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일기

한밤중에 쓰는 일기

옥포동 몽실언니 2019. 8. 15. 10:54

저녁만 되면 졸음이 몰려와서 오늘은 또 애가 잠들기도 전에 애를 재우다 내가 먼저 잠들었다.

화장실이 가고파서 깨어보니 자정이 넘었다 (남들은 잠 자러 갈 시간일텐데). 갑자기 그저께 밤에 장조림을 하겠다고 삶아둔 소고기와 그 국물이 상했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어 부리나케 부엌으로 달려가 이 한밤중에 삶은 고기를 결대로 찢고 장조림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맵지 않은 스페인산 고추도 넣어봤는데, 어떤 맛으로 변했을지 너무 궁금하지만 한밤중에 입맛이 없어 맛을 보지는 못 하고 그 맛에 대한 궁금증은 아침에 해 뜨는대로 확인해보기로 했다.

징조림을 끝내고 아이 옆에 다시 누우니 새벽 2시.. 조용한 시간. 쌔근거리는 아이의 숨소리.

잠자는 아이 옆에 다가가 누워서 보드라운 아이의 볼에 내 볼을 부벼본다. 하루 중 정말 행복한 시간. 아이의 볼에 내 볼이 맞닿는 순간에 느껴지는 황홀한 감동. 생명에 대한 신비, 그 신비에 대한 감사가 솟구쳐오른다. 사랑한다, 나의 소중한 아이야. 너의 존재 자체가 주는 이 큰 기쁨을 나에게 주어 너무나 고맙구나!

오늘 낮에 받은 이웃블로거 도리님의 문자에 지루한천국괴팅엔 블로그에 새글이 떴다는 소식을 접하고, 오랫만에 괴팅엔 블로그에 가서 도리님의 맛깔난 새글을 모두 읽었다. 그리고 자그마치 블로그글 길이만큼이나 될 법한 장문의 댓글을 글글마다 달았다. 그리고 나니 왠지 내 블로그에도 뭐라도 남기고파 티스토리 핸드폰 앱으로 뭐라도 적어본다. 핸드폰으로 블로그 글 쓰기는 이번이 두번째다.

한밤중의 고요 때문일까, 어제 유난히도 심란했던 마음이 한잠 자고 일어나며 정리된 덕분일까, 괜히 기분이 뭉클하고 감정적이 된다. 정말 오랫만에 느껴보는 한밤중의 평화로운 고요.

나에게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에도 정말 감사했다. 티스토리.. 고마워요. 그 덕에 제가 숨을 쉬고 살고 있어요.

오늘은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지 않는 날이고 오후에는 아이와 나 모두 병원도 가야 한다. 참, 운전면허증도 연장해야 하는데, 그것도 비가 오지 않는 오늘 해결하야겠다 (영국은 어느새 가을날씨로 하루가 멀다하고 비소식 ㅜㅜ).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잠시 먼산을 바라보는 짧은 여유도 있는 하루가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