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은 그렇게 잘 적응하는 듯이 보이더니..
오늘은 집에서 가는 차 안에서부터 울기 시작했다.
차로 가면서 “오늘 어린이집에 가서 레이첼 선생님하고 친구들하고 같이 놀거야~” 했더니 어느새 그 말도 이젠 다 알아듣는 것인지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엄마~~ 엄마~~ 엄~~마~~~~” 하며..
나는 괜찮다고, 잘 놀고 있으면 엄마가 데리러 갈거라고 아이를 달래가며 어린이집 도착.
차에서 내리면서부터는 아이가 더 크게 오열.. ㅠㅠ
그러다 어린이집 방 입구로 들어가니 더 더 더 크게 오열..
“으아아아아아아앙!!!!! 으아아아아앙!!!! 으아아아아아앙~!!!!!!!”
이번주는 아이의 키 케어러 코럴이 휴가라 버디 케어러 레이첼이 아이를 담당한다. 그런데 레이첼은 출근 시간이 늦은 것인지 갈 때마다 레이첼이 없다. 다른 선생님이 나와서,
“선우, 자 들어와서 아침 먹을까?”
하며 아이에게 손을 내미는데, 아이가 내 품에서 버둥거리며 바닥에 내려서더니 계속 울어재끼며 밖으로 나가자고 나를 끈다. ㅠㅠ
결국 우는 아이를 안아들고 한 선생님에게 넘기고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
문을 닫고 나와도 여전히 들리는 아이의 울음소리.
아이가 어린이집을 화, 목, 금을 가다 보니, 화요일에 갔다가 수요일 하루 쉬었다 목요일에 다시 가니 여파가 더 큰 것 같았다.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있자니 너무 심란해서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도 않았다. 그 정도로 오랫만에 아주 강렬한 울음이었다. 마치 어린이집 처음 온 아이 처럼 ㅠㅠ
사실 오늘은 아이의 똥기저귀 사진을 몇개 들고 가서, 어린이집에서 ‘loose nappies’ 즉, 물똥기저귀로 간주하는 똥 기저귀가 어떤 똥기저귀인지 물어볼 예정이었다. 오늘 오전에 GP (영국 가정의) 를 볼 예정이라 같은 사진을 들고 gp에게도 이 똥이 문제가 되는 똥인지 물어볼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가 워낙 울어재끼는 통에 선생님과 이야기 나눌 겨를이 없어서 아이만 얼른 넘겨주고 나와야 했다. 아무래도 오후에 아이를 데리러 갔을 때나 물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의사 약속은 다음주에 또 한번 잡아야 할 듯..
어제 수요일 아침, 아이가 집에서 놀면서 유난히 기분이 좋아보였다. 어제는 남편이 휴가를 내어 쉬는 날이었는데, 아이를 보며 우리 둘 모두 “오늘따라 애가 기분이 엄청 좋은데? 어린이집에 안 가서 그러나?” 라고 이야기했을 정도였다.
오늘 엄청 울어재끼는 아이를 보니.. 어제는 그래서 기분이 좋았던 게 맞았던 거 같다. ㅠㅠ 이제 안 간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또 가서 그리도 속상했나보다. ㅠㅠ
아이가 그렇게 울어대는데 돌아나와 집으로 오다 보니.. 내가 뭐 하겠다고 아이가 이렇게 우는데 아이를 보내나, 정말 내 일이 그렇게 가치있는 일인가.. 돈은 없으면서 돈 되는 일은 안 하고 온통 돈 안 되는 일만 하고 있는데, 이건 또 어쩌나.. 별에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집에 들어오자 우리가 간 사이 집 청소를 깨끗하게 마친 틴틴.
“차 한잔 만들어줄까?”
하고 묻는다.
준비해서 출근해야 할 사람이.. 그래도 내 기분을 모른척 하지 않고 차 한잔을 제의하니 그 마음이 고맙다.
“응.”
“무슨 차?”
“몰라.. 아무거나."
“커피?”
“아니.”
“그럼?”
“글쎄.. 그냥 루이보스.”
처음부터 그냥 루이보스 마시겠다고 하지, 아무거나 달라고 해놓고 커피는 싫다 하다니.. 나도 참..
그렇게 차 한잔 둘이 함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에는 힘들거라고 했잖아. 괜찮아.”
틴틴이 날 위로했다.
그래.. 처음에는 힘들겠지. 그리고 오늘 어엿하게 제 발로 걸어들어가던 다른 아이들처럼 우리 아이도 언젠가는 그렇게 제 발로 자연스럽게 걸어들어가는 날이 오겠지..
벌써 10시다. 10시 40분에 의사 약속이니.. 얼른 준비해서 나가야겠다.
하루가 정말 짧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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