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육아일기] 아이들 옷이 저렴한 영국: 우리 아이 겨울 준비

옥포동 몽실언니 2019. 9. 12. 20:13
틴틴이 휴가 중이던 지난 주 목요일 오전 저는 틴틴과 함께 옥스퍼드를 갔습니다.  그날은 차량 정기점검날이라서 차를 정비소에 맡기고 버스를 타고 옥스퍼드를 갔어요.  그러나..! 틴틴은 몸이 너무 아파서 옥스퍼드에서 버스를 내리자 마자 저와 차 한잔에 따뜻한 와플 하나만 간단히 먹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고, 저만 혼자 남아 버스정류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상점인 막스 앤 스펜서 (M&S)에 가서 아이 옷을 폭풍 쇼핑했습니다.

아이가 1년 사이 키가 10센치도 넘게 자라면서 올 초까지 입던 긴팔 옷들은 모두 소매가 짧아졌고, 바지들도 허리가 너무 꽉 조여서 새 옷들이 필요했어요. 

원래 계획은 M&S를 들렀다가 Westgate 쇼핑몰에 들어가서 H&M도 가보고, Next 에도 들러서 아이 옷을 다양하게 골라볼 예정이었으나, 몸이 아픈 틴틴이 걱정되기도 했고, 저도 컨디션이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라서 처음 들어갔던 M&S에서 쇼핑을 끝내버렸어요.

영국에 이쁜 아이들 옷 파는 곳이 참 많은데, 저는 늘 저렴한 슈퍼마켓 브랜드나 그 비슷한 수준으로만 쇼핑하는 편이에요.  오래 입지도 못할 옷에 너무 많은 돈을 들이기에는 형편도 안 되고 돈도 아깝고.  주로 M&S 와 존루이스를 이용했는데, 이번 봄과 여름에 H&M을 가보니 거기도 괜찮고, NEXT도 가격도 저렴하고 디자인도 이쁘고, 데븐햄스도 저렴하고 실용적이었어요.  아래 사진처럼 이 만큼의 옷을 사는데 총 94파운드, 한국돈으로 14만원 가량이 들었어요. 

좀 더 자세히 구경을 해볼까요?  

이번에는 긴팔 티셔츠 묶음으로 파는 것을 세 개를 사고, 단벌로 파는 것도 두벌 사고, 아이 바지도 세벌 샀어요.  그리고, 요즘 아이가 침을 너무 많이 흘려서 침 때문에 옷이 가슴아랫쪽까지 다 젖는 일이 일상이라 아이 면 턱받이도 구입했어요.  밥 먹을 때 하고 먹지는 않겠지만 침이라도 좀 받쳐보자 싶어서요.  그리고, 얼마전 딸을 낳은 친구를 위한 여자아이용 턱받이도 한세트 구입했는데.. 우리 아이 턱받이 (=침받이)가 5개로 부족해서 결국 저 핑크 턱받이도 저희가 쓰고 말았네요. ㅠ 친구 선물은 나중에 다시 사는 걸로.. ^^;;; 

무늬없는 단색티셔츠는 집에서 편하게 입고 놀 수 있도록 구입했고, 가운데 있는 흰색/검정색 줄무늬 럭비티셔츠는 목에 칼라도 있고 두께도 도톰해서 겨울에 외출용으로 잘 입힐 것 같아 구입했어요.  그 외 우측 하단에 회색, 남색 티셔츠로 목에 단추가 달린 옷들은 면이 두겹으로 되어 있어서 그 옷들도 외출 시 따뜻하게 입힐 수 있을 거 같아 마음에 들었어요. 

저희는 아이 상의를 살 때마다.. 되도록이면 목이나 목 옆에 단추가 있는 옷들을 사려고 합니다.  아래 사진처럼요.  왜냐하면.. 잭이 머리가 좀 크다 보니.. ㅋㅋ 단추가 없는 옷은 아예 머리가 안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겨우 들어간다 하더라도 입고 벗길 때마다 아이가 너무 고통스러워해서 애도 힘들도 저희도 힘들거든요. 

목에 단추가 없는 경우에는 아래 옷들처럼 목이 잘 늘어나는 재질로 구입하려고 애 씁니다. 

바지는 올 초에 겨울바지로 남색, 회색 등의 바지 사서 입던 게 몇벌 있어서 이번에는 화려한 색상의 바지들만 구입해왔습니다.   왼쪽의 두 벌은 도톰한 면 재질의 추리닝 바지이고, 빨간색에 남색 별무늬 바지는 안쪽에 따뜻한 내피가 한겹 더 대어져있는 완전 한겨울 바지예요.  

그럼, 이제부터 착용사진을 구경해볼까요?  노란색 바지가 상큼하니 잘 어울리네요. 

어제 저녁에는 검정색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주먹밥을 먹다가.. 입술 위에 점 하나 붙이고 민소희로 변신한 잭. ㅋ 

입술 위에 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마에 새로운 점이 생겼네요~ ㅋ 점이 있어도 귀엽군요! ㅋ

지난주에는 잘 먹지도 않던 아이가 이제는 또 좀 크려고 하는지 어제는 베키네에서 오후 간식을 먹고 집에 와서 저녁으로 미역국에 밥을 한그릇 말아 먹고, 두시간 후에 또 주먹밥을 먹고.. 그리고 잠 자기 전에 또 시리얼을 먹고 잠을 자더군요..  그리고.. 오늘 아침.. 수퍼왕똥....  간만에 터질 것만 같아 보이던 아이의 배가 아침에 응가 한번으로 쏘옥 들어간 것을 보며 인체의 신비를 느낀 하루였습니다.

이렇게 저희 아이의 월동준비를 일차적으로 끝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아이의 기존 긴팔 옷들이 죄다 작아져서 긴팔 상의들이 몇벌 더 필요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아이가 저녁에만 옷들 두세벌씩 갈아입거든요. ㅠ  

아이가 워낙 쑥쑥 자라다 보니 저희 집에서 새 옷을 가장 자주, 또 많이 사 입는 아이입니다.  엄마 아빠는 변변한 옷도 제대로 없지만, 우리 아이 편하고 이쁜 옷 입은 걸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으니,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이 이해가 갑니다.

그럼, 저는 다시 제 일의 세상으로 돌아갑니다.  바쁜 9월이네요.  모두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