굳이 번역해서 “선재 파인애플씨됐어?” 하고 되물었더니 그 두 표현을 합쳐서 애들이 저 머리를 “미스터 파인애플씨”라고 불러요. 저희 둘째의 요즘 생활은 너무 즐겁습니다. 저 생활이 부러울 지경이에요~ ..

[육아일상] 만 2세, 4세 아이들 놀이활동

6월부터는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주 3회만 갑니다. 월, 화, 수만 가고, 목요일과 금요일은 쉽니다. 이것도 7월 13일까지만 가고, 7월 14일부터는 죽 집에서 쉴 예정이에요. 셀프 방학이지요. 운 좋게 6월 첫째주 목/금은 영국 공휴일이어서 남편과 함께 아이들을 돌봤고, 그 다음주 목금이 저 혼자 아이들을 돌봐야 했던 첫 주였어요. 그리고 지난주가 두 번째 주였죠. 그러나 남편도 저와 함께 헤이피버를 극심하게 겪다 보니 몸이 너무 안 좋아서 금요일에 병가를 내야 했어요. 남편은 아픈데, 전 남편이 육아를 도와줄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하던지 모릅니다. 지난 목/금/토/일에 저희는 뭘하고 놀았을까요. 목요일과 금요일에 날씨가 아주 좋았어요. 목요일에는 거의 하루종일 아이들과 밖에서 놀았어요. 뒷쪽 가든과 ..

[장난감 추천] 만 4세 우리 아이가 가장 잘 갖고 노는 장난감

오늘은 저희 큰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을 소개해볼까 해요. 저희가 갖고 있는 장난감들 중에서 가장 본전 뽑았다 싶은 장난감들을 꼽아보자면, 1. 레고 2. 브리오 기차 놀이 세트 3. 토마스 기차 놀이 세트 4. Gravitrax 장난감 5. 미니 드론 6. RC 자동차 7. Hotwheels 자동차와 트랙 정도인 것 같아요. 레고 그 중에서도 최고는 레고인 것 같아요. 레고...그게 뭐라고...저희 잭은 레고를 좋아하네요. 작년 여름, 그러니까 아이가 만 3세 반 가량이었을 때 만드는 자동차나 비행기는 좀 단순한 형태를 반복했었어요. 아래와 같이 말이죠. 길쭉한 모양에 긴 날개를 달면 비행기. 길쭉한 모양에 짧은 날개를 달아주면 로케트 같은 식이었죠. 포크레인을 만들어도 그냥 단순한 모양의 포크레..

[육아고민] 내가 원하는 육아방식과 실제 내가 행하는 육아방식간의 괴리

둘째가 조금씩 자라면서 둘째와 첫째간에 싸움이 잦아졌다. 둘째 뚱이가 어렸을 때는 둘 간에 싸움이 성립하기가 힘들었는데, 둘째가 걷고, 뛰고, 말하고, 형아가 하는 걸 다 똑같이 하고 싶어하는 나이가 된 후부터 둘 간에 싸움은 끊이지가 않는다. 둘이 싸움이 잦아지기 시작했을 때 쯤, 내가 다짐했던 게 있다. 바로 전후사정 묻지 않고 무조건 왜 싸우냐, 싸우지 좀 말아라고 하는 말을 하는 건 피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다짐한 게 겨우 몇 달 전이었던 것 같은데, 오늘 문득 거실에서 애들이 싸우고 우는 소리가 나는데, 애들에게 가보지도 않고 부엌에서 칼질하는 손을 놓지 않은채 "싸우지 마~"를 외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래, 육아는 그렇게 어려운 것이다. 아니, 우리 삶이 그렇다. 다짐한대로 행하..

[육아단상] 아이들에게 받는 사랑과 치유

오늘은 요즘 아이들과 온전히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이들에게 내가 받고 있는 사랑과 치유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한다. 전업주부로의 전환과정에서 얻은 소득: 육아에 여유가 생겼다! 요즘 아이들을 혼자서 돌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와 아이들 간에 관계에 변화와 발전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서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래서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훈육해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아이들도 나와 있는 시간에 적응이 필요했다. 갑자기 어린이집에 가지 않고 엄마와 온종일 있으니 앞뒤 가리지 않고 그저 떼만 쓰려 하던 아이들. 특히, 첫째 잭의 떼와 고집, 말썽이 심했다. 아이들의 그런 모습에 나도 적잖게 당황했다. 이건 뭐지, 도대체 아이들이 왜 이러지, 난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하지. 이런..

[육아일기] 전업주부로 복귀하는 중입니다.

두둥~ 그 날이 드디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제가 전업주부로 복귀하는 날! 실은 이미 적응기간을 시작했습니다. 풀타임 전업주부로 돌아가다 몇 주 전 제가 맡았던 마지막 일을 끝냈어요. 영국의 장애아동 돌봄 정책에 대한 보고서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현재 보고서를 다른 박사님 두 분이 검독(review)을 하고 계시고, 검독 결과를 받으면 그걸 바탕으로 원고를 좀 수정해야 해요. 그것만 빼고는 올해는 더 이상 제 개인적인 일은 없을 예정입니다. 고로, 저는 다시 전업주부로 돌아갑니다. 점진적 전환 한번에 전업주부로 돌아가면 힘들 것 같아서 저희는 점진적으로 전환하기로 했어요. 일단 5월부터는 어린이집 하루를 뺐고, 6월부터는 이틀을 뺐습니다. 그리고 7월 중순이면 아예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아이들은 ..

[생후 28개월 성장일기] 언어발달: 말이 청산유수라~

저희 둘째 뚱이 이야기를 올려볼까 합니다. 요즘 저희 뚱이는 흔히 말하는 '시러시러병'에 걸렸어요. 다 안 좋대요. 뭐든 다. 잠 자는 거 안 좋아. 어린이집 가는 거 안 좋아. 이 옷 안 좋아. 이 밥 안 좋아. 다른 밥 줘. 요즘 들어 이 아이가 왜 이러는 걸까요? 얘가 요즘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나 하고 보니 아이가 28개월이네요. 이 시기가 그런 시기인가 봅니다. 저희 아이는 작년 초만해도 이렇게 아기아기한 느낌이었습니다. 저 때 저희가 아직 분유를 안 뗐나봐요. 동생은 우유 생각도 없는데 형아인 잭이 가든에 드러누워 저렇게 동생 젖병을 빨고 있었습니다. 생글생글 미소가 이쁜 아이. 이러던 어린 아이가 어느새 쑥쑥 자랐습니다. 이 아이는 자동차를 정말 좋아해요. 밥 먹을 때도 자동차와 함께 하는데..

[영국생활] 집 앞 골목에서 놀기를 좋아하는 아이들

아이들이 많이 사는 우리동네 골목 저희 골목에는 아이들이 많이 살아요. 저희 왼쪽 집이 두달전 셋째를 낳으면서 아들이 셋, 그 왼쪽 집은 딸이 둘이에요. 저희 집에 아들 둘, 저희 오른쪽 집에는 다시 딸이 둘. 저희 앞집에는 딸 하나 아들 하나, 그 옆집에는 아들 둘. 앞집의 옆옆옆옆집에는 딸 둘 아들 하나. 저희와 저희 옆집이 이사오기 전에는 이 골목에 딸들이 많았대요. 그도 그럴것이 저희 집에 살던 가족이 딸만 셋이었거든요. 그런데 저희와 저희 왼쪽 옆집이 이사온 후부터는 아들 부자 골목이 됐어요. 앞집 할머니가 사시던 집에 새로운 홍콩 가족이 오면서 이 가족들의 아들 둘로 인해 아들이 더 풍성한 골목이 됐죠. 거기에 저희 옆집은 셋째를 낳았는데 그 셋째마저 아들! 집앞 골목에서 노는 아이들 이 골목..

[만4세 육아] 아이가 좋아하는 건축/창작 놀이

저희 첫째 잭은 어려서부터 뭔가를 짓는 걸 참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며칠 전 아이가 만든 연못에 대한 글을 올렸는데, 그 외에도 아이는 집에서 많은 걸 만들었다 부쉈다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최근 아이가 만든 예쁜 것들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레고로 뭔가를 만드는 건 평상시에 자주 하는 놀이예요. 설명서를 보고 정해진 것을 만들며 놀지는 못하지만, 레고 모양을 이용해서 자기만의 무언가를 잘 만드는 편이에요. 뭐든 만들고 나면 그 때 그 때마다 뭘 만든건지 알려주는 편인데, 저 자동차는 뭐라고 하며 만든 건지 기억이 안 나네요. 유아용 큰 레고도 잘 갖고 노는 편이에요. 자동차 가라지를 만들었어요. 재활용 쓰레기 차도 들어가고, 그 외에 여러 트럭과 자동차를 실어놨네요. 큰 아이 잭이 뭔가를 만들면..

[만4세 육아] 아이가 만든 연못

안녕하세요. 정말 오랫만에 올리는 글입니다. 많이 바빴어요. 제 블로그 업데이트가 뜸할 때는 저나 가족이 많이 아프거나, 제가 많이 바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는 많이 바빴어요. 새 글을 쓰려고 보니 거의 3주 반만에 올리는 새 글이네요. 잊지않고 저희 가족의 이야기를 읽으러 와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오늘은 저희 아이가 최근에 만든 연못을 공유할까 해요. 저희 첫째 잭은 뭘 만드는 걸 아주 좋아해요. 구조물을 만드는 걸 특히 좋아해요. 영국에서는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면 마트에서 아이들 놀이용 모래를 판매합니다. 아이들이 만지고 놀아도 안전하도록 깨끗하게 씻고 처리한 모래로, 한 포에 몇 파운드면 살 수 있어요. 할인하면 두 포대에 5파운드(8천원 가량) 정도에 살 수 있어요. 올해..

영국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

영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면 좋은 점도 있고, 좋지 않은 점도 있다. 먼저 좋지 않은 점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가족이 주변에 없어서 완전한 핵가족 자녀로 성장하게 된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고모, 삼촌, 사촌들은 모두 먼 나라에 존재하는 대상. 책에서나 보는 것. 친구들에게나 곁에 있는 존재이다. 어릴 때부터 대가족의 테두리 속에서 가족 모임을 자주 하며 자라온 나로서는 아이들에게 그런 경험을 주지 못하는 게 참 미안하고 안타깝다. 그 외에도 좋지 않은 점을 손에 꼽으라면 많겠지만, 그 외의 좋지 않은 점은 동전의 양면처럼 어찌 보면 좋은 점도 있다 보니 여기서 일일이 열거할 것은 아니니 다음 기회로 미루도록 하고, 영국에서 아이를 키워서 좋은 점은 야외활동의 기회가 참 많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아이..

이사 계획에 대한 잭의 불편한 마음

매일 아침 어린이집이 가기 싫다고 우는 잭. 작년 겨울만 해도 제법 잘 다닌 것 같은데, 도대체 언제부터였을까. 이렇게 가기 싫다고 다시 울기 시작한 게. 최근 한달도 안 된 일이다. 매일 가기 싫어하긴 했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아이가 매일 아침마다 어린이집 문 앞에서 다시 씨름을 하자, 얼마전 케이트가 물었다. "혹시 아이가 이사 가는 거 알고 있어요? 그래서 그러는 거 아니예요? 다른 건 이유를 찾을 수가 없어요." "네, 알고 있긴 한데... " 난 이사 가는 거랑, 어린이집 다니는 게 무슨 상관이라고 케이트가 저러나 생각하고 말았다. 그리고 어제. 아이가 어김없이 들어가지 않겠노라 어린이집 문앞에서 버텼고, 낮동안 몇번의 말썽으로 조용한 시간을 갖는 벌을 섰다고 했다. "아이가 어린이집 너무..

첫째와 둘째의 매우 다른 기질

어제 아침에도 어린이집을 안 가겠다고 울고 불고 난리가 났던 우리 잭. 둘째 뚱이는 어린이집 가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이 없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고 자기까지 그럴 상황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이의 성향 자체가 첫째 잭과 많이 다르다. 첫째는 자유롭게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고, 정해진 루틴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많이 힘들어하는 편이다. 그러나 둘째는 루틴에 따라 움직이는 것에 대해 큰 거부감이 없고, 빠르게 수용하고 적응한다. 첫째는 정해진대로 하는 게 늘 힘든데, 둘째는 어느새 자기가 먼저 와서 그 때 해야 할 것, 그 다음 것을 모두 하고 있다. 이런 두 아이의 다른 성향 때문에 아침마다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심하게 우는 아이는 첫째 잭이고, 잭은 1년간 매일..

아픈 아이를 어린이집에 들여보내는 마음...

결국 일이 터졌다. 어제 아이의 어린이집에서 열이 많이 나니 아이를 일찍 데려갔으면 좋겠다고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인지 내게는 전화가 오지 않았는데, 내 전화가 안 된다고 남편에게 전화가 왔단다. 남편의 연락을 받은 나는 깜짝 놀라 얼른 아이들 간식을 싸서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시간은 오후 4시 남짓. 큰 아이 잭이 평소에는 엄청나게 활발한데 어제는 무슨 일인지 아이가 밖에서도 멀뚱히 서 있고, 자전거 타겠냐고 물어도 싫다고 하면서 가만히 있더란다. 야외 놀이시간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와서도 아이가 혼자 멀끄럼히 앉아있어서 평소와 다른 모습에 이상하다고 생각한 선생님이 아이를 만져보니 아이가 뜨거웠다고 했다. 체온계로 재어보니 38.6도. 선생님들은 아이에게 얼른 해열제를 먹이고 바로 나에게 전화를 했는데..

두 아들의 엄마되기, 상상도 해 본 적 없는 일

내 인생에 상상도 해 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사실 난 결혼을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참 오랫동안 했었다. 내가 누군가와 연애는 몰라도 결혼을? 거기다가 출산을? 육아를? 상상이 잘 안 되는 그림이었다. 어린 시절, 두 언니 밑에서 셋째로 자란 나는 우리 집 세 딸들 중 그나마 가장 여성스러운 성격을 가진 아이였다. 언니들은 나와 비교할 수 없게 시원, 화끈, 괄괄한 성격이다. 난 우리 셋 중 가장 새침하고, 부끄럼 많고, 조용하고, 얌전한 아이였다. 어린 시절, 언니들은 내게 "쟤는 남자혐오증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런 정도로 나는 남자에 대해 무지했다. 남자들과 말도 잘 나누지 못했고, 어려어했다. 아버지에 대한 어려움이 고스란히 전가되었던 것 같다. 동생도 남자아이였지만, 동생은 내게 인형같..

2022년 3월 30일, 워킹맘 포기를 선언하다!

오늘은 저에게 정말 중요한 날입니다. 꼭 기록해둬야 할 날이에요. 그래서 바쁜 일 다 제치고 블로그에 들어와서 이렇게 기록에 남겨봅니다. 오늘은 저희 아이들이 영국 어린이집을 다닌지 1년 하고 2일이 지난 날입니다. 바로 오늘, 저는 어린이집에 전화해서 이야기했어요. 5월부터 주 4일로 바꾸고, 6월부터는 주 3일로 바꾸고 싶다고 말이죠. 더이상 전업맘을 하지 않고, 일 욕심 내지 않고 아이들을 돌보는 시간을 늘리기로 결심한 날입니다. 몇달에 걸쳐, 아니, 아이들을 주 5일 보내는 거의 내내 고민했던 것 같던 그 고민의 답을 내린 날입니다. 그리고 그 결심을 실행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날이구요. 아이들은 지난 1년간 주 5일 풀타임으로 어린이집을 다녔어요. 영국 어린이집은 한국 어린이집과 달리 원하는 요..

[형제육아] 아이들의 피아노 활용법

아이들이 요즘 피아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잭이 피아노에 손도 못대게 했는데, 요즘은 다시 피아노를 켜서 가끔 뚱땅거린다. 피아노 의자를 꺼내줬더니 잭과 뚱이가 함께 앉아서 피아노를 치는(?) 광경도 볼 수가 있다. 아이들이 손 전체로 건반을 꽝꽝 눌러서, 손가락을 이용해서 한 음, 한 음 쳐보라고 가르쳐줬더니 손놀림이 좋은 잭은 손가락으로 건반을 치면 예쁜 소리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만의 음악을 연주하다가, "엄마, 이 음악 좋아?" 하고 꼭 내게 그 음악에 대한 반응을 묻는다. "응! 정말 예쁜 곡이네~!" 하면 씨익 웃으며 연주(???)를 이어간다. 아직 어린 뚱이는 건반을 마구잡이로 누르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자동차를 진열하는 데에 더 열심이다. 자동차 한 두대를 갖고 와서 피아..

[형제육아] 그래도 둘이 마음이 맞을 때가 있어 다행이다.

딸만 셋에 늦둥이 아들 하나인 집에서 자란 나에게 아들 둘을 키우는다는 건 정말 새삼스러운 일이다. "남자"라는 생물들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나 할까. 저 넘치는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건지. 가만히 앉아서 밥을 먹다가 신이 난다고 부엌 바닥에 엎드려 포복 자세로 거실을 한바퀴 돌고 돌아오며 키득키득 웃어대는 아이들. 자기 몸안에서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온갖 기이한 육체적 활동을 선보이며 신나하는 아이들을 보면 건강해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저런 아이들이 십년쯤 지나면 자리에 앉아서 게임이나 하고, 더 커서는 어떤 식으로든 제 앞가림 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이 경이롭게 느껴질 정도이다. 뚱이가 두 돌이 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이 갈등의 연속이었다. 형제 ..

[그림일기] 집안일과 함께하는 아이들의 일상

아이들은 집안일을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지는 않고, 하다 하다 할 게 없으면 집안일을 거드려는 것 같다. 특히 나와 틴틴이 진지하게 집안일을 할 때면 아이들이 덤벼대서 제대로 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도 집안일에 관심 없는 것보다는 자기들도 참여하려고 한다는 게 어딘가 싶어 아이들이 하고 싶어할 때면 최대한 기회를 주려고 한다. 위험한 수준만 아니라면. 잭이 좋아하는 설거지. 어릴 때부터 그렇게 설거지를 하고 싶어하더니, 이제 좀만 더하면 제대로 설거지를 할 수 있을 수준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무엇보다 폼만큼은 그럴싸하다는! 집에 가든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우리는 가든을 잘 쓰는 편이라서 다음에 이사가는 집에도 가든이 최소한 현재만큼의 크기라도 되면 좋겠다는 게 희망사항이다. 인조잔디, 노노~ ..

네 살,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쓰다

첫째 잭은 현재 학교 입학을 6개월 앞두고 있다. 영국에서는 초등학교를 만 4세가 지나면 시작한다. 초등학교 1학년은 만 5세가 되면 시작하는데, 1학년 전에 "리셉션"이라 부르는 0학년부터 시작한다. 어찌보면 병설유치원같은 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유치원 과정이 아닌 초등학교 과정 중 일부로 되어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일과 시간도 1학년과 동일하게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총 6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0학년부터 영어 알파벳도 배우고 수학도 배우게 되는데, 공부를 하는 시간은 적고, 거의 하루 종일 노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그래도 학교에 들어가면 알파벳과 함께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자기 이름쓰기이다. 학교 리셉션을 시작하기 전 과정은 프리스쿨이라고 흔히 부르는데, 말 그래도 학교(스쿨) 전(..

아이들 생애 첫 영화: 무한 반복 시청 중

아이들이 푹 빠진 Paw Patrol: The Movie 요즘 저는 오전에 아이들 등원 준비를 혼자 시키고 있어요. 남편과 함께 아이들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고, 양치를 시키고, 차에 태우는 일을 하다가 혼자서 두 아이 밥을 먹이고, 두 아이 옷을 입히고, 두 아이 양치를 모두 시키다 보니 그 시간이 겨우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인데 그 사이에 제 체력이 모두 고갈되어버리는 느낌입니다. 그러다 보니 좀 쉽게 해보려고 티비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어요. 밥을 다 먹고 나면 그 때부터 티비를 틀어서 아이들이 정신을 팔리게 한 후, 아이들에게 차례로 옷을 입히고, 양치를 시키는 거죠. 그러다가 지난주 월요일에 처음 보게 된 프로그램이 있으니, 그게 바로 Paw Patrol: The Movie 라는 영화입니다. 한국..

[영국생활] 난방비 절약을 위해 아이들에게 제공 중인 서비스

요즘 영국이 전기가스요금이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거의 두 배가 되게 오른 것 같아요. 난방을 가스로 하게 되는데, 가스비 절약을 위해 요즘 집 실내온도를 21도로 맞춰놓고 지내요. 예전에는 겨울이면 22.5도에서 24도 사이로 해놓고 지냈는데, 지금은 21도입니다. 사실 21도로 맞춰놓고 지내면 큰 일이라도 날 줄 알았는데, 막상 이렇게 지내니까 적응이 됩니다. 그러다 잠시 보일러가 돌아가면 그것도 좀 더운 것 같아서 20.5도로 낮출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낮에는 이렇게 낮춰놔도 지낼만한데, 밤이면 방이 더 추워져요. 보일러에 맞춰진 온도계는 1층 거실에 있고, 저희가 자는 방들은 모두 2층에 있어서 보일러 작동이 거실 온도에 맞춰서 돌아가고 침실 온도를 반영하지는 못하거든요. 예전에는 그래서 밤에 자..

월 300만원, 런던의 살인적인 어린이집 비용!

한국에서 지방균형발전 같은 이야기를 할 때, 영국은 한국에 비해 지방균형발전이 이루져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방에서의 삶이 한국 지방에서의 삶보다 좀 더 윤택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영국에서는 지방 곳곳에 좋은 사립학교가 많아서 아이들을 좋은 사립에 보내고 싶어하는 부모들의 교육열을 충족시켜주다 보니 너도 나도 한 지역만 선호하는 경향이 적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영국의 지방에는 자연이 아름다우면서도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들도 많아요. 공립학교들도 아주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적당히 괜찮은 학교들은 여기 저기서 찾아볼 수 있어요. 지방 곳곳에 산업단지를 형성해서 좋은 회사들이 런던에만 몰려있지 않고 기타 대도시나 대도시 인근의 작은 타운에도 좋은 회사들이 많이 있는 편이에요. 그러니,..

[육아일기] 만 4세 아들의 창작의 세계

모든 아이들이 그렇겠지만, 우리 잭도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그 중 우리 잭의 창작의 세계를 소개할까 한다. 얼마 전 어느 주말, 끼니마다 먹는 게 고민이던 우리는 한국슈퍼에 가서 김밥용 단무지와 우엉 세트를 사 온 게 기억이 나서 집에 있던 프랑크프루터(길쭉한 소세지)를 물에 데친 후 소세지 김밥을 말아먹었다. 내가 김밥을 싸겠다고 하자 잭이 와서 자기도 같이 싸겠다고 덤빈다. 잭이 열심히 쌌지만 김밥 모양은 엉망이었다. 그러자 자기 김밥은 모두 내팽개치고 내가 싼 김밥을 자기 접시에 달라고 했다. 김밥을 동그랗게 쌓아줬고, 아이는 접시를 들고 식탁으로 갔다. 식탁으로 간 후에도 나머지 김밥을 싸고 있는 내게로 와서 잘라둔 소세지를 하나씩 가져가던 잭. 하나를 가져가고는 잠시 후 다시 와서 또 하나를 ..

[육아일기] 만 2세, 만 4세 이중 언어 발달

아이들의 영국 어린이집에서의 1년 저희 아이들은 2021년 4월 초부터 영국에서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습니다. 큰 아이는 만 3세, 둘째 아이는 만 1세 좀 지나서부터 영국 어린이집을 다닌 것입니다. 큰 아이 잭은 코비드 발발 이전에 영국 어린이집을 파트타임으로 약 4개월 다니고, 차일드마인더에게 약 6개월 다닌 전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는 잭이 영어도, 한국말도 입을 떼기 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영국 어린이집을 다니고 약 1년이 되어가자 아이들의 언어발달에 변화가 보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한국어 수준 두 아이들 모두 한국어를 잘 합니다. 그러나 둘이서 놀 때는 벌써부터 영어로만 말하는 상황들이 자주 관찰되고 있어요. 저는 부부 모두가 한국인이고 집에서 한국말만 쓰다 보니 아이들 한국어 발달에 대해서..

[육아일기] 내 행복의 원천!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

둘째가 두 돌이 넘었지만 아직도 내 일상은 자다가 밤에 깨는 것이다. 정신없이 자다가 아이들 낑낑대거나 소리지르는 소리에 잠에서 깬다. 추워서 그러는지, 몸 어디가 불편해서 그런지 아이들을 챙기다 보면 잠이 깨버린다. 그러다 새벽 잠을 지새울 때가 많다. 잠을 자도 잠이 편치 않다. 둘째 뚱이는 팔에 안겨서 자기를 좋아하고, 큰 애 잭은 이불을 차던지고 자면서 추워한다. 자다 보면 큰 이불 하나를 셋이서 덮고 있을 때가 대부분이다. 내 양 팔에는 아이 하나씩 끼고서 말이다. 팔이 뻐근하고 몸도 피곤하지만 아이들 숨소리를 듣다 보면 한순간 이게 내 행복이라는 생각이 몰려든다. 내 행복의 원천. 우리 두 아이들. 사진: 휴지가 배달되어 온 박스에 들어가 누운 아이들. 그 와중에도 뚱이 양 손에는 자동차 하나..

고모집 가기를 좋아하는 아이들

영국에서 살면서 참 다행인 것은 틴틴의 누나가 영국에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 누나가 틴틴을 영국으로 불러들인 장본인이에요. 틴틴의 누나도 IT 개발자로 경력만 20년! 우연찮은 기회에 런던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틴틴의 누나는 영국에서의 IT 업계 환경이 괜찮다는 것을 경험하고, 한국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던 틴틴에게 영국에 와서 직장을 찾아볼 것을 권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던 틴틴은 영국으로 들어왔고, 영국에서 구직을 하게 됐죠. 다시 돌아와서, 틴틴의 누나는 저희 집에서 차로 45분 떨어진 곳에 살고 있어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아이들이 고모를 만날 날이 잘 없었습니다. 고모가 바쁘기도 했고, 저희도 고모집에 갈 여력이 나질 않았어요. 고모는 너희가 힘들까봐..

영국에서 코비드와 함께 살아가기: 영국의 집단면역

영국의 '위드 코로나' 상황 우리는 영국에서 코비드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소위 '위드 코로나' 라고 불리는 정책이 영국이 이미 실시하고 있는 그런 정책이다. 이젠 정책을 열심히 체크하지도 않는다. 지난 가을부터 이미 가족 중 확진자가 있어도 확진자 본인만 10일 격리, 그 외 가족은 백신 2회 접종하고 검사결과가 음성이면 자가격리 의무가 사라졌다. 게다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폐지되었다가 오미크론 확산으로 다시 잠시 부활했다. 그러나 그 또한 얼마전 이미 폐지되었다. 뿐만 아니다. 이제 코비드 확진으로 자가격리 대상이 되더라도 자가격리 기간이 짧아졌다. 집에서 직접 실시하는 신속항원검사 결과에 따라 일주일이면 격리가 해제된다나 어쩐다나. 인구가 약 7천만명인 영국에서 코비드 확진자가 1천만명이 넘..

만 4세 아들의 질문: "엄마는 진짜 혼자서 해?"

요즘 우리 잭이 쑥쑥 자라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평소에도 늘 주변을 살피며 엄마 아빠가 하는 행동을 유심히 보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우리가 하는 행동을 늘 자기도 하고 싶어하고, 우리도 눈치 채지 못한 우리 행동을 아이가 따라하고 있어서 우리를 놀라게 할 때가 있다. 최근들어서 우리 부부가 직접 하는 것 중 아이가 자기도 따라해보고 싶었던 행동이 하나 있었으니. 그건 바로 다름아닌 "대변닦기"였다!!! 엄마 아빠가 대변 닦는 것을 자기 눈으로 본 적은 없지만, 엄마 아빠가 자기 대변을 닦아주지만 엄마 아빠는 각자 스스로 해결한다는 것쯤을 알고 있던 잭. 어느 날은 대변 본 후에도 다 눴다고, 닦아달라고 소리치는 소리가 나질 않아서 아이 화장실 문을 노크했다. 괜찮은 거냐고, 혹시 변기에 빠진 건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