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조부모님과 함께 한 2주간의 시간들..

옥포동 몽실언니 2019. 7. 27. 04:16
할머니 할아버지의 방문으로 가장 신이 난 것은 우리집 귀염둥이 잭입니다.

희안하게도 잭은 지난 겨울 처음으로 한국을 갔을 때도 할아버지 (저희 아버지)를 그리 따르더니 이번에도 역시나 할아버지 손을 잡고 끌기도 하고, 할아버지 옆에 가서 애교 어린 눈빛을 쏘기도 하고, 할아버지 다리를 간지럽히기도 하는 등 할아버지를 매우 좋아하고 있어요.  

그래서인가 저희 아버지께서도 손주들을 모두 이뻐하기는 하셨지만 아이들과 그렇게 잘 놀아주시는 편은 아니셨던 분께서 저희 잭을 데리고는 유모차를 직접 밀기도 하시고,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를 가기도 하시고, 집 뒷 가든에서 함께 가든 일을 하며 놀기도 하시는 등 전에 없던 육아스킬을 발휘하고 계십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저희 집으로 오신 후 잭이 더더욱 신이 나는 것은 그 전에 엄마 아빠와 한 적 없는 여러가지 가사활동(사실은 노동)들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 지난 2주간 잭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한번 보실까요~?

지난주 수요일 (7월 17일) 에는 할아버지를 따라 집 앞 나무를 자르기도 하고,

아빠와 할아버지와 함께 가든 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소쿠리에 나무 가지와 떨어진 잎들을 쓸어담기도 했지요. 


지난주 목요일 (7월 18일) 에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아빙던 시내의 오래된 교회를 따라 산책도 하고 (아래 사진의 장소는 15세기에 설립된 빈민구호소),


가든 밖을 바라보는 할아버지 옆에 서서 함께 가든 밖을 바라보기도 했어요.


지난주 토요일 (7월 20일)에는, 아빠와 할아버지와 함께 가든센터에서 파는 커다란 돌 장식품을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수요일 (7월 24일) 에는 할머니께서 호박범벅을 만들기 위해 호박을 자르시는 것을 옆에 앉아 구경하기도 하고,

바로 어제인 7월 25일 목요일에는 할아버지와 잔디깎기도 함께 했어요. 


할아버지 일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사이 할머니 등에 업혀 동네 구경도 했구요. 


참, 어제와 오늘은 아침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잭 셋이서 놀이터도 다녀왔어요!

또 오늘 아침에는 할아버지께서 밀어주시는 오토바이도 탔어요!


그리고 오후에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시내 도서관에 가서 빌린 책도 반납하고, 맛난 케잌도 먹고 왔지요 (잭 생애 첫 케잌!  자그마치 레몬드리즐 케잌과 당근케잌 --;;;;;;  먹일 생각이 없었으나, 아이가 너무 배고파하며 케잌을 집어 먹었어요 ㅠ 잭 아빠 틴틴에게는 아직 비밀 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하루 하루 새로운 활동, 즐거운 놀이로 신이 나 있는 잭입니다.

저희 부모님도 잭이 노는 것을 보며 하루 종일 싱글벙글 하세요.  이런 게 사람 사는 맛이라며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아요.  

잭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조부모님과 그 외 친척들 모두와 떨어져 사는 게 잭에게 참 미안해지구요. 

허나.. 틴틴의 일자리가 이곳에 있는데 어쩌겠습니까.. ㅠㅠ 저희는 큰 이변이 없는 한은 외롭고 힘들더라도 이곳에서 이렇게 지내겠지요.  

굳이 위안을 하자면, 해외에 살고 있어서 가족들을 자주 볼 수는 없지만, 외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가족과 한번 이렇게 만났다 하면 아주 집중적으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자주 볼 수는 없지만, 가끔 보더라도 이렇게 서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나름의 이점이 있는 것 같아요. 

내일은 부모님이 오신지 2주만에 처음으로 외출다운 외출을 해 볼 계획입니다.  차로 40-50분쯤 걸리는 스윈던이라는 도시의 외곽에 있는 아울렛을 방문할 예정이에요.  다음주 금요일에 있을 저의 졸업식에 제가 검정 구두를 신어야 하는데 그 흔한 검정구두 한켤레가 없어서 그걸 사러 가야해요.  그리고 엄마도 제 졸업식에 입고 가실 옷을 좀 사실 생각이에요.  엄마가 저희 줄 음식만 잔뜩 담아오시느라 제 졸업식에 입고 가실 만한 옷을 갖고 오지 못하셨거든요 (사실은 쇼핑을 좀 하실 요량으로 일부러 안 갖고 오신 것 같아요!).  그렇게 저희는 또 바쁜 주말을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조부모님이 오셔서 일을 한결 더는 것 같으면서도 하루하루가 정신이 없고 바쁜 건 왜일까요?! 

그럼 모두들 더위에 건강 주의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랄게요!  그럼 바이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