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육아일기_생후 15개월 11일] 밑창이 두꺼운 신발이 필요해~

옥포동 몽실언니 2019. 3. 24. 09:00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어제 저희 잭에게는 정말 큰 일 날뻔 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매우 활동적인 저희 잭은 집에 있기를 아주 갑갑해해요.  그러나 근 한달 넘게 매일 비가 오거나 심한 바람이 부는 영국 날씨 탓에 어디 외출하기는 힘들고 하여 어제는 집에서 가든과 집 앞을 거닐며 놀았습니다.  


그런데 신이 나서 집 앞을 돌아다니던 잭이 갑자기 “아아아!!!” 하고 울며 왼발을 손으로 꼭 움켜잡았어요.  저는 깜짝 놀라, 

“잭, 왜 신발이 어디 불편해?  발이 아파?”

하며 아이 발을 벗기는데, 아이 발을 빼자 신발 밑창 아래에 뭔가 압정이라도 꽂힌 듯이 뾰족한 침이 나와 있는 거예요!!  아니, 집에서 압정을 쓰지도 않는데 이런 집 앞에 이런 뾰족한 게 어디서 박혔나 깜짝 놀라 신발 밑창을 보니 글쎄 작은 나뭇가지의 가시가 아이의 신발을 뚫고 올라온 것이었습니다!

위 사진의 신발이 고모가 사준 신발이라 잭의 고모에게 신발 잘 신고 있다는 인증샷을 보내주려고 일부러 새 신을 꺼내 신긴 것인데, 신발 밑창이 너무 얇았는지 가시가 밑창을 뚫고 올라와버렸어요.  그 가시는 바로 아래 사진의 무시무시한 가시였어요!

가시가 정말 크고 날카롭죠?! ㅠㅠㅠㅠㅠㅠ 이 가시의 온전한 모습을 눈으로 보는 순간 온몸이 오싹해졌습니다.  하마터면 정말 큰일 날뻔 한 거죠.  ㅠㅠ 

다행히 아이 양말을 두꺼운 것으로 신겨뒀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 발바닥에 바늘로 찔린 듯이 콕 콕 찔린 자국이 두 군데나 있었어요.  ㅠㅠ 아이가 발이 아파 발을 웅크렸다 펴면서 다른 곳에 또 찔린 것이 아닌가 싶어요. 

잭이 신발이라고는 한국에서 구입한 검정 운동화 한켤레 뿐이었던 터라 몇주전 고모네에 놀러갔을 때 고모가 잭 신발을 여러 켤레 사줬어요.  저 회색 신발 같은 걸로 여려켤레. ㅠㅠ 잭이 발등이 워낙 두꺼워 잭 발에 맞는 신발 디자인이 저거 하나 뿐이었거든요.  

신발도 가볍고 아이 두꺼운 발등을 밀어넣을 수 있는 디자인이라 잘 됐다 하고 사준 것인데, 막상 신기고 생활하다 보니 밑창도 얇고 윗부분은 또 천이라 날이 흐리고 땅이 젖어있기 일쑤인 영국 생활에서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은 신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ㅠㅠ 비가 덜 오는 여름이 되어야 잘 신길 것 같아요.  

4월까지는 영국은 추운 편이고 비도 워낙 잦아서 땅도 잔디들도 많이 젖어있어요.  그래서 좀 두꺼우면서 방수도 어느 정도 되는 재질로 된 신발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저 신발은 발등 너무 안쪽까지 찍찍이 커버가 감싸고 있어서 아이가 걸을 때 좀 불편해하는 것 같아요.  신발가게에서 신겼을 때는 너무 잘 걷고 편해보였는데, 막상 이후에 놀면서 신겨보니 발등 부분이 잘 덮이지도 않고 아이는 또 불편해하고..  아이물건 쇼핑은 이렇게 실패하기가 쉽습니다.  ㅠ어떤 게 잘 맞고, 어떤 게 필요한지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당장 급하게 필요하니 일단 구입부터 하게 되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틴틴은 “barefoot (맨발)" 예찬론자라서 잭의 신발을 최대한 얇고 가벼워서 맨발 느낌 살려서 걸을 수 있는 걸로 사주고 싶어했고 저도 틴틴의 그런 생각을 존중했었는데, 이번 사건으로 저는 무조건 맨발느낌만 찾을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잭은 어리고, 가든과 풀밭에는 위험한 것들이 생각보다 많으니까요.  

어른도 제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찾고 사기가 쉽지 않은데, 말로 표현을 잘 못 하는 아이의 신발을 사는 일은 더 힘드네요.  아이가 마당과 야외공원에서 맘껏 편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조만간 튼튼하고 괜찮은 신발 한두켤레를 더 장만해야할텐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천천히 잘 찾아봐야겠어요.   발등 두꺼운 아이를 위한 편한 신발 아시는 분 계시면 언제든 추천 부탁드려요~ ^^ 

우리 모두 편하고 안전한 신발 신고 즐겁게 걸어다녀요~   모두 남은 주말 잘 보내세요!

[생후 15개월 11일 - 3월 20일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