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초등학교 생활

[Year 1] 첫 교사-부모 면담

옥포동 몽실언니 2025. 10. 17. 18:58

둘째의 1학년 첫 학부모 면담

10월 14일 화요일 오후 3시 40분. 둘째 뚱이의 1학년 선생님과 첫 면담을 했다. 이 학교에서는 9월에 학기를 시작해서 매 첫 하프텀 중에 첫번째 부모-교사 면담을 한다. 각 가정에 주어진 시간은 10분. 오프라인으로 학교에 가서 선생님을 직접 만나서 할 수도 있고, 코로나19 시기 이후부터는 온라인 면담도 가능해졌다.

우리는 첫째 잭이 Reception Year 였을 때는 온라인 미팅으로만 진행됐기 때문에 모든 가정이 온라인으로 면담을 했다. 이후 오프라인 미팅을 재개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부모가 선택하다록 했다. 방과 후 시간에 진행되는 미팅이다 보니 아이들 둘을 돌봐야 하는 입장이라 우리는 온라인으로만 미팅에 참석했다. 그리고, 작년에 처음으로 첫째, 둘째 선생님 모두와 오프라인 면담을 했었다.

오프라인으로 만나니 좋은 점도 있었지만, 틴틴이 근무하는 시간에 틴틴에게 아이 둘을 맡기고 학교까지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좀 아깝게 느껴졌다. 그래서 올해는 시간도 아낄 겸 둘째 뚱이 선생님 면담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첫재 잭이 다니는 학교의 학부모 면담은 11월 중순에 있을 예정이다.

오늘 그렇게 둘째 뚱이의 1학년 첫 면담을 했다. 뚱이 반 담임은 파트타임 교사들이라 담임이 두 명인데 (작년에도 두 명이었다), 그 중 젊은 선생님인 단발머리 선생님과 면담을 했다. 선생님이 두 명인 것도 알았고 각 선생님의 얼굴도 알았으나, 오늘에야 난 정확히 이 선생님이 그 두 이름 중 어느 이름의 주인인지 알게 됐다. 

면담 내용

선생님은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먼저 해도 좋고, 자신이 전반적인 것을 이야기하며 시작해도 좋다며, 어떻게 하고 싶냐고 질문하셨다. 별 준비 없이 미팅에 임했던지라 나는 일단 선생님께 먼저 전반적인 사항을 이야기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이야기를 듣다가 내가 궁금한 게 있을 때 질문을 하겠다고.

전반적인 학교 생활

선생님께는 아이가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해서 지낸다고 하고, 항상 "저요, 저요! (Me, me!)" 하며 손을 들고 발표하려고 하는 아이는 아니지만 (그것을 장려하지도 않는다고 선생님은 부연했다), 가끔 스스로 자원해서 발표하기도 하고, 아이에게 기회를 주면 자기 생각을 잘 말한다고 했다. 

학교에서는 조용한 편이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에 대해 이해력이 좋고, 행동도 바르게 하며, 학교 내의 규칙을 잘 따른다고 했다. 

자유롭게 놀이활동을 하며 학습하는 시간에는 뭘 짓고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그쪽 영역에 가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편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뭘 만들 때 미리 생각을 하고 계획을 하도록 하고, 다 만든 후에는 라벨도 붙여서 그것이 무엇인지 적고 기록해볼 것을 장려한다고 하는데, 뚱이는 일단 만드는 작업에 뛰어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고 언급했다.  

언어 및 의사소통

그 외에 별 다른 사항 없이 좋은 이야기들을 해주셨고, 나에게 궁금한 게 있느냐 물으셔서 아이가 영어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편인데, 선생님이나 다른 아이들과 의사소통할 때 어려움은 없는지 여쭤봤다. 

선생님은 아이가 말을 할 때 목소리가 작은 편이라 자신이 다시 한번 물으면 자기 생각을 가듬은 후 다시 말한다며, 그렇게 다시 말하면 알아듣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난 선생님께 아이가 집에서는 아주 수다쟁이에 시끄러운 아이라고, 아마 학교에서 아직 영어에 자신감이 없어서 작게 말하고 그러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다. 아이 발음이 좋지 않은 편이고, 아이도 그걸 알고 있을 수도 있다고.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수업내용이나 상황에 대한 이해력은 아주 좋다며, 그래서 영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하셨다며, 좀 더 지켜보면서 아이에게 도움 줄 부분이 있을지 생각해보겠다고 하셨다. 

건의 사항: 하프텀 방학 이후, 선생님께 아이 발음 평가를 부탁드리고, 연습하면 좋을 발음들을 개선하기 위한 자료제공을 부탁드리면 좋을 듯하다. 어떤 발음들이 되고, 안 되는지, 정확하게 평가해서 해당 발음들을 집중적으로 좀 연습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일대일 책 읽기 시간도 가능할지 여쭤보자. 

첫째 잭은 Reception 학년 때는 선생님이 잭의 영어 발음이 좋지 않아서 (아마 발달장애를 의심하셨던 것 같다) 학교 내에서 아이 발음 평가를 실시한 후, NHS (국민보건의료서비스) 소속의 전문 언어발화치료사 선생님들께 아이 언어평가를 받도록 해주셨다.

NHS 서비스로 넘어가기 전에 담임선생님께서는 이 선생님들이 언어치료 시에 사용하시는 worksheet 을 구해서 복사해주시면서 아이가 어려움을 겪는 발음에 집중해서 발음을 연습하도록 해주셨다. 굉장히 쉽고 재밌게 만들어진 자료들이어서 아이에게 연습시키는 나도 재밌고, 아이도 재밌게 연습했다. 

그 과정에서 당시 아이의 target 발음이었던 s 발음 만들기에 성공했고, 이후 나는 아이 입에 연필을 물리고 책을 큰 소리로 읽게 하면서 아이 발음을 교정해나갔다. 

혹시 발음 교정 자료들이 온라인에도 있나 한번 뒤져보긴 해야겠다. 

눈에 나타난 틱 현상

두번째로, 지난 주에 아이 눈을 깜빡거리는지 한번 봐달라고 말씀드렸던 것에 대해 여쭤봤다. 선생님은 그 전에는 눈치를 못 채고 있었는데, 내 얘기를 듣고나서 보니 아이가 눈을 크게 껌뻑인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하셨다. 크게 깜빡이며, 눈을 자주 비비기도 한다고.  처음에는 아이가 낀 안경 때문인가 했더니 그게 아니더라고. 그런데, 선생님이 보시기에 지난주에 많이 심했고, 이번주 들어서는 좀 덜한 것 같다고 하셨다. 

나는 선생님께 요즘 들어 아이에게 생긴 환경변화가 좀 컸고, 그래서 아이가 좀 힘들어하는 것 같아 보여서 다음주부터 있을 2주간의 방학 동안 아이를 좀 편안하게 쉬게 해 줄 생각이라 말씀드렸다. 우리가 집에서는 한국말을 쓰는데, 아이는 항상 영어로 말을 해왔고, 그러다 9월부터 한국학교를 다니며 한국어도 좀 더 배우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 또 학교에서 1학년으로 올라가며 환경이 달라진 점을 말씀드렸다.

2주간의 방학을 보내고 나서도 아이의 틱이 지속되거나 나빠지면 지피(GP)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겠다고 말씀드렸다. 

선생님께서는 좋은 생각이라 하시며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 

미팅 마치기

서로 할 이야기를 거의 다 했는데, 온라인 미팅 창에 1분 몇십초가 남았다는 시간이 보였다. 생각해보면 아이의 학업적인 면이나 다른 것을 여쭤볼 수도 있었던 시간이다.  뭘 더 이야기할까 하다가도 급하게 대화를 마무리하는 것도 싫고, 선생님도 다음 미팅 전에 잠시라도 한숨 돌리셨음 해서 미팅을 거기서 마쳤다.

할 이야기 다 한 것 같고, 오늘 미팅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나누자 45초쯤의 시간이 남았다. 미팅을 시작할 때도 선생님께서 활짝 웃으며 미팅을 열어주셨는데, 시간이 조금 남았는데도 내가 마무리 인사를 건네며 미팅을 마치려 하자 선생님이 처음보다 더 밝은 미소로 웃으시는 것 같아보인 것은 나의 착각이었을까?

내게 주어진 10분의 시간을 다 써도 되는데 내가 불필요한 배려나 친절을 베푼 것일지 몰라도 굳이 급하게 대화를 마무리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렇게 우리는 미팅을 종료했다. 

첫째 잭의 선생님들과 하는 면담시간은 시작 전에도 항상 마음이 무겁고, 미팅이 끝나고 나서도 늘 고민과 걱정이 가득했다. 11월에 있을 미팅도 벌써부터 걱정된다. 둘째 뚱이 선생님들과는 늘 이렇게 화기애애하게, 좋은 이야기만 주고 받으며 미팅이 끝날 때마다 너무 대비되는 경험이라 기분이 묘하다. 학교 생활을 잘 하고 있는 뚱이가 기특하고, 뚱이에게 고맙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마음이 들면 이내 잭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내 마음이 무겁다. 

그리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이 미팅에서 좀 더 마음이 가볍고, 무겁고에 따라서 이 아이들 인생 전체가 더 걱정스럽고, 덜 걱정스러운 건 아니라고. 지금의 일시적인 내 기분일 뿐이라고. 

우린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노력해나갈 것이고, 그 과정에 실수도, 후회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다. 성인이 되고 나서 이후에 아이들이 맞닥뜨리게 될 세상과 삶. 지금은 그 긴 삶에 대비하여 배우고 준비하는 과정일 뿐, 교사의 피드백에 일희일비 하지 말 것. 

10월 20일부터 10월 31일, 2주간의 방학을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