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in 2023

아이가 자랄수록 육아일기가 조심스러워졌어요.

옥포동 몽실언니 2023. 8. 30. 07:38

이게 제 블로그가 요즘 조용했던 이유 중 하나예요.  

아이가 자랄수록 아이를 키우면서 일어나는 일들과 그런 일들에 대한 제 생각을 많은 분들에게 공개되는 블로그라는 지면에 쓰는 것이 얼마나 적절한 일인지 고민이 됐거든요.  

저희가 작년 여름 한국분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인근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그 부분이 좀 더 조심스러워졌어요.  저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해도 제 블로그로 잭과 뚱이의 사진으로 우리 아이들을 알아보는 분들이 있있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우리 아이의 학교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혹시 우리 아이에 대해, 아니면 우리 아이의 학교에 대해, 혹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괜한 선입견이나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들었거든요.

특히, 아이가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겪어 온 일들을 저 나름대로는 제 경험을 기록하고, 다른 분들과도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에 글을 쓴 건데, 이 글들이 누군가에게 불필요한 오해나 선입견을 불러일으킨다면 그건 제 의도에서 엇나간 일인데, 제가 그런 부분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수 있는지 스스로 의문이 들었어요. 

게다가 공공연히 아이들 얼굴이 나온 사진을 올리곤 했는데, 이제 아이도 나이가 들다보니 아이의 사생활과 아이의 모습이 담긴 글과 사진을 내가 '나의 육아일기'라는 이유로 온라인상에 내 마음대로 게재하는 것이 안전한 일일까 하는 질문도 스스로에게 하게 됐어요. 

그렇다면 나는 블로그를 닫고, 나 혼자 컴퓨터에 일기를 써 나갈 것인가?  나는 블로그를 왜 하고 있었나? 물음에 물음을 이어갔고, 정확한 답은 찾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저런 일상들이 바쁘게 지나가며 두 달이 넘는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사실 깊게 생각할 시간이 없어서 많은 생각을 잘 정리하지는 못했어요. 

그러다 오늘 큰 맘먹고 몇 달만에 블로그에 다시 들어왔습니다.  더 늦기 전에, 더 까먹기 전에 우리 아이의 반짝반짝한 순간들을 기록하고 싶고, 그 기록들을 언제라도 들여다 보고 싶어서 아이에 대한 이야기, 저의 이야기, 우리네 가족의 복작거리는 이야기들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거든요.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하나씩 풀어가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