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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6개월] 아기 저체온증 대처법

옥포동 몽실언니 2019. 4. 1. 05:42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지난 화요일 예방접종 후 접종열로 39도 이상의 열이 3일 넘게 계속되던 저희 잭은 어젯밤 또 다시 갑작스런 저체온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번에는 다행히 일찍 발견해서 35.4도일 때부터 조치를 취할 수 있었어요.  체온이 다시 회복되는데도 세시간 정도로 짧아졌구요.  지난번에는 34.8도까지 떨어져서 8시간이 지나고서야 체온이 회복되었었는데, 확실히 한번 경험이 있다고 이번에는 대처를 더 빠르게, 보다 효과적으로 잘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오늘은 저희와 같은 저체온증으로 당황할지 모를 양육자들을 위해 저희의 경험을 상세히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저체온증 발생 경과

저체온증 발생 경과: 3월 30일 토요일 예방접종 후 4일차 
  • 낮 1시 파라세트몰 (열 39.4도)
  • 저녁 6시 15분 이부프로펜 (열 39.2도)
  • 저녁 8시경: 아이 취침
  • 저녁 9시 반: 저체온상태 발견.  체온 35.4도 확인
  • 밤 11시 반: 36.2도로 올라옴
  • 밤 12시 반: 36.5도로 올라옴

두 번의 저체온증 상황의 공통점

  • 심한 고열로 두 가지 해열제 (파라세트몰-혹은 아세트아미노펜) 과 이부프로펜 (Ibuprofen) 을 교차복용 중에 일어났습니다.
  • 두번 모두 이부프로펜을 먹인 후 잠자리에 들었다가 밤에 저체온으로 떨어졌어요.  그러나, 실은 이부프로펜 먹고 재운 날이라고 해서 항상 저체온으로 떨어진 것도 아닙니다.  
  • 두번 모두 몸이 아주 약간 회복세로 접어든 듯 했던 날 저녁이었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저체온 시 아이가 보이는 증상

  • 아이가 아주 심하게 웁니다.  고열일 때는 낑낑 힘들어하고 숨이 가빠지며 목 말라하며 힘들어하는 느낌인데, 아이가 자다가 저체온으로 떨어지면 아주 짜증섞인 듯한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요.  뭔가 평소와 아주 다른 울음이죠. 
  • 몸이 찹니다.  배도 차고, 등도 차고, 머리 두피도 차고, 이마도 차요.  손발은 당연하구요.  34.8도까지 떨어졌을 때는 정말.. 아이가 냉장고에 잠시 들어갔다 나오기라도 한 것처럼 찬데, 35.4도까지 떨어진 어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심장쪽 근처에 아주 극소부위에는 온기가 아주 살짝은 느껴지지만 전반적으로 싸늘하게 온기가 없는 상태입니다.
  • 잠에서 조금이라도 깨면 아이가 아주 심하게 울어댑니다.  안고, 캥거루케어 (엄마의 맨살 맞대어 안기), 안아서 흔들흔들 해주고, 뭘 해줘도 계속 울어요.  

저체온 오기 전 아이 옷차림:  그저께까지도 애 열이 심해서 긴 팔 긴바지 잠옷을 입히고도 하의는 결국 벗겼던터라, 어제는 그냥 긴팔팬티 하나만 입혀서 재웠어요.

저녁 9시 35분, 아이의 저체온 상태 발견: 아이가 아기 자세로 자고 있었는데 자꾸만 아주 짜증이 섞인, 어딘가가 많이 불편해서 나는 울음이 두어번씩 터져나오기를 반복해서, 9시반 블로그 올린 후 얼른 잠자리로 들어가서 아이를 만졌는데, 아이가 싸늘하니 온기가 없었어요. 

애가 울면서 또 보채는데, 달래지지도 않고, 이마도 차고, 배에도 따뜻한 기운이 없어, 옆방에서 이미 자고 있던 틴틴 불러서 체온계 가져오라고 요청.  체온계 갖고 와서 재 보니 35.5도.  애는 계속 울어대서 꼬옥 안아주며 한참 달래다 체온을 다시 재니 35.4도로 오히려 더 떨어졌지요.
 

2. 대처방안

(1) 아이 따뜻하게 해주기
그 때부터 틴틴은 본인이 몸에 열이 더 많으니 본인이 선우와 자겠다 하고, 저는 그래도 제가 아이를 데리고 자겠다 하다가, 제가 자는 걸로 낙점.  일단은 틴틴이 열이 많으니 틴틴이 선우 옆에서 선우를 안고 아주 두꺼운 제 오리털 이불을 아이와 틴틴 모두 함께 덮었습니다. 
아이의 긴팔 상의 위에 긴팔 긴바지 잠옷을 한겹 더 겹쳐 입히고, 선우 이불 아랫쪽에 전기담요를 깔아서 가장 높은 고온 3단으로 켰어요.  아이 잠옷 위에 잠깐 오리털 조끼까지 입혔다가 그건 애가 울어대면서 목에 땀이 차고 불편해보여 벗겨냈습니다.
전기담요 열이 어느정도 오른 뒤, 틴틴은 저희 부부 침실로 보내고 그때부터 제가 아이를 도맡아 돌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요 아래에는 전기담요를, 아이 위로는 두꺼운 오리털이불을 너무 답답하지는 않도록 잘 덮어주고, 아이 옆에서 제 숨소리를 계속 들려주며 아이를 꼭 안고 있으니 아이는 울음이 완전히 잦아들고 쌔근쌔근 잠을 자기 시작했어요.  그러나 숨소리는 한참 울다 그쳤을 때 나는 꺼억 꺼억 하는 소리가 났어요. 
한참을 따뜻한 이불 속에 있는데도 애 체온은 금방 오르진 않았습니다.  너무 급격히 올라도 걱정이긴 했을 거예요.
10시 반 넘도록 체온은 계속 35.5도.  다른 것보다 아이의 두피와 이마가 계속 차서 걱정이 많이 됐어요..ㅠ
아이가 계속 울면서 소변도 많이 쌌는지, 기저귀도 축축.  축축한 기저귀가 닿아있으면 또 체온을 뺏긴다고 해서 (작은언니가 지난번에 해 준 이야기) 기저귀도 새걸로 바로 갈아줬습니다.  
11시쯤 되니 조금씩 체온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35.6도.  아주 조금이지만 그래도 올랐어요.  전기담요는 3단에서 2단으로 내려준 후, 제가 잠자리에 들 때는 1단으로 내려줬습니다. (총 3단짜리임)
11시반이 되자 36.2도까지 올라가고, 12시 반 가량이 되자 드디어 36.5도! 전기담요는 이때 1단으로 내렸어요.  이 정도로 내리면 따뜻한 온기는 없고 아이 바닥 요에 너무 찬 기운만 느껴지지 않는 정도예요.
어제는 저희 아이가 태어나서 가장 따뜻한 (혹은 더운) 환경에서 잠을 잔 날이었을 거예요.  일반적으로 한국의 몸이 찬 성인 여성 (=나)들이 “오~ 뜨끈뜨끈하네~”하고 좋아할만한 느낌의 따뜻함 속에서 아이가 자는 것은 처음이었던 거지요.  
(2) 아이 잠옷 갈아입히기
아이를 너무 따뜻하게 해서 뉘워둬서인가 아이 체온이 36.2도정도로 올라왔을 때 이미 아이 머리와 목이 닿아있던 이불포는 촉촉히 젖어있고, 아이의 옷들도 안쪽 레이어, 바깥 레이어 모두 수분이 차서 촉촉한 느낌이었어요. 
이러다 애 체온이 또 떨어지거나 아직 덜 나은 감기가 더 심해질까봐 걱정이 되었죠.  아이를 울릴 각오를 하고, 잠자던 아이의 옷을 조심스레 벗겨 보송보송한 새 옷으로 갈아입혔습니다.  입히기 좋도록 이번에는 반팔상의를 하나 입히고, 그 위에 긴팔, 긴바지를 입혔습니다.
체온이 36.2도 정도로만 올라가도 잠에 든 아이의 표정이 한결 평화로워보였습니다.
저도 그쯤되니 졸려 죽을 것 같더라구요. 
잠시 후 12시반쯤, 이번에는 오른쪽 귀의 체온을 재어봤습니다.  그전까지는 아이 누워있는 자세 때문에 왼쪽귀로만 체온을 측정했거든요.  
 
**귀 체온계로 체온을 잴 때는 한쪽 귀 체온만 측정하라고 합니다.  양쪽 귀에서 체온이 다를 수 있고, 집에서 사용하는 귀 체온계는 아주 정확한 체온계이기 보다는 체온의 추세를 보는 정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체온의 변동을 좀 더 정확히 보기 위해서는 한쪽 귀만 계속 체크해서 그 흐름을 보는 게 중요**
 
혹시라도 너무 더워질까봐 전기담요 온도는 2단 (총3단) 으로 낮췄어요.  아이는 이제 좀 살만해졌는지 몸부림을 쳐서 이미 오리털 이불밖으로 벗어났구요.  이 정도면 이불을 덮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도 그제서야 아이 옆에서 잠에 들었습니다. 

 

(3) 수분보충
잠을 자던 중에 아이가 몇번 울면서 깨서 물을 엄청 마셨습니다.  자다가 열이 심할 때도 물을 많이 찾았는데, 이번에는 체온이 오르면서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가.. 아니면 저체온이 되어도 수분이 부족해지는 건지, 어쨌든 물을 계속 찾아서 아기방에 준비해뒀던 물을 계속 줬어요.  밤새 물 한컵을 거의 다 마신 것 같아요.  밤중에 물 마신 것치고 이번이 가장 많은 양을 마신 날이었어요.  기왕 줄 거, 따뜻한 물을 주면 가장 좋겠죠?
특히 새벽 3시 경에 엄청 물을 마시고, 잠도 아주 살짝 깬 상태에서 아주 기분좋은 소리를 내며 뒹굴뒹굴 했어요.  다시 일어나서 물을 달라고 물 쪽으로 손도 뻗어 내밀고, 그래서 제가 물을 주면 벌컥벌컥 들이키고 또 누워서 뒹굴뒹굴..  그렇게 한참 하다 다시 잠들었지요.
아침 5시반, 다시 깨서 물을 좀 마시고 완전 기상. 
 

틴틴이 잭을 받고, 저는 너무 졸려 조금 더 자다가 아랫층에서 들려오는 청소기 소리가 너무 너무 시끄러워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내려와보니 2층 올라오는 계단 입구 바로 앞에서 잭이 혼자서 청소기를 신나게 돌리고 있고 (현관 입구를 청소 중 ㅋㅋ), 틴틴은 여유롭게 부엌에서 커피를 하고 있네요. 
 
“어, 뭐 이거 애 보기 엄청 쉽네~”
 
하며 틴틴을 놀렸습니다. 
 
“잭이 너무너무 즐거운 소리 내며 너무 잘 놀고 있었어~”
“다행이다.  오늘은 mother’s day니까 나 나갔다 올게~”
“응, 그렇게 해!”
 
네. 영국은 오늘이 Mother’s Day 엄마의 날이에요.  틴틴이 저에게 외출하고 오라고 말은 했지만 저도 너무 피곤하고, 아직 잭이 다 회복하지 않은 상태에서 틴틴에게만 힘들게 맡겨둘 수 없어서 저는 외출을 자진포기했습니다. 
대신 여유롭게 긴 목욕을 즐기고 낮잠에 들었고, 제가 잠들고 한 시간 후 잭도 긴 낮잠에 들었어요.  거의 몇달만에 아이가 두시간 좀 넘게 잔 거 있죠!!  애가 이렇게만 잠을 자도 저와 틴틴 모두 그렇게 편하고 여유로울 수가 없었습니다!!!! 
 

3. 저체온증 예방법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어떻게 했다면 이번 저체온증을 막을 수 있었을까.  

저녁에 잠들기 전에 이부프로펜을 먹인 게 문제였을까..?  --> 그 전에 이부프로펜 먹고도 저체온은 커녕 밤에 심한 고열이 계속되어 한밤중에 다시 파라세트몰을 먹여야 했던 밤도 있었으므로 이것도 아닌 것 같아요. 

되도록 교차복용을 하지 않는 게 좋을까?  --> 이부프로펜이 일반적으로 파라세트몰 보다는 약이 셉니다.  어느정도 열이 잡히면 복용간격을 길게 해서 하루에 파라세트몰 세번만 먹이면 좋긴 할텐데.. ㅠㅠ 저녁에 자기 전에 약을 먹은 후 한밤중에 애가 39.9도까지 올라가며 열에 너무 힘들어하며 잠을 못 자면.. 부모도 겁나서 결국 약을 먹일 수 밖에 없어요. ㅠㅠ 이전 약을 먹은지 6-8시간이 경과하지 않았다면 결국 다른 종류의 약을 교차복용하는 수밖에 없구요. 

 
결론은... 특별한 예방책은 없어 보인다는 것 ㅠㅠ 그저 아이가 고열로 해열제를 먹는 중일 때는 아이 취침 중에도 아이 체온을 잘 체크한다 (즉, 양육자는 잠을 잘 자지 못한다), 혹시라도 저체온으로 떨어지면 당황하지 말고 아이를 최대한 따뜻하게 감싸서 체온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그 와중에 옷이 젖었다면 보송보송한 새옷으로 갈아입혀 옷 때문에 체온을 잃지 않게 신경써준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 마실 물을 따뜻한 물로 준비해뒀더라면 좀 더 나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어젯밤에는 그럴 경황이 없었어요.  그리고, 저희는 보온병도 없는데다가, 따뜻한 물을 갖다 뒀더라도 아이가 마실 시간에는 이미 식었을 수도 있고..  어쨌거나 굳이 개선을 한다면 "아이 마실 물을 따뜻한 물로 준비해둔다" 정도? 

저희는 지난번 처음 저체온증에 거렸을 때 (2월 28일) 대학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하고 결국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진단만 받고 체온은 저절로 회복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병원에 연락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결했어요.  그러나 저희 아이보다 아이 연령이 더 어리거나, 이런 저체온증 경험이 처음이시거나, 주변에서 의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신 분들은 의사의 조언을 받아보신다면 더더욱 좋겠지요.  저희는 지난번 경험이 있다 보니 이번에는 자체적으로 해결했고, 다행히 잘 극복한 것 같아요.  

저희 아이는 이제 회복세에 좀 접어들었는지 오늘은 열이 38도를 웃도는 정도로 오늘은 해열제를 전혀 먹이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예방접종열이 잡히나 봐요.  몸에서 항체를 충분히 잘 생성한 모양입니다.  아직 감기는 안 떨어져서 간혹 기침도 하고, 코에서는 계속 콧물이 줄줄~ 누런콧물도 나왔다가 투명한 콧물도 나왔다가 하고 있어요. 

영국은 지난주 화창하고 좋았던 날씨는 이미 사라져버리고, 어느새 먹구름이 가득합니다.  이번주에는 다시 비소식이 4일이나 있어요.  한달 넘게 흐리기만 하다가, 겨우 한주 날씨 좋더니 다시 비 소식.  영국살이는 이런 우중충하고 쌀쌀한 날씨 때문에..정말 불편하고 힘듭니다.  날이 이러니 애들이 감기에서 나을 틈이 없습니다. ㅠ

모두들 새로운 한주 잘 시작하시고,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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