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키우다 보면 매일 시간이 그냥 흘러간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는 여섯 시간이 그렇게 짧게 느껴질 수가 없다. 세상에서 가장 짧게 느껴지는 시간이 애들이 학교에 가 있는 시간 같다. 막상 아이들을 다시 만나면 반갑고, 그리웠고, 이쁘고, 기쁘다. 그러나 그 기쁨도 아이들이 방과 후 집에 돌아와서 둘이 부딪히고 싸우며 우는 소리가 나면 그 기쁨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마법이 일어난다.
곧 아이들을 데리러 나가기 전에 급하게 남겨보는 오늘의 성취 세 가지.
1. 몸 자주 움직이기: 남편이 내 방에 올 때마다 기꺼이 일어나서 산책과 휴식을 취했다.
2. 화이트보드 주문: 아이들의 주요 일정을 기록하고, 준비물이나 행사를 기록할 화이트보드 A4 사이즈 두 개 주문.
3. 아이들 주간 일정 출력: 지난주 금요일에 학교에서 보내온 뉴스레터를 찾아서 이번 주 한 주간 일정을 정리했다.
이 세가지 중 첫번째 일,
몸 자주 움직이기
이건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잘 지켜지지 않던 것이다. 요즘들어 몸이 좋지 않는 날들이 너무 많고, 그 때문에 틴틴도 내 걱정이 많다. 지난주부터는 감기까지 걸려서 주말 내내 머리도 무겁고 몸도 힘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오늘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서 쉬고 싶었지만, 할일 많은 엄마는 그저 쉴 수만도 없는 노릇. 누워있는다고 몸이 그저 나아지지도 않는다는 것도 아는 이상 그럴 수가 없다.
아이들 등교를 시킨 후 남편과 빠른 산책을 하며 우리 몸을 살리기 위한 몸살림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밀린 일들을 하나씩 처리했다. 내가 뭔가를 하는 중에 남편이 휴식하라고 라미인더를 주는 편인데, 그때마다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고, 내가 얼마나 시간이 없고, 휴식없이 이 모든 일들을 처리해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틴틴이 모르는 것만 같아서 오히려 틴틴에게 투정을 부리고 방해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었다.
그러나 그 결과가 어떠했던가. 지난 3월부터 내내 건강이 별로 좋지 않고, 예전같은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는 느낌.
계속 이러다가는 큰일 나겠다는 생각을 하고 8월부터는 다시 운동을 좀 해보려 했지만, 그마저도 2주쯤 그러고 나니 다시 몸이 힘들어져서 운동도 중단. 이젠 그나마 동네 산책을 하는 것으로 운동을 대체하고 있는데, 몸이 좀만 더 기운을 차리면 제대로 운동도 시작해볼 생각이다.
오늘은 틴틴의 방해를 방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 건강을 생각해주는 고마운 개입이라 생각하며 기꺼이 몸을 움직인 나 자신을 칭찬한다!
두번째로,
화이트보드 주문.
나에게 있어서 육아의 어려움 중 하나는 쇼핑을 할 게 많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위해 필요한 게 왜 이리 많은지. 요즘은 물건들을 가게에 가서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보니 온라인으로 이런 저런 쇼핑을 해야 하는데, 그 온라인 쇼핑들이 내겐 참 어렵다. 화이트 보드 하나 사려고 하는데,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물건이 너무 많다. 온갖 크기에, 온갖 색상에. 리뷰는 또 어쩜 이리 다양한지. 그것들을 빠른 시간에 살펴보고 신속하게 결정해서 구매를 완료해야 하는 것이 쇼핑을 즐기지 않는 나같은 사람에겐 부담이다.
이케아, 아마존, 문구사이트, 구글검색, 챗지피티, 이베이, 테무까지 둘러보다가 이베이에서 저렴한 가격의 화이트보드를 2개 주문했다. 처음에는 가족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큰 크기의 화이트보드를 생각했는데, 하나를 함께 쓴다는 것은 항상 갈등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므로 아이들 각자 사용할 작은 크기의 것을 두개 구입했다. A4 사이즈라 아이들 책상에 올려두고 필요한 사항들을 체크하는 정도로만 해도 앞으로 몇년간은 잘 사용할 것 같다. 몇 년간 아이들이 화이트보드를 부쉬지만 않는다면.

주간 일정 출력
마지막으로 아이들 주간 일정을 정리해서 출력했다. 날짜와 일정 세부사항이 나오는 표를 만들어서 출력했고, 앞으로는 같은 문서에 날짜와 세부사항만 변경해서 매주 출력해주면 될 것 같다. 책상에 올려두면 아이들이 매일 아침이든 저녁이든 자기 주간 일정표를 보고 하루의 일과를 예상할 수 있도록. 취지는 참 좋은데, 과연 매주 아이들 일정 정리하는 작업을 내가 지속할 수 있을지, 그것이 관건이다.
아이들의 주간 일정을 정리하다 보니 내가 잊고 있던 중요한 몇 가지 일정도 추가할 수 있어서 나에게도 도움이 됐다. 이번 주 목요일에는 둘째 아이 리딩 워크숍을 온라인으로 참석해야 하고, 2주간의 하프텀 방학 이후에는 곧이어 둘째 아이 교실 방문하는 일정도 안내되어 있어서 틴틴과 공유화는 구글 가족 칼렌더에 추가했다.
맺음말
가족의 생활을 꾸려나가는 일. 이 자체만으로도 파트타임 잡은 되는 것 같은데, 풀타임 일을 하는 엄마들은 일을 하며 이것들을 어떻게 수행해내는지 모르겠다. 세상에는 역시 대단한 사람들이 많고, 그들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내 주변에 항상 있었다.
블로그를 재개하며 앞으로 다시 기록하는 삶을 이어가보려 한다. 블로그 글의 카테고리도 다듬어보고, 예전 글도 수정하고, 오늘의 삶도 정리하며 심신을 다독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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