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in 2022

33개월 둘째의 언어 발달

옥포동 몽실언니 2022. 10. 14. 06:50

요즘 저희 둘째 뚱이는 엄마와의 하루를 보내며 즐겁게 살고(?) 있어요. 저도 오즘 둘째를 보며 이래서 사람들이 둘째, 둘째 하는구나 느끼고 있기도 합니다.

저희 둘째는 이번주로 33개월을 꽉 채워요. 3개월 뒤면 만 3세가 된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아직 마냥 아기같은데 벌써 이렇게 컸다는 게 믿기지 않고, 아직 만 3세도 안 됐는데 이렇게 말을 잘 하는 것도 참 신기해요.

저희 첫째 잭은 말이 늦고, 아이가 말이 없는 편이었어요. 옹알이도 많이 하지 않았고, 저희 엄마 표현에 잭은 아예 “입을 떼지 않는” 아이였죠. 반면에 두 돌도 되기 전에 전동드릴을 사용하고, 뛰면서 공을 발로 차는 신체 발달을 보였어요.

반면에, 저희 둘째는 세 돌이 가까워지는 지금도 공차기는 어눌하고, 뛰면서 공을 차는 건 가당치도 않습니다. 그런데 말은 청산유수예요!


오늘 유모차를 타고 가는 중에 둘째 뚱이가 말합니다.

“엄마, 안재(자기 이름 ‘선재’ 발음이 안 되서 자기를 항상 ‘안재’라고 불러요 ㅋ) 자동차 어딨어? 안재 자동차 필요한데~ 안재 자동차 소중한 건데~”

아이들이 제 몇 개 되지도 않는 악세서리를 구경하려 할 때 제가 이건 소중한 거라서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했더니 그 말을 배워서 아이가 저렇게 자기 자동차 장난감이 “소중한 거”라고 말을 하네요.

책을 읽으며 “얘는 기분이 어떨 꺼 같아?” 하고 물으면 무서울 것 같아, 안 좋을 거 같아, 좋을 거 같아 하고 대답도 잘 해요.

그 외에도 뭐라고 일일이 적기 힘들게 아이가 자기 할 이야기를 다 말로 합니다. 어휘도 다양하게 사용해요. 참, 어제는 “굉장히”하는 단어를 쓰더군요.

자기 유모차를 밀어주는 저에게,

“엄마, 넘어질 수 있으니까 굉장히 조심해야 돼~”

라고 하며 “굉장히”라는 부사를 써서 저를 놀라게 했어요.

이쯤되면 예상이 되실까요? 형아가 동생을 괴롭히거나 때리거나 하면 모든 고자질이 가능합니다. 사실 그게 가능했던 건 한참 된 일이에요. 그리고 자기 표현을 왠만한 건 다 합니다.

실수로 어디 부딪혀 다쳐서 자지러지며 울면서도 얘는 말을 해요.

“으아아아앙! 많이 아파아앙!!!! 엄마, 아빠 불러!!!! 선재엄청 많이 아파아아아앙!!!!!!! 아빠 불러어어어엉!!!!!!” 하고 소리치며 울죠.

이렇게 말을 잘 하는 아이가 일관적으로 이상하게 사용하는 표현들이 있어요. 가령, 이런 것들이죠.

먹으지 마(=먹지마)
잡으지 마(=잡지마)
닫으지 마(=닫지마)
라고 말하는데요, 참 재밌죠? 먹으면 안돼, 잡으면 안돼, 닫으면 안돼, 이렇게 변하는 단어들만 딱 저렇게 “먹으지 마, 잡으지 마, 닫으지 마 등 “으”를 중간에 넣어서 변형시키더라구요. 재미있는 언어 과도기 표현들입니다.

아이 둘을 키우니 이런 재미가 있네요.  첫째 때는 몰랐던 재미, 첫째와는 또 다른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