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in 2023

1년에 총 6회 방학이 있는 영국 초등학교 생활: 4월 부활절 방학부터 5월 말 하프텀 방학까지의 근황

옥포동 몽실언니 2023. 6. 5. 19:41

오랫만에 소식을 올립니다.  지난주까지 아이들 학교가 5월 말 하프텀 방학을 하며 저는 아이들과 바쁜 시간을 보냈어요.  그 외에도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오랫만에 저희의 지난 이야기를 하기 전, 도대체 왜 이렇게 영국에서는 방학이 자주 오는지, 이 방학을 어떻게 보내는지 적어볼까 합니다.  

영국 공립 초등학교의 학기 운영과 방학

영국은 방학이 참 자주 옵니다.  지역에 따라, 학교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한데, 대부분 9월 초에 새 학년이 시작되고, 1개 학년은 3학기제로 운영됩니다. 

걸쳐 총 6회에 걸쳐 방학이 있어요. 

9월 초 신년도 가을학기를 시작하면,

10월 말에 1-2주간 첫 방학,

12월 중순에 2주간 크리스마스 방학,

해가 바뀐 뒤 봄 학기 시작

2월에 다시 한번 1주일간 방학, 

4월에 2주간 부활절 방학,

부활절 후 여름학기 시작

5월 말 1주일 방학

7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장작 7주에 걸친 여름방학

(9월 초에 새학년 시작)

이렇게 총 6회에 나줘서 방학이 있습니다. 

정말 방학이 자주 있죠?  학기가 총 3개로 나뉘고, 각 학기별로 중간에 한번씩 방학이 있어요.  학기 중간에 1-2주에 걸쳐 짧게 있는 방학을 Half-term Break라고 불러요.  학기 중간에 한번 쉬어가는 방학인거죠.  거기에 여름방학은 자그마치 7주, 겨울방학은 공립의 경우 2주, 사립학교들은 3-4주씩 방학을 합니다.  총 1년 52주 중 학기가 운영되는 주는 38주이고, 나머지 14주가 방학이에요.  

방학 기간 중 아이들은 뭘하고 보낼까?

이 방학 동안 부모들은 어떻게 아이들을 돌볼까요?  한국처럼 동네에 태권도장과 미술학원, 피아노학원이 있는 게 아닌데, 아이들은 어디로 가서 어떻게 방학을 보낼까요?  참 궁금했어요.  이렇게 방학이 잦으면 부모들은, 특히 엄마들은 어떻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건지 의아했어요. 

알고보니 사람 사는 곳 사정은 결국 다 비슷비슷하더라구요.  특히, 산업화되고 현대화된 사회에서는 우리들의 사는 모습이 비슷하고, 처한 환경이 비슷하니 다들 비슷한 고민과 고충 속에서 비슷한 대처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할리데이 클럽

영국에는 한국처럼 학교 주변이나 주택가에 학원가가 들어서있지는 않지만, 방학이 되면 다양한 방학 활동들과 캠프들이 열립니다.  할리데이 클럽(Holiday clubs)이라고 하는 것들이 각 학교 시설, 지역 내 체육시설에서 열려요.  이런 활동들을 운영하는 업체에서는 학기 중에는 학교 수업 후 1-2시간에 걸쳐 애프터스쿨 클럽(Afterschool Clubs)을 운영하고, 방학 동안에는 학교 운영시간처럼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5시까지 운영하는 전일제 활동을 제공합니다. 

할리데이 클럽마다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는데, 여러 스포츠 활동을 제공하는 곳도 있고, 만들기도 하고 운동도 하는 등 여러 활동을 제공하는 곳도 있고 다양한 것 같아요.  저는 따로 근로활동을 하지 않다 보니 아이들을 집에서 돌보고, 할리데이 클럽을 보낸 경험은 없습니다. 

각종 스포츠 캠프

스포츠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축구 캠프, 테니스 캠프 등 한 스포츠 종목에 집중해서 온 종일 운동하며 시간을 보내는 캠프를 가기도 합니다. 

플레이 데이트 

플레이 데이트라 하면 말이 참 거창해보이는데, 아이들을 모여서 같이 놀게 해주는 모임을 갖기도 합니다.  이건 아이들이 나이가 어리고 저학년일 때에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좀 자라서 스스로 친구를 만들고 친구와 우정을 쌓아나가는 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친구끼리 만나서 노는 것을 굳이 '플레이 데이트'라는 명칭으로 부를 거 같지는 않거든요. 

조부모댁 방문

영국이라도 한국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여기도 방학이면 아이들과 가족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댁을 찾습니다.  조부모님이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한동안 블로그가 뜸했던 그 시간동안 저는 부활절 방학을 2주간 보내며 아이들을 전일 돌봐야했고, 방학이 끝난 후 다시 아이들을 학교 생활에 적응시켜야 했고, 주 3회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까지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둘째의 도시락을 싸야 했습니다. 

5월은 한국에서 가정의 달로, 각종 행사가 많은 것처럼, 영국도 5월이면 공휴일이 많고 부산합니다.  그런 부산한 5월에 저는 집에서 발가락을 다쳤는데 발가락이 그만 부러지는 바람에 발에 붕대를 감고 절뚝거리고 다녀야 했고,  아이들이 다니는 한국학교에서 일일교사 활동도 하고, 발이 좀 나아서는 아이들의 한국학교 운동회에 진행 도우미도 하고, 그게 끝나기 무섭게 다시 하프텀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진득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날이 따뜻해지기 무섭게 꽃가루 알러지가 심해져서 매일 알러지 약을 먹으면서도 눈물과 콧물을 줄줄 흘리고 다니고,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져서인지 감기에도 걸려서 목도 쉬고 이젠 기침이 그치지 않는 괴로운 상태예요. 

엄마의 삶은 참 고되다 싶은데, 남편을 보면 아빠의 삶도 고단해보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나간 시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고, 그 사이 아이들은 또 한층 자랐습니다.  저랑 남편은 매일 조금씩 얼굴이 더 초췌해지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그간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궁금하시죠?  제가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 보따리를 풀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