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in 2023

요즘 제 베프를 소개합니다.

옥포동 몽실언니 2023. 3. 26. 00:29

요즘 나와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저의 베프는 바로 우리 둘째 뚱이입니다. 

사진: 펍에서 쥬스를 마시고 있는 중인데, 배경이 배경이다 보니 맥주 한잔 들이키는 폼이네요. ㅋ

 

아이들이 만 세 살이 지나니 함께 외출하기가 제법 수월해지네요.  첫째 잭은 한국에서 지내던 중 세 살을 맞이했고, 세 살이 되자마자 저와 단둘이 기차타고 부산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아이와 단둘이서 하는 첫 여행이라 당시 좀 걱정되고 긴장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순탄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 우리 뚱이는 저와 단 둘이 어디 멀리 가지는 않지만 저의 모든 일상을 함께 하고 있어요.  꼭 해야 할 쇼핑이 있으면 함께 가고, 제 병원 진료도 함께 가고, 주유하러도 함께 가고, 커피 한잔 할 일이 있어도 함께 갑니다. 

처음에는 나가기 싫다며 떼 쓸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엄마가 가야 하면 자기도 따라 가는 게 자기의 생활이라는 걸 받아들인 듯해요.  어디 가는거냐, 뭐하러 가는 거냐, 누구 만날거냐 하고 묻기도 합니다.

쇼핑이라고 해봤자 아이와 단둘이 해 본 쇼핑은 마트 함께 가는 게 한달에 한번 정도 되는 것 같고, 약국 가는 게 한달에 한번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사실 그마저도 쇼핑은 최소한으로 하므로 갈 일이 별로 없었지만, 최근 들어서 아이 동반해서라도 해야 할 쇼핑이 있으면 나가서 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아이 핑계대며 일상을 미루거나 온라인으로만 하려다 보니 제 삶의 재미와 기쁨도 너무 적어지는 것 같아서요 

저희 둘째 뚱이는 말을 정말 너무 잘 해요.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형아 잭과 놀이도 되고, 동시에 싸움도 됩니다.  저랑 함께 있을 때도 항상 조잘조잘 말을 해서 아이와 다니다보면 친구랑 다니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예요.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도 저랑 취향이 잘 맞는 거 같아요.  저희 둘째는 동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자동차가 나오는 노래만 듣고 싶어하고, 다른 동요들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첫째 잭은 음악을 두루두루 좋아하는 편이었고, 제가 노래를 불러주면 춤을 추면서 호응을 했는데, 뚱이는 제가 동요를 부르면 제 입을 막아버렸어요. 

그러던 뚱이의 새로운 노래 취향을 알았으니, 그건 바로바로 가요!!! 한국 가요!!!  이 아이가 한국 가요를 좋아하네요?  버스커버스커의 '첫 사랑'을 좋아하더니, 요즘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싸구려 커피'를 그렇게 좋아합니다.  오늘은 다나카의 '와스레나이'를 틀었는데 그것도 좋다고 또 듣고싶다고 해요.  제가 좋아하는 가요도 함께 들을 수 있는 저의 작은 베프, 우리 뚱이.  사랑해요~~ 

이런 제 베프와 함께 하는 시간들은 참 행복해요.  그러나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에는 제 자유의지가 워낙 제한되다 보니 그 시간이 또 그렇게 힘들게 느껴집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과 내 자유의지를 마음껏 누리며 얻는 행복, 두 행복은 공존할 수 없는 행복인가봐요. 

낮잠 재워둔 둘째가 깰 시간이 다가옵니다.  황금같은 휴식시간.  동시에 첫째를 픽업해야 할 시간이기도 해요.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이 어렸던 이 시기가 자신들의 몸은 가장 힘들었을지언정 가장 그리운 때라 하는 걸 보면 제가 보내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이 더 소중하고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이 보여주는 '오늘의 예쁨'을 마음껏 즐기고 마음속에 그 모습을 가득 담아두도록 노력하자고 다짐해봅니다.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