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부부는 생애 첫 셀프 페인트칠을 준비 중에 있다. 화학 냄새에 민감한 내 신체적 조건으로 인해 우리는 냄새가 나지 않는 페인트라고 하는 클레이 페인트를 바를 생각이다. 브랜드는 영국 브랜드라고 하는 Earthborn으로 골랐다.
클레이 페인트를 바르려고 보니, 사전 작업에 필요한 필러도, 프라이머도 모두 클레이 전용 제품을 써야 한단다. 클레이 전용 필러는 Casein Filler라고 한다. 그래서 필러와 함께 내가 생각하는 색상의 페인트 샘플들도 세 개 주문했다.

주문을 하다가 알게 된 사실이 카세인 필러는 경화(curing - 단단하게 굳어져가는 과정을 말한다)되는데 4주 가량 소요된다는 것이다. 그럼 필러를 바르고 4주나 있다가 페인트 칠을 할 수 있다면... 어찌저찌하다보면 페인트칠은 결국 해가 지나서 내년에나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틴틴이 퇴근해서 돌아온 저녁. 틴틴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사실 난 필러가 경화되는데 4주나 걸리면 4주를 기다리면 되고, 페인트를 결국 내년에 바르게 되는 것도 큰 불만은 없다. 그런데 틴틴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4주나 걸린다니, 그게 말이 되냐. 그냥 일반 필러나 caulk 를 쓰면 정말 안 되는 거냐고.
급하게 챗지피티 선생님을 소환해서 상담을 했다. 오래된 집 벽에 페인트를 칠할 생각이고, 클레이 페인트를 바를 생각이다 보니 casein filler를 쓰려고 했는데 경화에 4주나 걸린다고 해서 고민 중이라고.
상담 결과, 우리 집 벽 페인트 내부의 벽이 석고 플라스터링일 가능성이 높고, 그럴 경우 굳이 casein filler를 쓰지 않고 일반 필러나 decorators caulk를 써도 된다고 했다. 그래서 우린 원점으로 돌아가서 일반 필러나 decorators caulk 를 쓰기로 하고, 그 위에 클레이 페인트용 프라이머와 페인트를 바르기로 했다. 주문한 casein filler는 도착하자마자 반품될 운명. 저 15.54파운드짜리 배송 때문에 배송료를 5.5파운드나 지불했건만, 다시 우편료를 내서 반품해야 한다.
이렇게 결론 내리고 나서 틴틴이 나에게 한마디 남겼다.
몽실. 이거 overthinking 같애. 너무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하자.
OVERTHINKING 이라니!!!!
다른 사람이 나에게 말했더라면, 아님 틴틴이 나와 연애 시절에 나에게 했더라면 내가 발끈했을지도 모를 말이다. 그렇지만 이번엔 내가 페인트 작업을 알아보면서 스스로도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던터라 틴틴의 저 지적이 참으로 시의적절했다.
꼼꼼한 성격은 때로는 장점이지만, 때로는 장애로 작용한다. 이번이 그런 경우다.
생각 그만하고, 벽 페인트 작업은 틴틴을 믿고 따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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