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부동산] 영국에서 집 구할 때 꼭 알아봐야 할 것!

오늘 글에서는 영국에서 집을 구할 때 꼭 알아두면 좋을 정보를 소개할까 합니다.  

그건 바로 영국에서 EPC라고 줄여서 부르는 것인데요. 

1. EPC 란 무엇인가

2. EPC 정보 찾는 방법 

3. EPC 내용을 보는 방법

에 대해 소개할까 합니다.

 

1. EPC 란 무엇인가

영국에서 렌트할 집을 찾든, 매매할 집을 찾든, 어느 경우에나 온라인 부동산 사이트를 이용하게 됩니다.  영국에서 집 구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이트가 Zoopla 와 Rightmove 두 곳인데요. 

저의 경우 Rightmove 사이트의 인터페이스가 익숙하고 편해서 Rightmove를 이용하는 편입니다.

라잇무브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매물을 검색하면 항상 매물 정보 중에 EPC 를 볼 수 있는 메뉴가 뜹니다. 

EPC란 Energy Performance Certificate 의 줄임말로, 에너지 성과 증명서라고 번역할 수 있는데요.  이 집의 에너지 효율이 얼마나 좋은지 알수 있는 증서입니다. 

이 집이 단열이 잘 되는지, 보일러 상태는 좋은지, 창문은 이중창이 잘 설치되어있는지 등 이 집의 에너지 효율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이 집의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할 수 있는 서류라 할 수 있습니다. 

2. EPC 정보 찾는 법

보통 라잇무브 웹사이트에서 각 매물별로 EPC 정보가 올라오지만, 간혹 그 란이 비어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그 집의 주소만 안다면 해당 정보를 정부 웹사이트에서 직접 검색할 수 있습니다. 

EPC 검색하는 사이트: https://www.gov.uk/find-energy-certificate 

위의 정부 웹사이트에 가서 주소만 검색하면 각 주택의 EPC 상세 보고서를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저도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라 요즘 집을 찾아볼 때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위의 사이트를 가면 아래와 같은 페이지가 나옵니다. 

저기서 Start now 버튼을 누르면 이제 EPC 증서 찾기 시작입니다. 

Start now를 누르면 다음과 같은 화면이 나옵니다.  그럼, 일반 주거 건물일 경우 첫번째, A domestic property를 클릭한 후 Continue를 누르면 됩니다. 

 

일반 주거용 주택을 검색한다고 클릭하고 나면 집의 우편번호를 입력하라는 창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그럼 집 우편번호를 검색해보면 됩니다. 

 

그런데 정확한 우편번호를 모를 경우, Street 이름과 도시 이름만으로도 찾아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바로 다음 창과 같이 말이죠. 

 

예전 제가 살던 칼리지 기숙사가 있던 길 이름을 검색해보겠습니다.  그 길은 Linton Road 고, Oxford에 있었죠. 

 

 

길 이름과 도시 명을 입력한 후 Find를 누르면 다음과 같이 해당 길에 있는 집들의 EPC 목록이 죽 뜹니다.  각 목록에서는 각 집들의 EPC가 언제까지 유효한지도 보여줍니다.  대체로 한번 받으면 10년간 유효한 것 같습니다.  

집 내부 공사를 새로 해서 구조적인 변화가 생겼을 경우, EPC를 새로 받으면 새 EPC가 등재될 수 있습니다.

3. EPC 정보를 보면 알 수 있는 것

EPC를 찾아보면 뭘 알 수 있을까요?  간단하게 말해서, 내가 관심있는 집의 에너지 효율이 어떤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21번 Linton Road 집의 EPC를 한번 볼까요?  2031년까지 유효한 것으로 나오는 걸 보니 2021년, 즉 작년에 받은 것인가 봅니다.  D 면 괜찮은 수준입니다. 

자, 21번지 집을 클릭하면 아래와 같은 상세한 보고서가 화면에 나타납니다. 

주소 옆에는 Energy Rating이 D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이게 2021년 10월 4일까지 유효하다고 나옵니다. 

이 EPC를 정부 웹사이트에서 직접 찾아볼 때의 장점은 집 내부 면적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아래에 제가 표시한 부분 중에 Total floor area 가 329 square meters 라고 나오죠?  집에서 가든 면적 제외하고 집 내부 공간의 총 면적이 329 제곱미터라고 나와있습니다.  한국식으로 변환하면 99.52평.  거의 100평짜리 집이네요!!!! 

 

이 EPC를 보면 여러가지 유용한 정보를 더 알 수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세를 놓으려면 집의 에너지 효율 상태가 최소 A에서 E가 되어야 합니다.  F인 집은 세를 놓을 수 없게 되어있다는 사실!  바로 아래에 제가 밑줄 그어둔 부분입니다. 

 

위의 화면 캡쳐를 보시면, 잉글랜드 지역와 웨일즈 지역의 평균 에너지 등급이 D이고, 점수로는 60점이라고 합니다. 

제가 현재 사는 집은 69점인데요.  평균보다 높지만, 현재 실내온도를 20도로 해 놓고 지내면 4월말인 현재도 실내가 추워서 집에서 오리털 파카 차림에 양말 필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달 전기/가스 요금이 140파운드가 나오고 있습니다. ㅠㅠ 4월부터 전기가스요금이 작년보다 딱 2배가 됐기 때문인데요. 

이런 상태로는 겨울이 되면 300파운드(48만원)쯤 나오면 어쩌나 걱정하는 중입니다.  그러므로 월세든, 매매든, 집을 구하기 전에 EPC를 확인해보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EPC가 낮은 집이면 난방료가 더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죠!

EPC 보고서를 죽 스크롤해서 내려 보면 각각 어떤 항목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집은 저 넓은 집에 창문이 이중창이 아니라고 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D등급을 받았다니 고무적인 결과입니다.  천장 단열이 잘 되어 있고, 보일러 상태가 좋아서 그런가봅니다. 

벽 단열 상태가 좋지 않다고 나오는데, 옛날에 지어진 집들은 벽 단열 상태를 확인하기 힘들어서 그런지 아니면 옛날의 건축 방식 때문인지 대체로 다 안 좋다고(Poor) 하다고 나오기 때문에 저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보고서 마지막에는 어떤 조치를 취하면 이 집의 에너지 효율이 올라가는지 알려주고, 그런 조치를 모두 취했을 경우 잠재적으로 얼마까지 에너지 효율이 올라갈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이 집의 잠재력은 B네요.  매우 높습니다.  B는 최근에 지어지거나, 공사를 마쳤거나 하는 주택이나 플랫들(아파트)의 에너지 등급이에요.  사실 주택 중에서 B인 집은 아직은 보지 못했는데, 사람들 말이 신축 주택들은 B인 경우가 있다고 해요. 

B인 집들은 겨울에도 그렇게 춥지 않아서 남향 집의 경우 해가 잘 들어서 겨울에 난방 가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영국 겨울이 한국처럼 영하 십몇도까지 내려가는 기온이 아니다 보니 그게 더 가능한 것 같아요. 

그러나, 남편 지인 중에 B인 플랫에 사는 친구가 있었는데요.  그 친구는 하는 말이, 겨울에도 안 춥지만 대신 여름에 매우 덥다고 하더라 하네요. 하하하.  단열이 매우 잘 되는데, 여름에 집 안으로 들어오는 열이 밖으로 잘 안 빠지나 봐요. 그런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결론

이렇게 EPC 보고서를 잘 읽어보면 집을 볼 때 어떤 점을 더 주의해서 볼지, 집 가격을 협상할 때 어떤 점을 들어서 협상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있어서 유용하고 좋습니다. 

집을 렌트하거나 사는 입장에서는 그 집에 미리 살아본 게 아니다 보니 집에 대한 정보가 현재 거주자나 현 주인보다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정보비대칭'이라고 부르지요.  상대방은 정보가 많은데, 우리는 정보가 적은 상황.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협상에 불리한 조건입니다.  돈을 낼 사람은 우리지만, 그래도 우리가 을이 됩니다. 

그런만큼 집에 대해 최대한 조사를 해서 최대한의 정보를 확보함으로써 최대한의 가격 협상력을 가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영국에서 모든 집에 대해 이렇게 에너지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고, 검색도 쉽게 되어 있는 건 참 인상적입니다.  저는 한국에서는 부동산을 구매해 본 경험이 없어서 집 사는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월세를 살게 되는 집에 대해서도 이렇게 에너지 효율 등급을 미리 알 수 있다면 그건 참 유용할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 집을 구매하거나 월세를 구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오늘 글을 여기서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