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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여행] 셰익스피어 생가가 있는 Stratford-Upon-Avon (2): 셰익스피어 생가

옥포동 몽실언니 2019. 8. 21. 22:21
지난 글의 Stratford-Upon-Avon 도시소개 편에 이어, 오늘은 셰익스피어 생가에 대한 소개입니다. 

셰익스피어는 많은 분들이 이미 아시겠지만, 유명한 영국의 시인이자, 극작가로 셰익스피어는 ‘성(surname)’이고, 이름은 William 입니다.  

1564년에 태어나서 1616년에 52세의 나이로 사망하였죠.  

그래서 3년전 2016년에는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으로 영국에서 대대적으로 셰익스피어에 대한 행사들이 이루어졌어요.  2064년이 되면 또 셰익스피어 탄생 500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하겠죠? 유명 작가 하나로 이렇게 돈벌이를 하는 게 영국입니다.  사실, 이런 것이 영국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셰익스피어가 유명한 작가이기는 하지만 그 한사람에 대한 엄청난 연구를 통해 여러 문화 및 관광 컨텐츠를 생산해내고, 그것을 통해 영국이라는 나라의 국제적 문화권력을 강화시키는 것이죠.  돈벌이라고만 치부할 수도 없는 것이, 이들이 그렇게 생산해내는 컨텐츠의 수준이 아주 훌륭하고, 상당한 공익적 목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1564년에 태어나서 1616년에 사망한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생긴 분인지 일단 보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구글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초상화를 검색하면 아래와 같은 이미지들이 손쉽게 검색됩니다. 


Stratford-Upon-Avon 도착하여 주차하기:

저희는 스트라트포드 어폰 에이번에 도착하여 시내 관광안내소 바로 뒷편에 있는 Bridgeway Car Park에 주차를 했습니다. 

이곳 주차장은 주차료가 옥스퍼드에 비해 아주 저렴했습니다.  첫 1시간은 무료인데, 2시간은 2파운드, 3시간은 3파운드였던 것 같아요.   (옥스퍼드 시내는 왠만한 곳이 기본 1시간에 4파운드!!) 

저희는 시내에 2시간 반 가량 머물렀고, 주차비 3파운드를 내고 나왔습니다.  

오래된 주차장인 것 같은데, 주차관리 시스템은 놀라운 수준으로 자동화되어 있어서 아주 편리했어요.  시내 관광을 마치고 돌아와 차량 번호를 입력하면 얼마나 머물렀는지 알아서 알려주고, 기계 하단에 있는 애플페이 접촉면에 핸드폰을 잠시 갖다대니 주차비 완납!  그리고 편안하게 주차장을 떠나면 됩니다. 

시내에 도착하여 Bridgeway Car Park에 주차하고 나오면 바로 우측에 관광안내센터가 있어요.  저희는 거기 들러서 무료 지도를 받고 추천 노선을 소개받은 뒤 추천받은대로 셰익스피어 생가가 있는 Henley Street으로 걸어갔습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 생가 방문하기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아버지 존 셰익스피어와 어머니 메리 아덴 사이에서 셋째로 태어납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부모님은 아들 넷, 딸 넷을 낳았는데, 네 명의 딸 중 한 명만 살아남고 모두 어릴 때 사망하여 셋째인 윌리엄이 이들 부부의 장남이었습니다.   그리하여 3명의 남자형제와 1명의 여동생이 있었죠. 

이런 이야기는 셰익스피어 생가를 방문하면 모두 알려줍니다.  입구에서 가이드가 영어로 간략하게 소개를 해주고, 셰익스피어 생가 안으로 들어가면 두어곳에 안내 직원들이 당시의 차림을 하고 앉아있는데, 이들에게도 뭐든 질문하면 자세히 알려줍니다.  다만, 이 모든 설명이 영어라는 점.. 

대신, 셰익스피어 생가 입구에서 표를 구입할 때 한국어로 된 안내책자도 구입할 수 있어요 (4파운드).  저희는 아버지를 위해 해당 책자를 구입하였는데, 아버지께서 아주 흥미롭게 읽으셨어요.  셰익스피어의 생애에 대한 설명 뿐만 아니라 셰익스피어 생가 및 관련 여러 주택 (결혼해서 살았던 집, 손녀가 살았던 집 등)에 대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으니 여유가 되신다면 사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생가의 외관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생가 왼쪽편에 셰익스피어 센터라고 마련되어 있는데, 그곳에서 표를 사고 그쪽으로 들어가면 생가를 관람할 수 있어요. 


관람표의 가격은, 셰익스피어 생가를 포함하여 5개의 주택을 들어가볼 수 있는 표 (Full story 표)가 성인 22.50파운드, 저희 부모님처럼 65세 이상 노인은 21파운드입니다.  3세 미만은 공짜, 3-17세로 full time education에 있는 학생들은 14.50파운드입니다.   이 표들은 1년간 유효하여 연중 언제든 더 방문할 수 있어요. 

어른 2명에 자녀 2명 이상일 때는 family ticket을 59.50파운드에 구입할 수 있어요.  이 가격은 성인 2명에 아동1명 가격인데, 어른 2명에 아이 4명까지 가능하니, 자녀가 많으면 많을수록 유리하네요. ㅋ 

저희의 일정은 약 3시간 반으로, 점심은 간단히 해결하고 두 군데 정도 관람하자 생각하고 5개 주택 모두를 관람할 수 있는 Full Story 표로 구입했어요.  셰익스피어 생가만 방문할 경우 성인 1명에 17.50파운드인데, 5파운드만 더 내면 1년 365일간 5개 주택을 모두 볼 수 있으니, 5파운드 더내고 full story표를 구입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방문할 수 있는 주택들은 바로 위의 그림에 표시된 것들과 같아요.  저희는 이 중 셰익스피어 생가와 셰익스피어 부인인 앤 헤서웨이의 시골집 (cottage)을 관람하고 돌아왔어요.  다섯 집 중에 이 두 집을 고른 이유는 차차 설명드릴게요. 

표를 끊고 안으로 들어가면, 줄이 꽤 깁니다.  주택 안의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한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해요.  요즘 같은 관광 성수기에는 단체관광객도 많아서 저희도 줄을 서서 꽤 기다렸습니다.   


이걸 어떻게 기다리나 막막했는데,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곳에 펼쳐져 있는 생가 내 가든도 워낙 이쁘다 보니 이곳 저곳에서 사진도 찍고 생가에 대한 책자도 미리 읽어보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일찍 지나갔어요.  


생가 안의 가든 사진이에요.  가든에 놓인 큰 검정색 화분에도 "WS"라고,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이니셜이 새겨져있습니다. 

자, 이제 생가로 들어가볼까요?

셰익스피어의 생가에 대한 이야기

위에서 간단히 설명한 것처럼 셰익스피어는 이렇게 8남매 중 3째였으나 살아남은 형제들은 남동생 셋과 여동생 하나였습니다.  셰익스피어는 이 집에서 태어나서 자랐는데, 아버지가 죽고 이 집을 물려받았지요.  

생가에 들어가면 가이드가 입구에서 간략한 설명을 해주는데, 그 설명을 해주는 곳의 위 아래는 셰익스피어가 아버지 사망 후 그집을 물려받은 뒤 여동생 가족을 들어와서 살게 해 준 곳이라고 해요.  윗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방문객들에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셰익스피어의 아버지는 가죽장갑 등을 만들어파는 상공인으로, 요즘말로 치자면 “시의원”까지 지낸 이 지역의 나름 유지였다고 해요.  집 안에서는 아버지가 견습생 2명과 함께 가죽 작업을 했던 작업실 (workshop) 도 볼 수 있습니다.  이쁜 가죽 장갑들이 전시되어 있어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던 윌리엄 셰익스피어입니다. 

방문객이 들어가게 되는 입구는 셰익스피어의 생가가 아니라 생가로 이러지는 집인데, 그 집의 구조가 3개의 집이 붙어있는 구조라 그렇다고 해요.  그래서 입장을 한 후 간략한 설명을 듣고 나서 사람들을 따라 이동-이동-이동 하다 보면 셰잌스피어가 태어난 방에까지 다다르게 됩니다.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방에 가기 전에 Parlor 라고 불리는 공간이 나오는데, 그건 불어의 ‘parlor’ 이야기하다는 단어에서 유래된 말로, 과거에 ‘응접실이나 거실’을 의미하는 방이었다고 해요.  현재의 리빙룸 같은 개념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팔러 (즉, 거실)에 거대한 침대가 놓여져있다는 겁니다.

거실에 놓인 침대라... ㅋ  그 이유가 궁금하시죠?  

셰익스피어가 살던 16세기에는 ‘침대’라는 가구는 고가의 혁신적인 가구였다고 해요.  그래서 중산층 이상의 가구에서는 침대를 구입하여 사람들이 집을 방문하였을 때 이야기를 나누며 머무는 공간인 거실에 그 침대를 배치하였다고 하네요.  ‘나 이정도요~’ 자랑하는 거죠.  

그 거실의 바닥은 돌바닥인데, 셰익스피어가 살던 당시의 바닥이 그대로 보존된 것으로, 그 바닥 위에 섬으로써 셰익스피어가 발을 딛고 다니던 바로 그 바닥을 밟는 것이라 합니다.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방에 가보면 셰익스피어가 어릴 때 썼던 아기 요람도 있어요. 

안내 직원이 의자에 앉아있어서 저희 어머니께서 부탁하여 사진을 함께 찍었습니다.  본인이 입고 있는 의상은 당시의 전형적인 시중 (servant) 의 복장이라 합니다. 
그리고, 이 직원이 앉아있는 방에 있는 마네킹 (아래 사진의 좌측 마네킹) 이 입고 있는 옷이 merchant (상인)의 복장이라고 하네요. 

생가 내에 벽에 붙어 있는 벽지의 여러가지 패턴들은 모두 당시의 오리지널한 패턴들이라고 합니다.  이 집을 장식하기 위해 새롭게 만들어낸 패턴들이 아니라는 것이죠.  최대한 원형을 복구하려고 애 쓴 흔적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위 사진과 아래 사진에 나오는 패턴 모두 셰익스피어 희곡집 표지에서 본 듯한 느낌이 드는 패턴입니다.  

이 생가는 셰익스피어가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이후 세를 놓았고, 세입자는 그 집을 15명이 묵을 수 있는 Inn (여인숙) 으로 전환하여 사용했다고 합니다.   

집 안에는 셰익스피어의 생가를 방문한 유명한 작가들이 셰익스피어 생가 창문에 남긴 싸인이 전시되어 있어요.  실제 창문을 그대로 떼어내어 방 하나에 유리관 안에 전시되어 있는데, 깜빡하고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크리스마스 캐롤, 올리버 트위스트, 위대한 유산 등으로 유명한 작가 찰스 디킨스 등이 실제로 방문하여 본인들의 흔적을 남기고 갔다고 합니다. 

셰익스피어 생가를 구경하고 나온 저희는 어디서 간단히 점심을 먹을까 잠시 생각하다 고민없이 Pret a Manger 로 들어갔습니다.  간단하게 맛있는 점심을 빠르게 해결해야 했는데, 플랫 따 망제는 샌드위치도 맛있고 커피도 맛있고 쥬스도 맛있고, 저와 틴틴이 좋아하는 곳이거든요.  저렴하게 실패없는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프랫 따 망제로 들어가 점심을 먹고, 다음 장소로 저희가 선택한 곳은 바로 셰익스피어의 부인 앤 헤서웨이 (Anne Hathaway)의 시골집이었습니다.

앤 헤서웨이의 집으로 가기로 한 이유는, 시내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시골집인데다가, 한국의 시골집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라 부모님께서도 흥미로워하실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내에서 걸어가려면 30분인데, 저희는 차가 있으니 차로 이동하면 7분 거리라서 차를 갖고 온 김에 차가 있어야만 가기 좋은 곳을 가보자는 생각이었죠.

결과는?  대만족!  앤 헤서웨이의 시골집이 있는 인근 주차장에 도착하자 저희 엄마는 이런 시골동네보다 시내가 볼 게 많고 더 재밌다며 잠시 투덜대셨으나, 앤 헤서웨이 집에 도착하자 마자 그 집의 매력과 집이 갖고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에 푹 빠지셨답니다.  이 시골집은 16세기 목조건물인 셰익스피어 생가보다 더 오래된 집으로, 자그마치 1400년대에 지어진 집이랍니다.  그 중 일부가 당시의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부인, 앤 헤서웨이의 시골집에 얽힌 이야기, 궁금하시죠?  다음편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