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다음주 월요일로 만 21개월을 꽉 채우게 됩니다.
제발 목만 가눠라 하고 바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목만 가누는 정도가 아니라 뛰어다니고, 올라서고, 점프하려고 시늉하는 21개월 개구쟁이가 되었어요.
그렇게 놀라운 신체발달과 인지발달을 이루었지만 그래도 아직 만 2세도 안 되는 어린아이 잭. 이 아이는 지난 4개월간 다니던 어린이집을 그만두고 이번주 부터 (9월 2일) 동네 차일드마인더로 어린이집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변경을 하게 된 이유는 앞선 글에서 이미 말씀을 드렸듯이, 현 어린이집이 교통이 불편해서 차가 막히면 등하원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둘째가 태어나면 첫째를 데리러 오가기가 너무 불편해진다는 이유가 가장 컸어요. 그 다음으로는 비용절감. 기관 어린이집을 주2회 보낼 비용에 조금만 더 보태면 동네 차일드마인더에게 주 4회를 보낼 수 있거든요. 그리고, 세번째는 가정 환경이라는 조금 더 아늑한 세팅. 한 선생님이 소수의 아이들만 돌보니 좀 더 안정감 있는 보육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세번째 이유였습니다.
한국어로 편의상 ‘어린이집’이라고 표현은 하지만, 영국식으로 말하자면 저희 잭이 새롭게 시작한 곳은 엄격한 의미에서의 어린이’집’은 아니고, 그야말로 소규모 가정 어린이집, 영국 영어로는 차일드마인더 (childminder) 라고 불리는 곳이에요.
이전 글에서 차일드 마인더에 대해 설명드렸듯이, 특정 자격을 가진 개인이 본인의 집에 보육환경을 갖추고 교육부에 정기적 감사를 받으며 정식으로 운영하는 곳이에요. 말 그대로 ‘가정’어린이집인데, 그 이유는 그 집이 차일드마인더 (차일드마인더를 운영하는 보육교사를 ‘차일드마인더’라 부릅니다) 의 가족이 거주하는 집이기 때문이지요.
저희 잭의 차일드마인더의 이름은 베키예요. 호리호리한 몸매에도 에너지가 넘치는 놀라운 여자예요. 저 많은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나 놀라울 정도지요. 보육교사 경력은 12년이라고 하는데, 나이가 서른셋이라 그런가, 아니면 타고 나기를 그렇게 에너지가 많은 사람인지, 아니면 밝은 성격 탓에 에너지가 넘쳐 보이는 것인지, 아무튼 에너지도 밝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것 같아 보여서 아이를 마음 편히 맡길 수 있는 보육교사입니다.
어린이집 등원 계약
저희 아이는 올해 12월까지 주 4회만 등원하기로 했어요. 월, 화, 목, 금 이렇게 말이죠. 수요일 하루쯤은 집에서 편히 엄마와 쉬는 날을 주면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주 4회만 하기로 했지요. 사실 주5회를 다 보내기에는 돈도 많이 들고, 제 마음도 괜시리 무겁고 해서 주4회만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보내기로 했어요.
내년에는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질 예정이라 그 때는 어떻게 할지 그 때쯤 되어서 다시 계약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저희 아이의 차일드마인더 적응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어제 (목요일) 베키가 보내준 사진 중 하나예요. 집에서 나가면서부터 손에 들고간 잭이 가장 좋아하는 두 인형 (애벌레와 도룡뇽)과 여전히 함께인데다가, 엄마 아빠와 헤어지며 울면서 난 눈물이 눈에 여전히 고여있는 것으로 봐서는 아마 베키네에 들어가자 마자 찍은 사진이 아닐까 추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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