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생애 첫 증명사진 촬영

옥포동 몽실언니 2019. 1. 3. 23:07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 새해 첫 인사 드립니다!

모두들 건강히 잘 지내셨나요?  잭과 저희 부부의 안부를 궁금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저희는 시댁과 친정을 오가며 잭과 함께 바쁘고 정신없이 지내고 있었답니다.

틴틴은 어제부로 영국으로 먼저 돌아가서 오늘부터 바로 출근 중이며, 친정에는 잭과 저만 남았습니다.  

틴틴이 영국 귀국 전에 시댁으로 먼저 올라간 후, 저와 엄마는 잭을 데리고 바쁜 나날들을 보냈습니다.  그 첫번째 스케줄이 바로 우리 잭의 여권사진 촬영!  

저희 잭은 남편이 영주권자라 태어나면서부터 영국 시민권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와 틴틴 모두 한국인인데, 잭만 영국 국적과 한국 국적을 모두 갖게 되었어요.  이중/다중 국적자의 경우 국적을 가진 국가를 입국하고 출국할 때는 그 나라의 여권을 이용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즉, 저희 잭의 경우 한국을 들고 날 때는 한국 여권을 써야 하고, 영국을 떠나고, 영국으로 입국할 때는 영국 여권을 써야 하는 거죠.  

그러나 저희는 영국에서 잭의 한국 여권을 만들 시간이 없었던 관계로 부득이하게 사정을 설명하고 잭은 영국 여권을 이용해서 한국으로 입국했어요.  그래서 이번 한국에 머무는 동안 잭의 한국 여권을 재빨리 만들어서 이번에 출국 할 때는 반드시 한국 여권을 사용해야 해요.  출국 하기 전에 잭의 입국 기록도 한국 여권으로 출입국기록 정정도 해야 하구요.  영국여권으로 입국할 경우, 최장 3개월밖에 머물지 못하게 되어있는데, 저희가 입국은 영국여권으로 하고 출국은 한국여권으로 하게 될 경우, 잭은 영국 국적자로 한국을 들어온 후 출국기록이 없는 상태가 되므로 그럴 경우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하더라구요.  3개월 이상 머물 수 없는 비자로 들어온 아이가 서류상으로는 한국에 무한정 체제하고 있는 것처럼 되니까요.  

그런 몇가지 행정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한국 여권을 신속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여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증명사진이 필요해서 이번에 처음으로 잭을 데리고 동네 사진관에 가서 증명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관에 가니 신기한 여러 장비에 잭의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모든 것이 신기한 잭!

자리에 앉혔는데, 바로 앞에 사진사 아저씨께서 뭘 하시나 궁금해서 잭의 목이 빠질 것 같네요.

엄마와 저는 옆과 아래에서 혹시라도 아이가 의자에서 떨어질까봐 (의자에 안전벨트가 따로 없었거든요) 아이를 붙잡고 있으면, 기사님이 찰칵찰칵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잠시 손을 놓았는데, 듬직하게 앉아있는 잭!  옷 차림새 때문인가 표정이 진지해서인가 덩치때문인가, 초등학생 느낌이 나는 잭입니다. ㅋ

그리고 나서, 어머니의 강요(?)로 잭의 돌사진도 찍었어요.  이 사진관은 이 동네에서는 나름 유명한 곳인지, 과거에는 지역 정치인 프로필 사진도 촬영하고 웨딩사진도 촬영했다고 하는 사진경력 58년의 장인(?)께서 운영하시는 곳이었어요.  제 남동생도 삼십여년 전에 이 사진관에서 돌복을 입혀 돌사진을 찍었었는데, 엄마는 그게 너무 좋으셨는지 잭도 여기서 돌복을 입혀 사진을 찍자 하셔서 저희 잭에서 오래된 돌복을 입혀 사진도 한장 찍었습니다.  

돌복 입혀 찍은 사진은 다음주 월요일에 나와서 아직 육안으로 확인을 못 했어요.  위 사진의 의자에 놓인 모자와 신발도 신겨서 찍는 것인데, 아이 머리가 커서 모자를 씌울 수가 없었어요.  ㅋㅋ 그래서 머리에 모자를 겨우 얹었는데, 얹었다 하면 아이가 집어던지는 통에 사진사 아저씨와 사모님, 저희 엄마와 저, 어른 넷이 달라붙었는데도 아이 머리에 모자가 제대로 씌워진 사진을 찍는데는 실패했답니다.  물론 신발도 모두 벗겨져서 발 따로 신발 따로였구요. 

돌사진은 다음주에 나오지만 증명사진은 “즉석사진”으로 신청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인화하여 받았습니다.  짜잔~ 바로 아래 사진이지요!

지금 보니 머리도 더 단정하게 포토샵을 해 주신 것 같고, 이마에 잡티 (?) 까지 조금 지워주시더라구요.  그러고 났더니.. 절대 돌 아이 사진 같지 않은 듬직한 사진이 나왔습니다. ㅋ

이렇게 저희 잭은 생애 첫 증명사진을 찍는 임무를 완수했어요.  이제 내일은 구청에 가서 아이 여권도 신청하고, 저는 운전면허증도 갱신해야 합니다.  오랫만에 한국에 오면 이렇게 행정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많네요.  

저희 잭과 저희 가족의 근황이 궁금하셨던 분들, 저희 모두 잘 지내고 있답니다.  물론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잘 지내고 있어요. ^^ 

제 시간이 너무 없어서 아쉽긴 하지만, 제 시간이 없는대신 조부모님과 가족들의 잭 사랑이 많으니 제 시간이 없는 것은 그 댓가라 생각하고 있지요. 

앞으로도 시간이 나면 블로그를 올려보도록 할게요.   블로그에 적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너무 많지만, 내일의 육아체력을 회복하기 위하여 저는 이만 자야할 것 같아요.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맘 편하고 즐거운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