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영국이유식] 생후 6개월부터 빵을 주는 영국: 피타브레드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2. 13. 08:30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입니다.  

오늘은 영국의 이색 이유식, 바로 빵에 대해 소개할까 합니다.

한국에서는 빵이나 파스타 같은 밀가루 음식은 12개월까지는 먹이지 말라고 하는데, 영국에서는 초기이유식에서부터 빵을 먹이라고 합니다! ^^ 

저희 잭 5개월에 친정어머니께서 3주간 와 계셨는데, 그 때 어머니께 제가 이유식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고 물으며 나눴던 대화가 있었습니다.  

“엄마, 나 이유식 어떻게 만들어야 돼요?"
“그냥 영국에 있으니 너도 영국식으로 해서 먹여!” 
“응?  여기서는 막 식빵 먹인단 말이에요~ 성당 언니가 영국에서 하는 아기이유식 코스 갔더니 초기 이유식부터 식빵이랑 요거트, 이런 거 먹이라 했다던데요?!”

엄마는 그야말로 “빵!” 터지셨습니다.  영국에서는 아기들도 빵을 먹는다는 사실이 놀라우면서도 어찌생각하면 또 그게 당연하기도 하면서 그 생각을 한번도 못 해봤다는 사실에 또 웃음이 나신 것 같아요. 

실제로 영국 국민보건의료시스템인 NHS에서 운영하는 아기 초기 이유식에 관한 웹사이트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어요.  아래를 보시면 6개월부터 줄 수 있는 음식으로, 곡기있는 음식 (starchy foods)에 우리에게 친숙한 감자, 쌀도 포함되어 있지만 파스타와 빵도 언급되어 있습니다. 

NHS 아기이유식 사이트 보러가기: https://www.nhs.uk/start4life/baby/first-foods

좀 더 상세한 안내를 해주는 곳으로 내려가보면, 탄수화물 목록에 더 다양한 음식이 적혀있어요.  파스타 외에 빵 종류로 토스트, 빵, 자파티, 피타브레드와 같은 것을 먹이면 된다고 말이죠. 

저는 아이에게 저희가 먹는 유기농 통밀식빵을 두어번 뜯어서 먹여본 적이 있어요.  영국에서 엄마들이 많이 이용하는 mumsnet이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여기서 엄마들이 4개월 반 이후부터 토스트를 일주일에 한번씩 아이들에게 “특식”처럼 finger food로 준다고 하더라구요.  아이가 너무너무 좋아한다고.  저는 9-10개월쯤 되었을 때 두어번 식빵을 줘봤는데, 그때마다 저희 아이는 빵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영국에서 구입한 이유식 책에서 피타브레드도 아주 좋은 핑거푸드가 된다고 적혀 있어서 이번에는 피타 브레드를 구입해봤습니다. 

피타 브레드는 pita bread 인데 영국에서는 대부분 pitta bread라고 적어요.  그리스식 호머스 (hummus) 에 많이 찍어먹는 납작한 빵이지요.  

호머스는 병아리콩이라 불리는 chickpeas에 올리브 오일 등을 넣고 만든 일종의 딥입니다.  이 딥에 피타브레드도 찍어먹고, 야채스틱도 찍어먹어요.  아래 사진처럼이요! (제가 아는 이는 밥에도 비벼먹는대요~ 그이는 호머스가 섬유질이 많아서 변비에도 좋아 즐겨먹는다고 하더라구요 ^^)  


저희집 근처 웨이트로즈는 영국에서 유기농 식품을 가장 대규모로, 또 오랫동안 판매해 온 곳이에요.  피타브레드도 유기농 통밀로 만든 것을 팔길래 한번 사봤습니다. 

한봉지에 6개가 들어있고, 가격은 영국돈 76펜스. 1파운드도 안 됩니다.  한국돈으로는 1100원 정도?  유기농인데도 참 저렴하고 괜찮습니다.

뒷면을 보니 재료가 매우 심플해요.  유기농 통밀가루, 이스트, 소금이 들어갔다고 하네요.  

오른쪽에는 레서피도 적혀있습니다.  이 레서피에도 호머스가 들어있네요.

저희 잭에게도 이 피타 브레드를 하나 줘 보겠습니다.  아래 사진의 제목은 “피타와 잭!"

빵을 뜯어먹는데, 아직은 아이에게 놀잇감입니다. 쫄깃쫄깃 식감이 괜찮은지 좀 먹기도 하고, 잡아뜯으면서 놀기도 하고.  사실 그냥 갖고 놀면서 한두조각이라도 먹으려면 먹으라고 이렇게 바닥에서 빵을 갖고 놀게 해줬어요. 

빨랫대 아래 빵 조각 보이시죠?  저건 아이가 먼저 빵을 다 뜯은 다음에 우측에 있던 빵을 왼쪽으로 옮긴 거예요. 

바로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옮긴 거죠!

급기야..빵을 갖고 식탁 아래까지 갔습니다.  손을 높이 쳐들고 빵을 흩뿌리는 아이..

그러다 엄마도 한입 먹으라고 저에게도 조금 떼어 주네요~  고마워!!!

요즘 한참 "먹이기" - 틴틴의 말에 따르면 이건 ‘먹이기’라기 보다는 '엄마나 아빠 입에 “집어넣기”로 보인다고 하네요 ㅋ - 놀이에 재미가 들렸어요.  자기 먹던 것을 자꾸 저희에게 내밉니다.  그럼 먹는 시늉을 해줘야 해요. 

이렇게 영국에서는 빵이 주식이다 보니 아기들에게도 빵을 주는 게 당연시 여겨집니다.  아무래도 한국보다는 빵이 더 신선하고, 좋은 재료로 만든 빵을 좀 더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도 차이인 것 같습니다.  

저 피타 브레드를 저렇게 몇번 잘 갖고 놀고 먹었는데, 3개만 먹고, 3개는 아직 남았어요.  아이가 빵을 아주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저랑 틴틴을 닮아 한식파인가봅니다.  그래도 영국에 살고 있으니, 밥 하기 귀찮을 때, 아니면 밥이 없을 때, 아니면 너무 밥만 먹어 지겨울 때.. 그럴 때는 아이와 함께 다같이 빵을 종종 먹긴 할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 어떻게 건강한 식사를 해나갈 수 있을까 항상 고민인데, 참 쉽지가 않습니다.  

내일은.. 우리 아이 또 뭘 먹여야 하나.. ㅠ 매일 그게 고민이네요.  간단한 간편이유식 아이디어 있으시면 저에게도 좀 나눠주세요~ 

모두들 건강하게 식사하시며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