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육아일기] 생후 21개월, 우리아이가 요즘 좋아하는 놀이

옥포동 몽실언니 2019. 9. 9. 20:45
요즘 저희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놀이는 단연 ‘조립하기’입니다. 

저희 아이의 도구사랑은 언제부터였을까요.. 예전부터 집에서 스크루드라이버로 뭘 죄이거나 할 때마다 그 도구들을 그렇게 만지고 싶어하더니, 최근 들어서는 아이의 도구에 대한 집착(?)을 말릴 수가 없어서 틴틴이 도구들을 하나씩 보여주며 아이에게 그 쓰임을 설명해주곤 했어요.  그러면서 급속도로 아빠와의 친밀도 증가!

사실 왠만한 툴들이 모두 길고 날카롭고 뾰족해서 이걸 아이 손에 갖고 놀게 해도 되나 걱정될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래서 아이가 도구를 갖고 놀때마다 아이 옆에서 밀착케어를 해야 하지요.

이번 여름 할아버지께서 오셨을 때 아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의자도 조립하고,

고모가 안 쓴다고 물려준 피아노도 받아와서 집에서 다시 조립했어요.  빈 구멍에 제 힘으로 나사를 꽂고는 그걸 박으려고 애 쓰고 있는 잭.

신나는 피아노조립이 끝나자 아이가 눈물 콧물 범벅이 되었습니다.  피아노 조립을 마치고 피아노를 세워올리자, 아이는 신나게 조립하던 놀이가 다 끝나버린 것이 아주 속상했나봐요.  세워올린 피아노를 얼른 다시 눕히라고, 드라이브로 나사를 넣고 죄이고 할 수 있도록 얼른 다시 눕히라며 떼를 쓰며 울어대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습니다. 

그러나 이내 고운 피아노 소리에 포즈를 취한 잭~ 귀여운 것!  자세 괜찮죠? ^^

참, 할아버지가 계신 동안 나무 가지치기 하는 모습을 자주 보고 그 새 그걸 배워서 작은 가지며 입사귀를 자르기도 좋아합니다.  어른용 큰 가드닝 가위는 위험하니 아이용 작은 손톱가위를 쥐어줬어요.  그걸로도 신나하며 가지를 자른답니다. 

얼마전에는 아빠가 서랍장을 조립하며 망치로 못을 박는 모습을 보더니 망치질에도 재미가 들렸어요.  장난감 조립자동차에 나사를 넣은 후 망치로 두들기며 한참 (1-2분??ㅋ)을 놀더라구요. 

참, 몇주전 아빠가 칼 가는 모습을 보더니 그것에 또 반해서 자꾸만 해보겠다 하는 통에 아빠가 스크루 드라이버 두개를 들고 칼 갈기 시범을 보여줬어요.  그 뒤로는 아래 사진처럼 드라이버 두개를 들고 칼 가는 시늉을 하는데, 요즘은 하는 폼이 제법 그럴싸해졌어요.  역시, 연습이 완벽을 만든다 하던 옛말이 틀리지 않은가봅니다. ㅋ

최근들어서는 유독 엄마 아빠의 신발을 신으려고 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요.  아이가 현관에서 조용하다 싶어 가보면 제 구두에 발을 집어넣고 있어서 웃음을 터뜨렸는데, 얼마전에는 저 혼자 가든 앞에 놓여있던 아빠의 크록스 샌들을 신고 가든을 왔다 갔다 하고 있더라구요. 

이젠 집에서 쿼드바이크도 제법 잘 타요.  앞으로 가기도 하고 뒤로 가기도 하는데, 아직까지는 혼자 타는 시간은 하루에 30초쯤 되려나..  바퀴에 다리를 올리고 저나 틴틴에게 앞뒤로 끌어달라 할 때가 더 많습니다.  아래 사진 속의 저희집 거실바닥.. 정말 지저분하죠?ㅠㅠ 육아의 현실입니다.  아침 저녁으로만 바닥의 모습을 잠시 볼 수 있다고 하는 마법같은 거실이죠.  좁아서 더 어지럽긴 한데, 좁으니 그나마 청소가 가능한 것 같아요.  온갖 물건들이 거실바닥에 나뒹굴고 있네요.  가끔 블로그나 인터넷에서 아이 있는 집이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을 보면 어떻게 그렇게 관리가 가능한지 존경심이 절로 올라옵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아이가 정리와 청소에 더욱 맛이 들렸습니다.  이제 목욕이 끝나면 목욕 장난감도 제 손으로 척척 정리하고 (그런데 요즘은 목욕 자체를 안 하려고 떼 써서 그게 말썽 ㅠㅠ), 밥 먹은 후 식탁에 흘린 음식도 제 손으로 치우려고 합니다.  한쪽 손을 식탁 아래 받치고 숟가락으로 남은 음식을 쓸어오는 모습이에요.  아.. 엄마 아빠가 숟갈로 테이블에 남은 음식을 치운 적이 없는데, 아이의 이런 행동을 볼 때마다 참 당황스럽습니다.  이렇게 잘 치우니 밥먹이기 참 수월하겠다 싶으신가요?  

그럴리가요~  이 아이가 바닥에 만들어놓은 난장판을 한번 보세요~

휴우.. 아이 21개월이 되도록 아직 밥 한번 먹을 때마다 이렇게 난장판인데.. 둘째까지 태어나고 나면 어찌될지.. 아주 심란합니다.  그래도 하루 하루 커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 너무 이쁘고 대견합니다.  이쁜 손, 이쁜 발, 이쁜 눈.  제 아이라 제 눈에 안 이쁜 곳이 없는 아이.  사랑해, 우리 아이~ 엄마 이제 다시 일 시작해서 얼른 마무리하고 데리러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