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초등학교 생활

10월 하프텀: 1주차 활동 기록

옥포동 몽실언니 2025. 10. 29. 07:00

하프텀 방학을 열심히 보내고 있다. 정말 ‘열심히‘ 보내고 있다. 하프텀 전부터 몸이 안 좋았지만 ’엄마는 아플 시간도 없다’고들 하던 말을 떠올리며 어떻게든 몸을 쓰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 노력했다.

첫 주 주말

10월 18일 토요일: 아이들 한국학교

날씨: 기억 안 남. 

아이들 한국학교 간 날. 9월 4일 토요일부터 한주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다녔다. 이 날을 끝으로 한국학교도 2주 방학이다.

우리 부부는 그간 쌓인 피로감 때문인지 별 것 아닌 일에 투닥거리를 하며 작게 다퉜다. 하지만 이내 화해했다.

10월 19일 일요일: 베이킹과 교회

날씨: 부슬부슬 비

교회를 다녀왔다. 가든에 떨어진 사과들을 모아서 애플크럼블을 만들어갔다. 오랜만에 아이들도 베이킹을 함께 하겠다고 해서 아이들과 함께 크럼블을 만들었다. 망칠까 봐 걱정을 했지만, 생각과 달리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 다행.

교회에 가져갔더니 아직 감기가 다 낫지도 않은 몸으로 디저트까지 만들어온 마음이 너무 고맙다고 인사해주셔서 그 말씀에 내가 되려 감사했다.

크럼블 만들기


10월 20일 월요일: 호블다운

날씨: 거의 온종일 비

아이들과 호블다운을 다녀왔다. 오랫만에 가서 그런가 아이들이 신나게 놀았다.

밖은 비가 와서 야외 놀이터는 가지 않고 실내에서만 있었다.  다행히 지겨워하지 않고 몇 시간 재밌게 놀았다.

점심으로 아이들에게는 거기서 파는 어린이용 치킨너겟 밀을 사주고, 나는 커피를 마셨다.

아이들이 노는 사이 말동무 없이 혼자 멀뚱멀뚱 앉아있는 시간이 갑자기 어색했다. 참 오랜만에 갖는 느낌. 애들이 더 어릴 때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최근 이런 공간에 있을 땐 틴틴이 같이 있거나, 다른 엄마들과 함께 있거나 생일모임이어서 여러 사람이 함께 있곤 했다. 혼자 오니 적적했지만, 온전히 엄마로서의 내 존재를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앱솜 호블다운



10월 21일 화요일: 친구집 플레이데이트

날씨: 온종일 비 올 예정이었으나 저녁에만 비

전날 저녁에 잭 친구 엄마에게 오늘 혹시 놀러 오겠냐고 메시지가 왔다. 답장을 할 체력도 남아있질 않아서 그 메시지에 엄지 척을 겨우 누르고 그대로 잠들었다. 그리고 아침, 얘기한 시간까지 가겠다고, 초대해 줘서 정말 고맙다고 다시 메시지를 띄우고, 그 집에 가져갈 쿠키를 구웠다. 11시에 가서 3시 반 정도까지 애들 모두 신나게 놀고 돌아왔다.

이날 저녁, 우리 집 티비가 고장 났다!!!!!

10월 22일 수요일: 벤츠월드, 브룩클랜즈 공원, 코스트코

날씨: 비 올 예정이었으나 비 안 오고 날씨 온화. 저녁에 비.

아이들과 Brooklands Museum을 가려고 했는데, 거기까지는 가지도 못하고 Mercedes-Benz World에 가서 이것저것 해보고, Brooklands Skate Park에서 자전거 타고 뛰어놀다가 돌아왔다.

벤츠 월드는 입장료가 있는 곳인 줄 알았는데 입장 자체는 무료였다. 아이들이 (돈을 내서) 할 수 있는 액티비티들이 있어서 좋아했다. 5분에 £3, 10분에 £6 짜리 액티비티들이었다. 1분에 2천 원짜리 대형 오락실 느낌. 비쌌지만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다.

벤츠 월드에서 그 흥분을 그대로 담아, 브룩클랜즈 파크로 이동. 파크에서 신나게 자전거 타고, 구름사다리도 타고, 정글짐에도 올랐다.

3시가 좀 넘어서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남편 먹거리를 좀 챙겨주고 난 Sunbury에 있는 Costco에 가서 티브이를 사 왔다.

돌아와서 차에서 티비를 내리며 틴틴이 깜짝 놀랐다. 이 무거운 걸 혼자 어떻게 차에 실었냐고. 틴틴은 아직 모르나 보다. 엄마가 되면 이렇게 된다는 걸.

벤츠 월드에서 자동차 레이스

 

Brooklands Park 안 숲놀이터에 새로운 매달리기 기둥이 설치됐다.
Brooklands Park 안에 있는 놀이터 정글짐. 비가 올 거라 했는데 날이 맑았다.



10월 23일 목요일: 청소, 베이킹, 우리 집 플데와 수영

날씨: 비 오다 말다 반복

화요일에 우리를 초대한 친구들을 우리 집으로 불렀다. 플레이 데이트(플데)의 원칙이다. 초대해 주면 우리도 초대해야지.

목요일은 남편이 사무실로 출근하는 날이라 집에서 맘껏 시끄럽게 해도 되는 날이다. 사실 몸이 그다지 좋지 않았고, 그날 오전 개인적으로 좀 힘든 일도 있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컨디션.

손님맞이 준비를 해야 하는데, 몸이 안 좋다 보니 천천히 움직이며 청소했다. 오랜만에 집 구석 구석 묵은 때를 청소했다.  오랜만에 하는 손님맞이라 청소 시간이 제법 걸렸다.

아이들 아침을 차려주고, 설거지를 하고, 화장실을 청소하고, 이 방 저 방을 오가며 정리와 청소를 이어갔다. 오후에 아이들이 먹을 디저트로 쿠키를 또 구웠다.  쿠키를 오븐에 넣고 나서는 또 설거지와 청소를 하고, 아이들 점심을 준비해 주고, 점심 후에 또 설거지.  빨래도 걷고, 개고..  집안일에는 끝이 없다. 특히, 방학 중에는 매일매일 집안일이 넘쳐난다.

몸이 힘들어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었다. 그래도 플데의 원칙은 지켜야 하니까, 기회가 될 때 지키기 위해 약속을 감행했다. 이번 주와 그다음 주 2주간의 하프텀에 내가 하기로 계획한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들과 신나는 방학을 보내는 일이었으므로.

세 시간 남짓한 놀이시간을 가진 후, 다같이 이번 학기 마지막 수영 강습을 받으러 갔다. 30분간 신나게 수영을 하고 돌아왔다. 

10월 24일 금요일: 지피방문 & 이케아 쇼핑

날씨: 쌀쌀.  다행히 비 안 옴.

대망의 금요일. 야심 차게 아이들을 데리고 쇼핑을 나섰다.  틴틴이 재택근무를 하는 날, 집에서 아이들과 시끌벅적 씨름을 하다 보면 틴틴이 눈치를 주는 게 아닌데도 눈치가 보인다. 그래서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정한 곳이 이케아 쇼핑이다.

집에서 이케아까지는 차로 30분 좀 넘게 걸린다. 가는데 30분, 오는데 30분이니 오고 가는 시간만 해도 한 시간 남짓을 쓰게 된다. 가서 필요한 것들을 사 오고, 이케아 점심 가격이 저렴하니 아이들과 함께 점심도 먹고 시간을 때우고 오기 딱이다.

쇼핑을 가기 전에 병원을 먼저 들러야 했다. 전날 뚱이가 소파에 부딪혀 입안에 상처가 났는데, 하루가 지나도 상처가 심했다. 영국에서는 지피(동네 가정의) 약속을 잡기가 하늘에 별 따기처럼 힘들다. 아빙던에 살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지금 사는 이 동네는 매일 아침 8시 정각에 전화를 해서 대기를 해야 그날 약속을 잡을 수 있다.

8시 정각에 지피에 전화를 걸었으나 대기 50번이 넘었다. 약속을 못 잡을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약속 잡기에 성공했다. 그 덕에 나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집 -> 병원 -> Ikea (애들 방석 등등 쇼핑 및 점심)-> Dunelm (커튼고리 구입) -> Smyth (쇼핑 협조 포상) -> 집 코스를 완수해야 했다.

Dunelm에 가는 길에 고비가 있었으나 무사히 임무를 완수했다. 마지막 코스로 계획한 장난감 가게 덕분이었다 - '너희들 이러면 장난감 못 사준다'라고 으름장을 셀 수 없을 만큼 여러 번 뒀다. 아이들도 많이 컸고, 나도 정말 고생이 많았다.

쇼핑을 모두 마치고 주차장 가기 전에 먹은 이케아 £0.95 짜리 아이스크림.



10월 25일 토요일: 집에서 앓아누움

날씨: 기억 안 남. 

몸살 안 나는 게 더 이상할 만큼 빡빡한 한 주였다. 힘든 몸으로 잘도 버텼다. 밀린 집안일을 처리하자고 계획했지만, 틴틴에게 모두 다 연기하고 그냥 좀 쉬자고 했다. 그 길로 침실에 들어가서 몇 시간 낮잠을 잤다. 애들이 들락거리며 잠을 방해하는데도 일어날 수가 없었다. 대신 그렇게 잔 덕분인지 이날 밤부터는 기침이 잦아들었다.

10월 26일 일요일: 친구네 방문

날씨: 추움. 비 예정이었으나 안 옴.

아이들과 친구집에 가기로 예정돼 있었다. 아침만 먹고 얼른 채비해서 그 집에 가서 놀다가 점심을 먹고, 아이들과 아빠들만 근처 소프트플레이(키즈카페)로 갔다. 닌자워리어라는 곳으로.

이날은 일요일 스페셜로 1시간 비용에 2시간을 놀게 해주는 딜이 있었다. 예약 시간은 2시 30분. 비용은 인당 £15-16 사이였다. 우린 전용 양말까지 주문해서 두 아이에 £40 좀 안 되게 돈을 냈다.

한국돈으로 치면 1인당 3만원짜리 키즈카페인 셈이니 꽤 비싼 편이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보통 트람폴린 파크도 시간당 £15-16 라 평균적인 비용이다.  게다가 일요일 특가, 1시간 요금으로 2시간 놀게 해 주니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아이들이 두 시간 후 비에 홀딱 젖은 것처럼 땀에 젖어 돌아왔고, 그날 저녁 아이들은 완전히 곯아떨어졌다.

그렇게 하프텀 1주 차 믿을 수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며 한 주가 끝났다. 어쩔 생각으로 이러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별 달리 다른 수가 없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꾸역꾸역 해내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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