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육아일기] 세상에서 가장 귀엽고 신비한 존재

옥포동 몽실언니 2019. 7. 18. 14:16
“엄마, 우리 잭 너무 이쁘지?”
“니 눈에만 이쁘지.  니 자식이니까.  신명수 할머니께서 그러셨어.  니 자식은 니 눈에만 이쁘다.  그러니 절대 니 자식 데리고 다른 사람 집에 가서 폐 끼치거나 하지 말라고.”

신명수 할머니는 우리 엄마의 시어머니, 즉 친할머니의 성함이다.  엄마는 당신의 시어머니를 곧잘 저렇게 성함으로 부르시곤 하셨다.  내가 받는 느낌은 할머니에 대한 존경의 표시?  할머니 살아 생전에는 그리 부르신 적이 없으셨으나 가끔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실 때 그렇게 존함으로 부르시곤 하셨다.  

“그래?  내 새끼라서 내 눈에만 이쁜거야?  왜, 너무 이쁘잖아~ 잭은 좀 누가봐도 이쁜 그런 스타일 같은데~~”

사람들이 내 블로그에 와서 잭을 보고 이쁘다 이쁘다 해줘서 그런가, 내 자식이라서 그런가, 내 눈에는 왜 그리 이쁘고, 남들 눈에도 다 이쁠 것처럼 느껴지는지..

특히 아이가 자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그저 잠 자고 있어서, 내가 육아활동으로부터 자유로워서 아이가 이뻐 보이는 게 아니라, 정말로 아이가 너무 이쁘다.  이렇게 개구리 자세를 하고 자고 있을 때를 보면, 어떻게 이런 자세로 저런 꿀잠을 자나 신기하고.. 

어제는 처음으로 차 안 카시트도, 유모차 안도 아닌 방에서 스스로 낮잠을 잤는데, 자기 전에 갖고 놀던 내 머리끈을 손가락에 낀 채로 잠든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어제 오전, 아이가 졸릴 때쯤하여 아이를 재우러 가자고 아버지와 산책을 한시간을 넘게 하였으나 아이가 잠에 들지 않았고, 집에 돌아오니 나는 감기에 피로에 머리까지 아파 죽을 지경인데 아이는 잘 생각도 않고 나는 아이를 차에 태우고 운전할 컨디션도 아니라서 아이에게 “자, 이제 낮잠 시간이야.  엄마랑 방에 가자.”하고 방으로 아이를 데려와서 아이와 잠시 놀아주다 나는 먼저 잠들어 버렸다.  

한참 자다 눈을 떠보니 아이가 내 팔을 베고 손가락에는 저 머리끈을 낀 채로 잠이 들어 있는 게 아닌가..

내가 뭐라고.. 그저 엄마라고.. 자기 아기 때 먹여주고 돌봐주고 놀아줬다는 이유만으로 내 품을 파고들며 좋아하는 아이를 볼 때마다 참.. 감동이 벅차오른다.  그래봤자 아직 19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인데..  그 시간의 힘이 이리도 놀랍다니..  요즘은 내 감기에, 임신 초기에, 컨디션이 너무 저조하여 예전처럼 자기를 따라다녀 주지도 못하고 그리 신나게 놀아주지도 못하는데..  어린이집 가는 날엔 어린이집에 육아를 미루고, 틴틴 퇴근 후에는 틴틴에게 육아를 미루며.. 자기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전보다 그렇게나 줄었는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엄마라고, 나만 보면 좋다고 웃음지으며 달려오고, 내 품을 파고드는 이 작고 귀여운 신비한 생명체.

아이야.  부모인 제 눈에만 이쁘다고 하는 나의 아이야.  내 눈에만 이쁘면 어떠니.  내 눈에는 니가 그저 이리도 이쁘고 고운데.  

이 곱고 이쁜 너를 어떻게 키워야 잘 키우는 것일까, 너를 어떻게 키워야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로 키워낼 수 있을까, 엄마는 머리와 마음으로는 고민이 가득한데, 실제로 뭔가 하고 있는 건 하나도 없구나.  그래도 지금 이 순간, 너를 이리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고, 너는 그 순간 그렇게 편안하게 지내는 시간이 있다는 것, 그것만큼은 변함이 없는 진실로 네 인생의 한 시기가 새겨지리라 믿어.  

사랑하고, 많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