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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생후 12개월을 앞둔 아이의 놀라운 변화!

옥포동 몽실언니 2018. 12. 7. 09:10
안녕하세요!  옥포동 몽실언니, 오늘은 저희 아이의 그간 변화와 발달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저희 아이에게 그간 정말 많은 변화들이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충분히 소개해드릴 겨를이 없었어요.  오늘도 시간은 없지만 그냥 자기는 아쉬워 이렇게 랩탑 앞에 앉아서 자판을 두드립니다  (제가 이러고 있는 것을 보니.. 감기가 제법 나은 것 같죠?  많이 좋아졌어요! 이번 주말이면 코도 완전히 뚫릴 것 같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첫 걸음을 떼었습니다!!  

며칠 전 두세걸음을 혼자 뗀 적이 있는데, 어제와 그저께도 간혹 한두걸음을 혼자서 떼더니 오늘은 다섯걸음이나 혼자 걸었어요!   오늘 아침 출근준비 하느라 바쁜 틴틴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잭이 놓아주지 않아서 잭을 유혹하기 위해 제가 “잭이 좋아하는 거 여기 있네~” 하며 잭의 최애 장난감 나무주걱을 내밀었더니 그 자리에서부터 제가 있던 자리까지 엄거주춤 한걸음, 두걸음, 세걸음, 네걸음, 다섯걸음!! 그렇게 걸어온 거 있죠!!!  

“꺄악!!!! 걸었어!!!  다섯걸음이나!!”

저와 틴틴은 이렇게 환희의 소리를 지르며 오늘 하루를 시작했어요. 

어금니 하나가 나왔습니다!  (사진 찍기 참 힘들었습니다ㅋㅋ) 

저희 잭은 치아가 8개가 나 있었는데, 왼쪽 어금니가 한참에 걸쳐서 거의 제 모습을 다 드러내고 있어요.  아이 치아 사진을 보니 모양이 이상하게 나 있는 윗니 (상단 가장 좌측 치아)가 보이네요.  그 외에도 다른 이빨들도 나오려고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잇몸이 불룩불룩 나와있어요.

운동성 증진  

사실, 최근 들어서는 신체적 역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보다 아이의 행동 속에서 아이의 머리가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저희 아이가 식탁 밑에서 노는 걸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드린 적이 있는데, 이 식탁 의자 아랫쪽 저 좁은 공간으로도 몸을 바짝 낮춰서 머리를 전혀 부딪히지 않고 들어갔다 나왔다 자유자재로 한답니다. 

언어 이해력 향상

이제는 말귀도 정말 많이 알아듣는 것 같아요.  얼마전까지 밤중수유를 이어가다 수유를 중단하기로 했을 때, 아이가 밤에 깨서 젖달라고 울면 아이를 안아서,

“밤에는 엄마 젖 안나와.  찌찌 없어.  잘 때 먹는 거 아니야.  잘 때 먹는 건 더 아기들이 하는 거야.  잭은 안 먹고도 잘 수 있어.  안 먹으면 더 잘 잘 수 있어.  그래야 쑥쑥 자라지.” 

이렇게 계속 이야기를 하면 아이가 알아듣는지 이내 진정이 되곤 했어요. 

요즘 또 가르치고 있는 것은 엄마 물면 안 된다는 거.  당연히 이전부터 가르치고는 있었는데, 요즘 확실히 말을 더 잘 알아들어요.  이제는 저는 덜 물고 제 옷을 물죠. ㅋ

특히, 요즘 수유 시, 아이가 우유를 적당히 먹고 나면 마지막에 꼭 이빨로 “앙~” 하고 엄마 젖꼭지를 꽉 깨물어요.  얼마나 아픈지.. ㅠㅠ 그 때마다 아이 입에 손가락을 넣어 이빨 사이에서 젖꽂지를 뺀 후, 하지 말라고 몇번 말해도 소용이 없었는데, 이제는 아이를 젖에서 떼어내고, 바로 가슴을 옷으로 다 덮으면서,

“엄마 젖꼭지 깨물면 찌찌 없어.” 

라고 일러주며 가슴을 감추고 옷을 자기 마음대로 파헤치지 못하게 했더니 이제 확실히 무는 횟수가 확 줄었어요.  하루에 한번쯤 있을까 말까 하는.

행동 모방성의 월등한 증가

청소기 케이블 플러그에서 뽑기

저희 잭은 힘이 원래 좋았는데 이 힘에 ‘사고’가 더해지며 재밌는 행동들을 보이고 있어요.  가령, 제가 청소를 할 때 청소기 플러그를 일단 꽂고 시작한다는 것을 눈치채고, 오늘은 제가 청소를 하고 있는데 청소기 플러그를 뽑아버렸습니다.  그리고 청소기 소음이 멈추자 케이블을 든 채 저를 바라보더라구요.  그 때 저는 “찰칵!” 순간포착! ^^ “플러그 꽂는 행위 --> 청소기 작동”간의 관계를 연결짓고, 그 행동을 해보이는 것 같아요. 

이제는 빨래 널기도 도와줍니다.  

이전에는 빨래를 널면 끄집어내기만 했는데, 이제는 제가 빨래를 널고 있으면 본인도 옆에 와서 빨래를 널려고 해요.  물론 제대로 널리지 않고 모두 빨랫대 사이로 흘러내리긴 하지만요. ^^
- 이 빨래널기 행동은 무언가를 “집어넣기” 행동을 할 줄 알게 된 것과 세트같아요.  그전에는 물건을 “빼기”만 할 줄 알고, 빨랫대에서 “끄집어내기”만 할줄 알았는데, 이제는 그 반대의 것을 할 줄 알게 된 거죠.  “물건 넣기”, “빨랫대에 널기” 같이요. 

오늘은 책 닦는 것도 도와줬어요.  

한국에서 친언니가 조카들 보던 그림책을 배편으로 보내줬어요.  그 책들은 조카들이 몇년간 보지않으면서 베란다에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어서 먼지가 많았어요.  그래서 언니가 한번씩 다 닦아서 쓰라고 해서 오늘 아이와 놀면서 책 표지들을 물걸레로 닦고, 마른 걸레로 다시 닦고 있었어요.  마른걸레질을 할 때 잭이 갑자기 거실 한 구석의 가재손수건을 들고 오더니 자기도 제 옆에서 책들 표지를 닦는 행동을 하는거예요!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능숙해진 청소기 가동 실력!

이제는 청소기로 청소하는 폼도 상당히 달라졌어요.  저희처럼 일어서서 하고 싶어하기도 하고, 청소기 봉을 들어올려 청소기를 바닥에 붙였다 뗐다 반복하며 진짜 청소를 하듯이 청소를 합니다.  

* * * 

이번주 일요일이면 저희 아이 첫 생일입니다.  저희는 이번주 토요일 옥스퍼드에서 두달에 한번 있는 한인미사에 참석해서 옥스퍼드 한인 성당분들과 함께 아이 생일을 하루 일찍 축하할 예정이에요.  원래는 캐임브릿지에 있는 친구네에 가서 그 친구 아들의 돌 때 이용한 돌상을 차려놓고 함께 사진도 찍고, 친구네 가족도 만나고 싶었는데, 아직 잭이 두시간 이상의 자동차 여행이 힘들어서 그 약속을 취소했어요.  그렇지 않았더라도 갑작스런 세식구 모두의 감기로 어차피 캐임브릿지는 가기가 힘들었을 것 같아요.  

이곳 한인성당분들은 저와 틴틴의 만남에서부터 결혼, 출산까지 함께 지켜봐주시며 도움을 많이 주신 분들이라 감사한 분들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날 함께 나눠먹을 샌드위치와 카나페 등을 준비 (=구입) 했어요.  조촐한 파티가 되겠지만 뜻싶은 생일이 될 것 같습니다. 

아이 생일도 생일이지만 제가 출산한지 벌써 1년이라니.. 믿어지지가 않아요.  다음에 정말 시간이 나면 이곳에서의 출산 경험을 이야기해볼게요.  이전에 출산 후 영국병원에서 식빵 토스트를 줬다는 포스팅에 많은 분들이 놀라움과 걱정을 표해주신 적이 있는데요.  ㅋ 그것과는 별개로 조산사와 남편과 저, 이렇게 세사람이 함께 한 약 6시간의 진통의 시간과 잭과의 만남.. 참 특별한 경험이었고 기록해둘만한 경험이고, 공유하고 싶은 경험이에요.  다음에 시간이 나면 그 이야기도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금요일입니다.  모두들 한주간 고생 많으셨고, 주말동안 푹 쉬시며 회복하는 시간 되시기 바랄게요!  오늘도 저의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