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정신없는 하루들이 지나고 있다. 모두 다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논문작업을 마무리하는 중이다. 이걸 반드시 2주 안에 끝내야 한다. 그리고 마음 편하게 아이들과 부활절 방학을 보내는 게 내 목표다.
학교에서는 1월부터 큰 애 잭에게 생긴 bullying 이슈로 인해 매주 금요일마다 학교 아동보호담당관 선생님 (Safeguard Lead)와 만나서 면담을 하기로 되어 있다. 지난주 금요일이 그 첫 면담이었고, 그때 선생님이 매주 금요일 같은 시간에 만나 10분 정도 짧게 한주간 일을 업데이트 해주겠다고 하셨다. 매주 그걸 하러 학교에 일찍 가야 한다는 게 번거롭긴 했지만, 선생님 입장에서는 그나마 그게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었던 것 같다. 또, 그것이 서로에게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해줄테니 나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부디 학교에서 상대 아이에겍도 적절한 서포트를 제공해서 그 아이의 학교 생활도 좀 편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월 셋째주에 있었던 봄학기 중간방학 (하프텀) 이후 우리 집 식단은 한층 더 건강해졌다. 전반적으로 건강하게 먹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health consciousness 가 한층 더 올라갔다고나 할까. 이래도 되나 싶게 먹는 것만큼은 건강하게 잘 먹고 지내는 것 같다.
그 일환으로 요즘 코팅팬을 덜 쓰고 스테인리스 팬을 쓰려고 노력 중이다. 평소에도 스테인리스 팬으로 요리를 하곤 했지만, 볶음밥이나 계란후라이 같은 것은 몇번 시도했다가 팬에 다 들러붙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코팅팬을 항상 구비해두고 급할 땐 코팅팬에 빠르게 요리하곤 했다. 그러다 어제 우연히 찾아본 유튜브에서 스테인리스 팬에 볶음밥 하는 영상을 봤고, 오늘 아침에 그대로 따라했더니, 왠걸! 하나도 붙지 않는 고슬고슬한 볶음밥 완성. 요즘 야채 편식이 너무 심한 뚱이는 엄마가 야채 없이 계란과 소시지만 넣고 해준 볶음밥이 너무 맛있단다. 한그릇 가득 담아줬는데 한그릇을 싹 다 먹고 학교에 갔다. 집에서 쓰던 코팅웍을 새걸로 바꿔야 하나 고민했는데, 그냥 처분하고 스테인리스 웍으로만 요리해도 충분할 것 같다.
식단 개선의 또 하나는 남편 도시락을 싸고 있다는 거다. 출근 횟수가 주 3회로 늘기도 했고, 매번 8-12파운드 (만오천원에서 이만오천원) 돈을 주고 그리 입에 맞지도 않는 도시락을 사먹으며 만족감이 떨어졌던 틴틴. 남편과 이케아 쇼핑을 간 날 이케아에서 용량 큰 보온도시락을 파는 걸 보고 두 개를 집어왔고, 그때부터 매일 도시락을 싸가고 있다.
남편 도시락 메뉴는 잡곡밥에 고기와 야채가 섞인 잔반이다. 도시락 싸기 전날 저녁에는 항상 다음날 도시락으로 싸갈 만한 메뉴로 밥을 하려고 노력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물을 끓여 보온도시락을 뎁히고, 갓 지은 밥에 전날 싸 놓은 반찬을 전자렌지에 뜨겁게 가열해서 도시락에 넣어주면 끝. 내가 너무 피곤할 때는 틴틴이 직접 도시락을 싸고, 내가 기운이 있을 때는 틴틴이 일어나는 6시에 함께 기상해서 도시락을 챙겨준다.
오늘 도시락 메뉴는 돼지고기 고수 볶음에 양배추 볶음. 어제 메뉴는 고추장 돼지목살 볶음에 숙주나물, 그 전날 메뉴는 닭고기 요리에 숙주나물. 뭐든 고기 한 종류, 야채 한 종류를 넣어주는 게 원칙이다. 그리고 간식으로 [사과 & 당근] 아니면 [사과 & 피망] 이런 식으로 사과에 야채 스틱 하나 추가해서 팩에 넣어주면 그걸로 끝.
처음 며칠은 좀 번거롭긴 했는데 (무엇보다 틴틴 기상 시간에 맞춰 일어나는 게 제일 고단했다..하하), 몇 번 하다 보니 이젠 익숙해지고, 틴틴이 건강한 집밥으로 점심 먹을 생각을 하니 내 마음도 든든해서 좋다. 이제 출근 횟수가 늘어서 주 3회나 출퇴근을 해야 하니 틴틴을 좀 더 잘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혼자서 꿋꿋이 밖에 나가서 사회생활하느라 얼마나 고될까. 기쁨과 재미와 보람도 크겠지만, 고되고 힘든 순간도 많을 터이니.
우리 집 가장의 어깨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어줄 방법은 없고, 어깨의 고단함이라도 조금 덜어주려고 오늘 아침에는 세탁기를 두 번 돌려서 빨래통을 깨끗하게 비워냈다. 그럼 내일 하루라도 빨래를 건너뛸 수 있어서 주말 집안일이 조금이라도 줄어들테니 말이다.
이번주 할일들을 대충 마무리하고 이제 가볍게 운동을 하고 씻고 학교 선생님 만나러 갈 준비를 해야 한다. 이렇게 나의 짧았던 한 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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