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부동산 및 집구하기

이사 후보지역들과 현지 부동산 상황

옥포동 몽실언니 2022. 4. 20. 22:18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글을 올리네요.

 

요즘 진행 중인 저희 가족의 이사 근황을 공유할까 해요.

 

일단, 옥스퍼드셔에 있는 저희 집은 3월 중순에 부동산에 내놓자 마자 내놓은 값에 바로 팔렸는데, 저희 동네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 현재 런던 및 런던 인근의 상황은 정말 달라서 당황스러운 요즘입니다.

 

저희는 부동산이 제시한 guide price에 내놓고 그 값에 팔렸어요.

 

그런데 저희가 가려고 하는 지역들은 웃돈 경쟁이 붙어서 몇 만 파운드를 얹어서 사겠다고 오퍼를 넣어도 거절당하는 상황이에요. 

 

저희가 이사하려고 생각하는 지역은 런던 북서쪽에 있는 Hertfordshire의 Watford라는 곳과 런던 남서쪽의 Worcester Park/Morden 지역이에요. 


처음, 왓포드로 결정한 이유

 

처음에는 우스터파크쪽으로 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집에서 거리가 멀다 보니 현실적으로 뷰잉을 가는 게 힘들어서 남편과의 의논 끝에 왓포드로 지역을 변경했어요.

 

왓포드가 집에서 좀 더 가까워서 현실적으로 뷰잉하기가 수월하고, 그 외 이런 저런 개인적인 이유로 왓포드로 결정하고 왓포드로 몇 번 집을 보러 갔어요.

 

왓포드가 어딘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왓포드는 Hertfordshire에 있는 타운으로 런던 북서쪽에 있으면서 왓포드 정션 역에서 런던 유스턴 역까지 기차로 17-20분이면 도착하는 교통의 요지예요.

 

왓포드의 장점은 일단 교통이 매우 편리하고, 초등학교들이 전반적으로 모두 좋고, 왓포드 안에 완전한 그래머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selective 로 학생을 뽑는, 이름만 과거의 그래머스쿨 이름을 유지하고 있는 괜찮은 세컨더리 스쿨들이 있기 때문이었어요.

 

또, 왓포드 안에서 왠만한 모든 쇼핑이 해결되고, 왓포드에는 하이드파크보다 더 큰 카시오베리라는 아주 좋은 공원이 있어요.

 

왓포드에서 외곽으로 나가기 위한 고속도로 접근성도 좋고, 런던으로 가게 될 경우 런던 유스턴 역에서 시내 접근성도 좋다는 것도 큰 장점이죠.

 

특히, 세컨더리 스쿨의 경우 이름은 그래머 스쿨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지만, 완전한 그래머는 아니라는 점도 저는 마음에 들었어요.

 

학교 근처 사는 아이들도 일정 부분 입학이 가능하고, 그 외에는 모두 시험을 쳐서 입학하게 되는데, 시험으로 첫째가 입학하게 되면 둘째는 형제자매가 재학하고 있을 경우 그 조건으로 시험 없이 입학가능하다는 게 또 하나의 장점이었어요. 

 

즉, 아이들 입학 시험 공부를 한 명만 시키면 된다는 게 장점! 대신, 첫째가 입학하기만 한다면 말이죠.

 

일반 공립 학교들은 부모들이 자녀 등하교 시키기 편하도록 형제나 자매가 이미 그 학교에 다니고 있을 경우에 입학 우선순위가 주어지는데, 시험으로 들어가는 학교들은 대부분 그런 특혜가 없어요.  그러나 왓포드에 있는 그래머 스쿨들을 그런 특혜가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그 외, 왓포드에 친한 가족이 있고, 런던 북쪽에 친한 친구들이 있어서 기왕 새로운 지역으로 간다면 친구들 가까이 있을 수 있으면 그것도 정말 큰 장점이라 생각했어요.

 

그러나!!! 마음에 들었던 집 오퍼가 거절되고, 이후에도 몇 개 집을 뷰잉을 하였으나 저희 마음에 드는 집을 못 찾았습니다.

 

왓포드에서 저희 예산과 조건에 맞는 집 구하기가 힘들었던 이유는,

1) 저희 조건에 맞는 집들은 기차역에서 멀거나 금액이 아주 비싸다,

2) 예산과 조건에 맞는 집은 대부분 외국인 비율이 매우 낮은 빌리지 같은 곳들에만 나온다,

3) 그리하여 교통도 좀 불편하면서 학교를 들어가면 우리 아이만 유일한 외국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는 이유 때문이었어요.

 

교통도 편리하고 근처 학교도 좋으면서 집 크기가 4인 가족이 살기에 괜찮다 싶은 집들은 저희 예산을 훌~쩍 넘어서더라구요.

 

예산을 늘리는 건 불가능하고, 예산을 줄이면 집이 너무 협소해져서 4인 가족이 살기 힘들고..

 

그리하여 저희가 타협할 수 있는 건 시내에서 더 멀어져서 교통 불편을 감수하는 것인데, 그런 지역은 모두 영국인 뿐.

 

그런 곳에서 유일한 외국인 학생으로 우리 아이들이 학교 생활하는 건 원치 않다 보니 왓포드 지역을 잠시 접고 처음의 마음처럼 다시 우스터파크/뉴몰든 인근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우스터파크 및 인근 지역

 

그래서 지난 몇주전부터 우스터파크에 뜨는 매물을 계속 보고 있는데, 현재 봉착한 어려움은 이 동네는 괜찮은 집이 나왔다 하면 불티난 듯 바로 팔려버리네요?!!

 

불티난듯 팔려버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아예 뷰잉을 잡는 것도 너무 너무 힘들어요.

 

부동산마다 다르지만, 일부 부동산은 자기들에게 등록된 고객들에게 먼저 이메일로 새 매물 소식을 알려주는 경우도 있고(Curchods 부동산이 대표적)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새 매물 소식을 등록된 고객들에게 먼저 알려주는 곳의 경우, 거기서 쓰는 집은 그날로 바로 "Sold", "Under Offer"가 떠버려요. 뷰잉조차 불가능한거죠.

 

그 외의 집들은 Rightmove에 올라오자마자 뷰잉이 거의 다 차버려요. 그날 올라온 집을 보고 그날 부동산으로 연락해도 뷰잉이 다 찼다고 한 일을 몇 번 겪고 기가 막힌 나머지 부동산에 물어봤어요. 도대체 뷰잉을 몇 개 받으면 다 차는 거냐구요. 그랬더니 경우마다 다른데 15-20개, 혹은 25개 정도씩이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토요일에 몰아서 뷰잉을 진해한 집은 무조건 그 주말을 지나면 모두 under offer 딱지가 붙어있어요.

 


뷰잉 전략 변경

 

처음에는 왓포드로 결정한 후 왓포드 지역의 매물만 보다가 이제는 지역을 더 확장해서 전방위적으로 어디든 우리 조건에 맞다면 가서 보는 걸로 방향을 바꿨어요. 

 

처음에는 왓포드와 우스터파크 지역 내에서도 특정 동네로 가고 싶다고 생각하며 구글맵에서 그 지역을 동그라미 쳐가며 그 동네에 우리에게 맞는 집이 뜨기를 기다렸는데요.

 

지금은 우리가 그런 거 가릴 처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고 어디든 예산에 맞고 교통 편리하고, 근처 초등학교 괜찮고, 집 상태 괜찮으면 왓포드면 왓포드, 우스터 파크면 우스터파크, 그리고 그 인근 지역까지 확장해서 Morden, North Cheam, Sutton까지 두루 다 보고 있어요. 레인즈파크와 Morden 역 사이 지역까지두요.

 

왓포드 지역은 왓포드에 한정하는 이유가, 왓포드의 경우 왓포드를 낀 기타 지역은 외국인 비중이 현저히 떨어지는 반면, 우스터파크 지역은 인근의 모덴, 노스 침, 서튼까지도 외국인 비중이 높고, 교통 편리성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이제 뷰잉 예약을 잡는 전략도 바꿨어요.

 

매 시간마다, 아니 그냥 틈날때마다 Rightmove를 계속 새로고침해서 새 매물을 확인하고, 우리 예산 범위에 적당한 크기의 집이 떴다 하면 상세 사진 확인 전에 일단 전화를 해서 뷰잉부터 예약을 확보합니다.

 

그런 다음에야 부동산 사이트에 뜬 집 내부 사진을 자세히 보고, 스트릿뷰도 보고, 실제로 그 집을 보러 갈지 말지 결정한 후, 굳이 뷰잉이 필요없겠다 싶은 경우 부동산에 바로 연락해서 뷰잉을 취소해요.

 

딱 두 집을 그렇게 뷰잉 잡았다가 취소를 했어요. 그럼, 뷰잉 대기자들에게 부동산에서 연락해서 뷰잉을 채운다고 합니다.

 

또, 뷰잉하러 가는 자세도 저희는 단순히 집이 어떤지 보러 가는 정도가 아니라, 최소한의 조건만 맞다면 오퍼도 넣는다는 입장으로 전환했습니다.

 

오퍼를 넣어도 집 주인들이 캐쉬 바이어나 노 체인 바이어를 선호해서 저희 같이 체인 있는 사람들은 거절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더라구요. 우스터파크 한 부동산 직원에 따르면 아예 체인 있는 바이어는 뷰잉조차 안 받는 집 주인들도 있대요.

 


 

런던 Morden 지역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

 

Morden 지역은 호불호가 좀 갈리는 지역인데요. 이 지역을 볼지 말지 오랫동안 고민을 하다가 결국 이번주 토요일에 Morden 쪽 집 한 곳 뷰잉을 예약했어요. 매물을 보자마자 거의 바로 전화하다시피 했는데, 이미 예약이 다 차고 딱 2개 슬롯만 남아있더라는 사실!

 

모덴 지역은 전통적으로(?) 좀 rough 한 곳이었다는 별로 좋지 않은 명성이 좀 있고, Morden 역에서 Rose Hill을 거쳐 남으로 쭉 연결되는 St Helier Estate 이 과거 카운슬하우징으로 평판이 그닥 좋은 편이 아닌 것 같아요.

 

결정적으로, 시내도 많이 칙칙하다는 게 단점으로 많이 지적되고, 작년에는 바로 저 St Helier 지역 내 초등학교 근처에서 총기 사고도 있었다고 해서 저도 좀 머뭇거렸는데요.

 

교통이 정말 좋다 보니 매력이 있습니다.  특히, Morden 지하철 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25분이면 남편 회사 앞 지하철역에 도착해요.  이런 교통 편의성을 절대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괜찮은 골목에, 적당한 집이 좋은 위치에 나온다면 그런 집도 보기로 결정했어요. 

 

Morden은 교통이 그렇게 좋은데, 집값이 인근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저렴하고, 반면 지역 내 초등학교들은 전반적으로 모두 좋아요. 

 

그래서인지 최근 젊은 가족이 많이 유입되고 지난 2-3년간 South East London 지역에서 집값이 제일 많이 오른 지역이 Morden이라고 해요.  

 

제가 부동산 사이트를 매일 보다 시피 한 작년 겨울을 돌이켜봐도 현재 나오는 가격들이 1년 사이 20% 혹은 그 이상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것 같아요. 3개월 전과 비교해도 5-10%는 오른 거 같은 느낌.

 

모덴의 시내도 몇년안에 refurbish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Merton council에서 모덴 역사 포함 시내를 재개발하기 위한 consulation은 이미 받았는데, 진행은 아직인 것 같더라구요. 시내 재개발도 돈이 있어야 할테니..

 

그래도 언젠가 시내 재개발을 하기만 한다면 시내 도서관과 역사 주변이 싹 바뀌니 더 편리해질 거 같아요. 근처 공원들도 있고 교통도 편하고 집값도 상대적으로 부담할 만한 수준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일단, 남편이 주말에 뷰잉 겸 실사를 다녀와서 어떤 이야기를 해줄지 들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런던 남서쪽의 모덴, 스톤리, 우스터파크, 침, 서튼.. 어디든 요즘 이쪽 지역에 집을 갖고 계신 분들 중 이사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지금 아주 좋은 값에, 맘에 드는 조건의 바이어 골라가며 집을 파실 수 있는 기회 같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왓포드와 우스터파크 및 인근지역을 마음에 두고 저희 살 곳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집을 찾으며 저희가 원하는 이상과 저희가 처한 현실 사이에서 무엇을 얼만큼 타협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어디로 가게 되든, 올 겨울에는 남편이 출퇴근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