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초등학교 생활

영국 초딩맘의 지역 도서관 예찬론

옥포동 몽실언니 2022. 10. 22. 07:59

첫째 잭이 영국에서 초등학교를 입학하며 첫 학부모 역할에 정신없는 몽실언니입니다.  영국에서는 저도 대학원 생활밖에 안 해본터라 초등학교 학부모가 된다는 게 어떤 일인지는 이제야 하나씩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어요.

그 중 요즘 저희 생활을 풍요롭게 해 주고 있는 지역 도서관 이용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몇 달 전부터 저희 첫째 잭이 늘 “한 번도 안 본 책”만 읽고 싶다고 해서 창고에 있던 안 읽은 책 꺼내가며 책 돌려막기 하느라 힘들었는데, 최근 몇 주전부터는 지역 도서관에 가입해서 한번에 20권씩 책을 빌려오는 덕분에 읽을 책이 풍성해졌어요.

그 덕분에 아이도 새로운 책을 즐겁게 보고, 저도 여러 책을 읽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요즘 저희 독서의 주요 테마는 우정, 친구관계, 바른 행동이에요.  학교에서 선생님께서 권해주신 테마입니다.  아이가 친구 만드는 스킬이 부족하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참는 참을성이 부족하다고 도서관에 가서 우정, 친절, 바른 행동에 관한 책들을 빌려서 많이 읽어주라구요.

선생님으로부터 숙제를 받았으니 숙제를 해야죠.  그 덕에 첫째를 학교에 보내고 둘째를 유모차에 태워 같이 도서관에 가서 우정, 학교 생활, 바른 행동에 대한 책들 중힘으로 책을 20권 빌렸고, 그 책들을 반납하고 또 20권을 빌려왔어요.

동네에는 도서관이 많으면서 적어요.  적지만 많구요.  많다고 한 이유는 집 주변에 갈만한 도서관이 세 곳은 되기 때문인데, 적다고 하는 이유는 이 세 곳이 모두 집에서 거리가 좀 있다 보니 차를 타고 가야 한다는 단점 때문입니다.

그 중 그나마 한 곳은 저희가 사는 Epsom 이라는 지역과는 행정구역이 다른 곳에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도 회원가입이 가능해서 현재는 그 곳만 이용하고 있어요.  그 곳은 바로바로 우스터파크 러이브러리입니다.



회원가입 - 온라인으로

코비드 이후에 참 많은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바뀌었어요. 편한 점도 많지만 불편한 점도 참 많아요.  IT 기계 활용이 익숙치 않은 분들, 특히 노인이나 일부 장애인은 정말 불편할 수 있습니다.  

저만해도 불편해요.  첫째 등교 후 어린 둘째 아이를 동반해서 도서관을 가야 하는데,  그냥 도서관에 가서 그 자리에서 바로 회원가입을 할 수 있으면 편할텐데 그건 안 된다는 겁니다.  도서관에 가기 전에 시간을 내서 온라인으로 일일이 제 손으로 제가 가입해야만 합니다.  전에는 사서가 해 주던 일이 이제 도서관 방문자가 직접 해야 하는 일이 됐어요.

현재 회원 가입은 저와 함께 도서관을 방문한 둘째 뚱이것만 했어요.  아이 이름을 책을 빌리면 대여기간이 길고, 혹시라도 연체됐을 때 연체 수수료가 싸다고 예전 동네 아빙던 사서가 아이 책은 되도록 아이 회원증으로 빌리라고 권했거든요.  이 동네라고 크게 다를까 싶어 아이 이름으로 된 회원증을 만들었습니다.

아이 당 총 25권까지 3주간 대출 가능하고, 온라인 앱을 통해 연장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희는 유모차 장바구니가 작기도 하고, 기억하기 쉬운 숫자만큼의 책만 빌려야 집이 있는 책과 헷갈리지 않고 관리가 쉬울 것 같아서 매번 딱 20권만 빌리고 있어요.

도서관이 규보 자체는 참 작고, 어린이 도서 코너도 작은 편이에요. 그런데도 막상 책을 찾아보니 좋은 책이 너무 많고, 돈을 내지 않고 이런 좋은 책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뚱이와 제가 도서관에 가서 재밌는 책들을 많이 빌려오자 평소 도서관에 관심이 없다 못해 “도서관은 안 가고 싶어”라고 하던 저희 잭마저 도서관에 관심을 보여요.

자기도 동생처럼 도서관에 직접 가서 책을 빌려오고 싶다구요.

게다가 어딜 가나 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했는데, 돈을 내지 않아도 도서관에서는 좋은 책을 빌려준다는 것이 아이에게는 횡재처럼 느껴지나봐요.

그 덕에 저는 블로그에 좋은 책을 소개하고 공유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시간만 된다면 모든 책을 소개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그러지 못해 아쉬워요.  거주지역 근처에 도서관이 있다면 한번 꼭 가보세요. 겉보기 규모, 물리적 규모에 관계없이 생각보다 좋은 책이 많이 소장되어 있을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