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

영국 리들(Lidl)에서 10만원 장보기

옥포동 몽실언니 2021. 5. 17. 19:13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이번에도 영국 마트 리들을 찾았습니다. 지난달 저희 동네에 리들이 문을 열고 두번째 방문이에요. 일주일 반만에 찾은 마트입니다.
한국에서는 동네 곳곳에 슈퍼가 있고, 편의점이 있어서 급하게 필요한 게 있으면 동네를 오가는 길에 언제나 한 두가지씩 살 수가 있는데 영국에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큰 대도시 시내를 제외하고는 주택가에는 슈퍼나 편의점이 있어야 딱 하나 정도? 걸어서 10분 이상 가야 그런 슈퍼가 하나 있는 정도입니다. 그러다보니 마트를 자주 가지 못하고, 한번 갈 때 제대로 사와야 합니다. 두번, 세번 마트 가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죠.
지난번 리들에서 11만원어치의 장을 보고 나서, 아직도 야채도 조금 남고, 고기는 냉동실에 아직 남아있고 해서 꼭 장을 봐야 하는 시기는 아니었는데, 과일,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베리류의 과일이 떨어진지 한참 된 관계로 오늘 가서 장을 봐왔어요. 베리류는 냉장고에서도 금방 시들해지다보니 사온 날과 그 다음날 정도면 모두 소진되거든요. 물론, 베리 하루 이틀 더 안 먹는다고 큰 일 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간 체력 약한 엄마 아빠 상대하느라 힘들었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오늘 오후에는 아이들에게 베리류 간식이 주고싶어서 마트까지 또 다시 힘든 걸음 한번 하고 돌아왔습니다.
마트에 장보러 가는 게 뭐가 그리 힘든 걸음이냐구요? 일단, 오전에 차가 막힙니다. 사실, 서울이나 한국 대도시에서 차 막히는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별 것 아닐 수 있는데, 전 오랫동안 온라인으로만 장을 봐와서 그런지 장 보러 가고, 오고, 차 대고, 줄 서서 계산하고, 짐 싣고, 돌아오고..하는 이 과정이 참 번거로워요.
그래도 오늘은 큰 맘 먹고 갔으니, 한 주간의 식량, 가능하면 한 주 반은 지속될 수 있는 양의 식량을 빠뜨리는 것 없이 사오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꼭 사야 할 것: 설탕!! 그리고 우유!!! 설탕이 떨어진 지 며칠 되는 바람에 집에 있던 물엿을 사용해왔거든요.
두번째로 찾은 리들. 아직 어디에 뭐가 있는지 익숙하지 않아서 필요한 걸 찾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입니다. 이것 저것 담다보니 또 한가득이네요. 그런데 이번에는 얼마나 나올까.. 기대되었습니다. 아니다 다를까,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저렴합니다! 66.08파운드. 거의 10만원 정도네요. 냉동실에 아직 고기가 많이 남아있어서 고기는 하나도 사지 않아서 더 저렴하게 나온 것 같아요. 이번에는 고기는 사지 않고 냉동 해산물 1팩과, 냉동생선 한 팩 정도만 구입했거든요.
오늘 장보기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바로 계산대에서 빠르게 계산되어 나오는 물건들을 모두 가방에 담기, 그리고 그 가방을 카트에서 차 트렁크로 옮기기였습니다.

이게 보기에는 이렇게 보이지만, 저 배낭에도 짐이 한 가득입니다. 그리고, 빵이 들어있는 저 가방 안에 우유와 쥬스만 도대체 몇 리터가 들어있는지.. 돌덩이 가방 같아서 저 초록색 가방을 옮기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차 트렁크에 넣어보았습니다. 트렁크가...좀 더럽죠? ㅋㅋ 네... 그렇습니다.

집에 와서 이번에도 물건을 주루룩~ 나열해보았습니다. 앗..이런... 부엌에 뒹굴고 있던 제 핑크색 수면양말이 사진에 포착되어버렸군요.. 부끄럽네요.... 양말이 왜 부엌에....

자, 섹션별로 구경해볼까요?
먼저 디저트~~~ 참... 저 다이어트한다고 하지 않았냐구요...????? 한국에서 유행하는 유명한 말이 있더군요.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고... ㅋㅋ 다이어트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스크림을 안 먹고 살 수는 없으니까...... 궁색한 변명입니다. 저는 식이조절 같은 것을 해 낼 만한 마음 강한 사람이 못 됩니다. ㅠ 먹고 싶은 건 먹어야 하는 성격. ㅠㅠ 지난 번 장을 볼 때는 아이스크림을 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아이스크림을 사도 됩니다. (응..??) 그리고, 저희는 다음 번 장볼 때는 아이스크림을 사지 않을게요!! (지금 이 아래 박스에 들어있는 아이스크림 총 갯수가 14개나 되네요. ㅋㅋㅋ)

맨 위의 6개들이 콘 아이스크림은 1.45파운드. 2천원이 좀 넘네요. 6개가 들었으니 하나에 370원 꼴입니다. 바닐라 샌드위치 아이스크림은 더 싸네요. 1.35파운드. 8개가 들었으니 하나에 253원입니다. 헐.... 정말... 어찌 이런 가격이.
사실, 이 두 아이스크림은 리들에서 하는 행사인 "When it's gone, it's gone"이라고, 즉, 다 팔리고 없을 때는 없는 거다라는 말의 행사 중인 상품이라 사 온 거예요. 한시적으로만 이 가격에 이 제품들을 판매해서, 다음에는 이 제품 자체가 없을 수 있거든요. 실제로, 지난 번에 저희 잭이 잘 먹던 빵을 다시 사려고 가보니, 그 제품은 이제 없더군요. ㅠㅠ 그것 또한 When it's gone, it's gone 행사 중인 상품이었는데.. 이젠 없나봐요. ㅠ 그러니, 리들에서는 이렇게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상품 중 궁금한 게 있다면 그 때 꼭 사서 먹어봐야합니다.
아이스크림과 함께 티라미수도 사 봤습니다. 1.89파운드.. 3천원도 안 되는데, 맛은 한번 보자 하고. ^^ 다이어트는 물 건너 간 것 같아 보이지만, 그래도 운동은 꾸준히 이어가도록 해보겠습니다!
자, 이번에는 과일.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두 한 팩에 49p 더군요. 그래서 자두 3팩, 납작복숭아 한 팩,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라스베리와 블루베리 잔~뜩, 포도, 바나나 두 송이, 그리고 배. 이 정도면 일주일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과일을 살 때는 꼭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과일과 빨리 먹어야 하는 과일을 함께 삽니다. 자두, 배 같은 과일은 집에 두고 좀 익혀서 먹으면 더 맛있어지므로, 그 과일들이 익어야 하는 동안은 베리 종류들을 먼저 먹으면서 지내죠. 그러다 베리류가 다 떨어지면 그 때 집에서 후숙한 배와 자두, 바나나를 먹으면 됩니다.

이렇게 베리류를 많이 사도 애들이 너무 잘 먹어서 저랑 틴틴은 정말.. 맛도 못 보거나, 아니면 씻으면서 한 두개 맛만 보는 정도예요.

이번에는 유기농 계란도 사봤습니다. 유기농 계란이 인기가 많은지, 아니면 제품 수량이 많지 않은지 지난 번에는 하나도 없어서 못 샀는데 이번에는 몇 개 남아있길래 24개를 사왔습니다. 식구가 많으니, 이 정도 계란은 있어야 일주일간 계란 걱정없이 버팁니다.

이번에는 빵! 잭이 잘 먹던 납작샌드위치 빵(그런데 정작 저랑 틴틴이 다 먹은 ㅋ). 그리고, 냉동실에 비상용으로 채워둘 크로와상, 당장 남편과 하나씩 먹을 호두 파이, 그리고 식빵 한 봉지.

야채도 샀어요. 아직 냉장고에 양파, 당근, 감자가 남아있어서 이번에는 숙주, 버섯, 양배추, 호박, 그린빈, 파, 로켓 샐러드만 구입했습니다.

이번에는 에멍딸 치즈도 사봤습니다. 톰과 제리 만화영화에 나오던 구멍 뚫닌 치즈 에멍딸 치지. 사실 에담치즈를 사고 싶었는데, 치즈 코너에서 갑자기 기침이 나오는 바람에 급 당황하여 아무거나 집어 담은 후 자리를 피하느라 젝 사 온 게 에멍딸 치즈라는 것은 지금 방금 알게 됐어요. 하하하하하. 코로나 때문에 이제는 밖에서 헛기침이나 사래만 들려서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ㅠ
그 외에 버터를 잔뜩 샀구요, 흙설탕과 일반 베이킹용 설탕을 샀습니다. 버터는 빵에도 많이 발라먹고, 가끔 스콘을 만들거나 하게 되면 많이 쓰기 때문에 한번 살 때 넉넉히 사는 편입니다. 계란, 버터, 우유, 빵은 집에 쌀과 김처럼 집에 항상 있어야 할 것처럼 느껴지는 것들입니다.

이번에는 아이들 쥬스도 사봤어요. 사실 concentrate을 희석해서 만든 쥬스는 아이들 비만의 원인이 된다고들 하여 거의 마시지 않았는데요. 한국에 가니 편의점에서 1500원씩이나 해서 파는 쥬스도 concentrate으로 만든 쥬스인 경우들이 있더군요. ㅠ 급하게 외출을 하게 되었을 때, 밖에서 애들 마실 것을 사게 되면 대부분 이런류의 쥬스인 경우가 많길래 이번에는 저도 한번 사 봤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렴한 가격 앞에 저도 결국 굴복하고 만 것입니다. 이 쥬스 한 팩이 6개들이이고, 이 6개들이 쥬스를 두 팩을 산 건데요. 쥬스 6개들이 한 팩이 겨우 99p, 1500원입니다. ㅠㅠ 이러니, 안 살 수가 있나요. ㅠㅠㅠㅠㅠ

유기농 과일로 직접 짜낸 쥬스는 4팩들에 아래와 같이 3.89파운드예요. 약 6천원, 하나에 1500원 정도 되는 셈이죠. 가격이 좀 나가다 보니 세일일 때 많이 사뒀다가 외출 시 들고 나가곤 했는데, 이제는 저희 아이들도 그냥 concentrate 을 희석한, 하나에 250원짜리 쥬스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유를 많이 샀습니다. 저희는 틴틴과 잭이 우유를 먹으면 설사를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한참 전부터 아래와 같이 lactose free우유를 마시고 있어요. 일반 마트에서는 락토즈 프리 우유가 Arla 브랜드에서 나온 것, 딱 한종류만 팔고 가격도 모두 1.40파운드로 동일합니다. 그런데, 리들에서는 자체 브랜드의 락토즈 프리 우유를 파는데, 가격이 0.89파운드입니다.
저희 가족은 한 주에 우유 4팩 이상은 마시는 것 같은데, 하나당 51p 차이가 나니, 4팩이면 2파운드가 넘는 가격이 차이가 나네요. 리들에서 장을 보면 일년이면 우유값만 15만원 이상 아끼게 되는 꼴입니다. --;;;;; 참.. 이걸 알았더라면 진작에 멀더라도 리들까지 가서 장을 봤으려나요.....

장기보관이 가능한 UHT우유도 두 팩 샀습니다. 갑자기 우유가 떨어졌을 때에 대비해서 이처럼 냉장보관을 필요로 하지 않는 우유도 항상 창고에 보관해둡니다.
그 외에, 요즘 잭이 사과쥬스 마시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지가 2주는 넘은 것 같아서 사과쥬스, 이번에는 진짜 쥬스, 진짜 사과에서 바로 짜 낸 그런 사과 쥬스를 두 병 샀고, 스페인산이라고 하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도 한 병 샀습니다. 아니..쥬스도 정말 싸고 기름도 정말 싸네요(한병에 0.99파운드=1500원, 올리브오일은 1.89파운드=2835원).

상세샷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해산물 한 팩과 생선 한 팩, 그리고 아이스크림 두 박스를 얼른 냉동실에 넣고, 나머지 과일과 야채를 냉장실과 부엌 조리대로 옮긴 후, 남편과 함께 리들에서 사온 호두파이와 함께 커피를 마셨습니다. 이것도 하나에 49p. 어떻게 이렇게나 모든 것들이 다른 마트보다 싼 거죠? 대단한 리들입니다.

전체 영수증.

다음에는 독일 마트이자 영국에서도 계속된 성장을 이루고 있는 리들이 어떻게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그 비법을 좀 조사해서 적어보도록 할게요.
이 저렴한 장바구니 물가는 힘든 영국 생활에 큰 위로가 되네요.
모두들 건강한 음식 드시며 좋은 한 주 보내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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