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생활/부동산 및 집구하기

한국과 영국의 부동산 구매 부대비용 비교

옥포동 몽실언니 2022. 3. 6. 08:00

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국과 영국의 부동산 구매에 따른 부대비용을 비교해볼까 해요. 

얼마 전 이사와 관련해서 쓴 글에 어느 분께서 한국은 세금 때문에 이사를 가려고 해도 갈 수가 없다고 하신 댓글을 다셔서 궁금해서 잠깐 검색을 해봤어요.

영국에 살고 있는 제게는 영국의 부동산 취득세와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정말 비싸게 느껴지는데, 한국에 계신 분들께는 아무래도 한국의 부동산 취득세 같은 게 부담이 되겠죠?  각자 자기 앞에 놓인 근심이 큰 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구글에서 한국의 부동산 취득세를 검색하니 한국경제TV의 기사가 뜨네요.

출처: https://www.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A202012160327

 

세금 폭탄에 치솟은 복비까지.  그 때문에 이사를 가기 힘들다는 요지의 기사인가봐요.

16억원 집구매시 취득세 6,000만원, 부동산 중개 수수료 1,500만원이라고 하네요.

 

한국보다 더 비싼 영국의 부동산 취득세와 중개 수수료

이 단편적인 사실만을 영국과 비교하자면, 영국은 똑같이 16억원 집 구매시 취득세와 부동산 중개 수수료가 한국보다 더 비쌉니다.  그래서 영국 사람들도 이사를 못 가요. 하하하.  

진짜로 그렇습니다.  영국 사람들에게는 전에 글에서도 썼듯이 이사가 정말 힘들어요.  서로 서로의 집이 물려서 이사를 가기 위해 인내해야 되는 시간도 길고, 중간에 어떻게 엎어질지 모르기까지 하거든요.  집을 사기로 하더라도 계약금을 내는 게 없기 때문에 중간에 누구 하나라도 막판에 마음을 바꿔서 집을 안 팔겠다고 해도 금전적인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누구든 집 구매 계약 과정 중에 마음을 바꿀 수 있지요.  

16억원짜리 집을 영국에서 구매할 경우, 오늘 환율로 계산하면 988,800파운드라고 합니다.  98만 8,800파운드죠.  아, 이런 돈을 대출받을 수 있다면 런던에 적당한 집을 살 수 있을텐데, 16억짜리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들 부럽습니다.

이런 집을 산다고 했을 때, 영국에서 내게 되는 취득세는 42,630파운드에요.  구글에 검색하면 영국 부동산 취득세(Stamp Duty)를 계산해주는 웹사이트가 많이 있어요(영국 부동산 취득세 계산해주는 사이트 링크 클릭).

42,630파운드면 한국돈으로 6,893만원입니다.  한국에서 집 살 때 내게 되는 취득세보다 약 900만원 더 비싸네요.

 

영국과 한국의 부동산 중개 수수료율

부동산 중개수수료는 얼마일까요?  영국에서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대개 집값의 1%에서 2%입니다.  거기에 부과세 20%가 또 붙어요.  즉, 결국 내게 되는 돈은 1.2%에서 2.4%라는 거죠.  

한국은 매매 거래대금액에 따라 부동산 중개 수수료 상한선이 정해져있는 것 같은데요.  9억원 이상 고가주택의 경우라도 상한요율 0.9% 이내에서 협의해서 결정하게 되어 있다고 하네요.  9웍원 미만의 경우에는 0.4-0.6%로 상한선이 정해져있는 것 같구요(자료 링크).  

16억짜리 집을 영국에서 샀을 때 부동산 중개료로 내게 되는 돈은 적어도 1만 1865파운드에서 최대 2만 3731파운드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  한국돈으로 1,919만원에서 3,838만원까지 내게 됩니다.  한국에서는 부동산 수수료가 1,500만원이라니 저렴한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는 부동산 매도자만 부담하는 중개 수수료

영국에서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집을 파는 사람만 내는 겁니다!  집을 사는 사람은 수수료가 들지 않아요!

한국의 중개수수료는 매입자, 매도자 양측에서 모두 부담하도록 되어 있어서 결국 둘이 함께 내면 영국과 비슷해지는 것 같습니다. 

머니투데이에 나온 기사(링크 클릭)를 보면 영국에서는 중개보험료율이 2.0-3.5%라고 나오는데, 이런 자료는 어디서 가져온 건지 모르겠네요.  저렇게 높은 중개보험료율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영국에서는 집을 사는 사람은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지만, 일단 부동산 시장에 발을 들여서 1주택을 소유한 상태가 되면, 이사갈 집을 살 경우 자신이 살고 있던 집을 팔아야 합니다.  그러니 자기 집을 파는 것에 대한 수수료는 온전히 자기 부담이 되죠.  

그러므로 무주택자가 처음으로 주택을 구매할 경우에만 부동산 수수료를 물지 않고, 이후에 이사를 다니게 될 경우에는 각자 자신이 파는 집에 대한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전액 자기만 부담하게 됩니다. 

그러니, 각자 사고 파는 집에 대해 반반 나눠내느냐, 자신이 파는 집에 대해서만 전액 내느냐의 차이일 뿐인 것 같습니다. 

 

영국 부동산 중개 수수료 외의 부대 비용

영국에서는 중개수수료만 내는 걸로 끝나지 않습니다.  집 등기를 새로 작성하고, 매도자와 매수자 간에 은행 대출금 및 보증금을 옮길 때 변호사를 반드시 끼고 진행하게 되어 있어요.  

한국은 부동산 직거래가 가능하다죠?  영국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변호사 서비스를 반드시 이용해야 하므로 변호사 비용이 들고, 대출을 받고 집을 구매하므로 돈을 빌려주는 은행에서는 반드시 집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조사를 하도록 요구해요.  그 비용이 또 100만원이 넘게 들어요.  영국은 오래된 집이 많다 보니 집 자체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지, 석면이 있지는 않은지 기타 여러 조사를 진행합니다.  

그래야 집에 대한 실제적인 가치를 은행에서 판단할 수 있고, 대출금이 적당한지도 판단하며, 혹시라도 대출자가 대출금을 갚지 못했을 때 은행이 떠맡게 될 리스크에 대해 계산할 수 있거든요. 

 

영국에는 없는 1가구 1주택 종합부동산세

세금의 세상은 참으로 복잡한 것!

집 관련 세금을 취득세와 부동산 중개 수수료만으로 따질 수는 없습니다. 

영국은 한국에 비해 취득세가 높고 부동산 중개 수수료도 높아요.  그러나 1가구 1주택에 대한 종부세 같은 게 없습니다.

한국도 1가구 1주택의 경우 종부세 면세 한도가 있어서 실제로 종합부동산 세에 의해 세금을 내는 인구는 전체 인구 수의 2%에 불과하다고 하기는 하네요(기사 링크). 실제로 70% 가량의 사람들이 내는것 종부세 평균이 50만원이라고 합니다. 

 

결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세금 제도는 워낙 복잡해서 이런 단편적인 몇 가지만 비교해서 세금이 높네, 낮네를 따질 수가 없습니다. 

좀전에 살펴본 것처럼 16억 짜리 주택 구매시 영국은 한국에서보다 취득세를 900만원 가량 더 많이 내게 되는데, 16억 고가 주택에 대해 이 돈으로 수년간 종부세를 낸다 치면 영국이나 한국이나 돈돈입니다. 

한국은 한국대로 세금이 더 높은 부분이 있을 것이고, 영국은 영국대로 세금을 더 부과하는 부분이 있을 거예요. 

또 세금에는 그 뒷면이 있죠.  어떤 부분에 대해 얼마만큼의 공제 혜택을 제공하느냐!  얼마까지를 공제 한도로 하느냐! 

영국은 소득에 대해서는 한국에 비해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요. 얼마전 다른 글에서 적은 적이 있는데, 연봉 5천만원, 8천만원, 1억 이상 등의 소득자의 경우 한국에서 실수령하게 되는 액수가 매월 90만원에서 100만원 가량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그러나, 한국에서는 소득세 덜 내는 걸 모아서 종부세를 준비해야겠죠? 

세금의 세상은 정말로 복잡합니다.

누구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느냐는 또 국가의 철학과도 관련이 있거든요.  부자에게 더 많은 돈을 부담시킬 것이냐, 부자의 기준은 어디로 할 것이냐, 근로소득에 얼마만큼의 세금을 부과할 것인지, 불로소득에는 얼만큼의 세금을 부과할 것인지, 증여와 상속에 대해서는 얼만큼 정당한 소득으로 볼 것인지, 그에 대해서는 얼마만큼의 세금을 부과할 것인지. 

그래서 참 어려운 게 세금입니다.

그러나 세금이 어떻든 간에 저희 같은 일반인들은 자신의 일자리가 있는 나라에서 성실히 일을 하고, 성실히 납세의 의무를 지고,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세금이 어떻든 이사를 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런 거겠죠?

다만, 우리의 세금이 정당한 곳에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언제나 감시하고, 우리의 뜻에 최대한 일치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정치인을 선거를 통해 선출함으로써 대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부동산 취득세로 시작한 글이 선거에 대한 글로 끝을 맺게 됐네요. 

정작 이렇게 글을 쓰는 저는 영국에서 선거에 참여를 못했어요. ㅠ 애 둘 데리고 있는 상황에 런던까지 가서 투표할 여력이 없습니다. ㅠ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며 오늘 글을 여기서 마칩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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