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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여행] 셰익스피어 생가가 있는 Stratford-Upon-Avon (3): 셰익스피어의 부인, Anne Hathaway 코티지

옥포동 몽실언니 2019. 8. 21. 23:17
안녕하세요.  

셰익스피어 생가를 소개해드린 지난 글에 이어, 이번 글에서는 셰익스피어의 부인 앤 해서웨이 (Anne Hathaway)의 생가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앤 해서웨이가 살았던 집은 코티지 (Cottage) 라 불리는 시골집의 형태로, 그 중에서도 Thatched cottage입니다.  한국어로 발음하면 '때치드 코티지'?  한국어로 쓰니까 좀 웃기죠? ㅋ 사실 영어로 쓰니 이런데, 한국말로 편하게 옮기자면 시골 초가집입니다.  

영국에서는 오래된 초가지붕 (thatched roof)를 가진 집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런 집들은 대부분 시골 마을에 있어요.  시골 마을에 있는 초가지붕을 가진 집들은 대부분 아주 오래된 집들인 경우가 많죠.  

앤 헤서웨이가 태어나고 자란 집이 바로 그런 집 중 하나로, 1400년대 중반에 지어진 아주 오래된 집이에요.  정말 오래된 집이죠? 

한국에서는 초가집이라 하면 민속촌이나 사극에서 나오는 초라한 작은 초가집이지만, 영국의 thacthed house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 지붕이 꽤나 견고하고 분위기도 있지요.  한국의 초가지붕은 따뜻하고 온화하고 편안하고 친숙한데, 영국의 초가지붕은 한국의 초가지붕과는 좀 다른 느낌이에요.  아래 사진의 지붕이 바로 영국의 전형적인 초가지붕 시골집의 모습입니다.   저 지붕이 바로 갈대 등을 엮어서 만든 지붕이랍니다. 


이 앤 해서웨이의 코티지를 방문하기로 한 이유는, 시내를 대충 둘러보고 나니 시내에서 셰익스피어의 가족 집이나, 손녀가 살았던 집을 방문하더라도 셰익스피어 생가와 아주 크게 다른 형태가 아닐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저나 틴틴은 다음에도 (과연 언제??) 이 곳을 방문할 기회가 있겠지만, 이번 딱 한번 뿐일 가능성이 높은 저희 부모님께 최대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드리고자 셰익스피어 생가를 관람한 후, 분위기를 바꿔 이 곳 앤 해서웨이의 시골집을 관람하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희가 이 도시에 머물 수 있었던 시간은 겨우 3시간 반.  그 시간 안에 최대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드리고 싶었기에, 저희는 시내에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한 후 시내 주차장에서 차를 빼서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이 시골집을 향했습니다. 

찾아가는 길: 

셰익스피어 생가에서 걸어가면 25분이라고 나오네요.  저희는 시간이 없으니 차를 타고 고고~ 


시내 주차장에서 3시간 주차비 3파운드를 내고, 앤 해서웨이 생가로 가니 구글에서 예상한대로 딱 7분이 걸렸어요.  앤 해서웨이 생가 인근에 차량 주차장이 있는데, 그곳은 주차비가 기본 3시간에 2파운드였어요.  저희는 1시간 미만으로 머물 예정이었으나 기본 주차비인 2파운드를 내고 3시간 주차증을 끊고 생가로 향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주차비를 낸 후, 그 티켓을 차량 전면에 전시하고 나가야 합니다). 

앤 해서웨이 생가

앞서 말씀드린 듯이, 이 집은 시골집으로 지붕이 초가지붕이에요.  이 집 또한 관람을 위해서는 입구에서 표를 보여주고 가든을 통과하여 저택 내부로 들어간 후, 아래 초가집 앞에 도착하면 이 초가집의 입구에서 또 줄을 서서 기다리면 입구에서 직원이 나와서 내부로 안내합니다.   내부 입구에서 직원이 이 집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줍니다.  물론 영어죠.  그리고, 이 집 관람 중간 쯤 또 다른 직원 한분이 내부에 상주해계신데, 관람 중에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이 분께 질문하면 친절하게 답변을 해준답니다. 

직원의 설명에 따르면, 아래의 집은 우측부분에 있는, 지붕이 좀 더 낮은 집이 1400년대 중반에 지어진 부분이라고 해요.  생가의 가장 우측 부분의 바닥은 처음 지어진 집의 바닥의 원형 그대로로, 이곳 또한 이 돌 바닥 위를 걸어다님으로써 앤 해서웨이가 어릴 때 살면서 디디던 바닥을 그대로 디디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 후, 좌측 부위의 집들은 계속된 증축을 거치며 확장된 것이지요.  생가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는 아래 사진에 보이는 가장 좌측의 갈색 문을 통해서 들어가는데, 그 부분은 19세기에 완성된 곳이라 합니다.  즉, 15세기부터 16세기, 17세기, 18세기, 19세기를 거치며 계속된 증축이 이루어졌다고 해요.  

이 집의 지붕은 얼마나 오래된 것일까요? 

내부 상주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런 초가지붕은 일반적으로 25-30년마다 한번씩 교체를 해줘야 한다고 합니다.  이 집의 경우 7년전에 새로 지붕을 한 것인데, 이 집 전체의 지붕을 하는데 80,000파운드가 들었다고 합니다.  한국돈으로 하면 약 1억2천만원입니다.  지붕만 새로 하는데 말이죠!!!!  그리고 그 돈은 앞으로 25-30년마다 항상 들게 될 돈이라는 사실!!  이 정도 돈이면 영국 유수의 대학에서 1년간 MBA를 하고도 남고, 일반 박사과정 4년간 학비를 내기에도 충분한 돈이라는.. 

이 저택의 특징은 앤 해서웨이가 태어나고 자란 후, 결혼과 함께 이 집을 떠났지만, 앤 해서웨이의 남동생이 이 집을 사서 13세대에 걸쳐 그 후손들이 계속해서 이 집에서 살았다는 점입니다.  1911년까지 그들의 후손이 이 집에서 살았다고 하니, 놀랍죠?  

이 집도 2층에 방이 있는데, 이 2층 방도 나중에 확장공사를 통해 만들어진 부분이라고 해요. 

집 내부로 들어가면 앤 해서웨이의 집에도 침대가 놓여져 있어요.  즉, 그들도 꽤나 살만했던 집이라는 것이죠.  앤 해서웨이가 이집에서 태어나서 살던 당시에는 침대가 있지는 않았어요.  그 때는 이 cottage가 굴뚝 없이 바닥에 불을 지피고 열린 공간으로 사용되어서 가족 모두가 바닥에 지핀 불 근처에서 다같이 생활했다고 해요.  앤 해서웨이 아버지가 고용했던 두명의 양치기까지 모두.  대가족과 그들의 고용인들까지 모두가 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잤다고 합니다.  요즘 상식으로는 좀.. 이해가 되지 않지만, 당시에는 그랬다고 해요.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앤 해서웨이는 윌리엄 18세, 앤 26세에 결혼을 합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8세 연상의 여인과 결혼을 한 거죠.  이 결혼에 대해서도 여러 평가가 있지만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너무 어려서), 이들은 결혼 후 6개월만에 첫 딸 수잔나를 낳아요. ㅋ  속도위반을 한 거죠. ㅋ  그리고 2년 후 이란성 쌍둥이를 낳는데, 그 중 아들은 11세에 원인불명으로 사망하고 딸만 살아남습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부모도 세 딸을 잃었는데, 윌리엄 셰익스피어도 부모와 같은 아픔을 겪게 되었다고 해요.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역병이 유행하며 스트라트포드 어폰 에이번의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던 해에 태어났음에도 용케도 살아남았는데, 그의 자매들과, 본인의 자녀는 안타깝게도 어린 나이에 죽음을 면치 못했네요.  당시에는 이런 영유아사망률이 워낙 높았을테니, 그 일이 그리 드문 일은 아니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부의 연결고리는 바로 셰익스피어의 아버지 존 셰익스피어와 앤 해서웨이의 아버지라고 해요.  이 둘이 비지니스로 엮인 사이였다고 하더라구요.  가죽공이자 양모거래를 했던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아버지가 앤 해서웨이 부모와 사업상 거래를 하던 사이였던 것이죠. 

셰익스피어 부부에게는 성인기까지 살아남은 자녀가 둘이었는데, 그 중 첫째인 수잔나에게는 자녀가 없었고, 막내인 주디스 (Judith)는 결혼하여 세 자녀를 낳았으나 세 자녀 모두 20세가 되기 전에 사망하고 엄마인 주디스가 가장 오래 살아남음으로서 셰익스피어의 직계 후손은 손녀에서 대가 끊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 셰익스피어의 후손이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말은 믿어서는 안된다고 하네요. 

반면, 앤 해서웨이의 집에서는 그 남동생의 후손들이 1900년대 초반까지 살고, 현재에도 인근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고 하니.. 놀랍습니다. 

셰익스피어 부부는 셰익스피어가 사망할 때까지 결혼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설명하던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이 둘의 결혼이 행복한 결혼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남겨진 증거가 없대요.  둘 모두 서로에게 남긴 편지도 없을 뿐더러 일기, 심지어 비밀일기 (??) 조차 남겨진 게 없다고 하네요. 

집 안을 둘러보다 보니 흥미로운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내부에 화장실이 없다는 거죠! ㅋㅋ 내부에 상주하고 있는 직원에게 왜 화장실은 없냐고 물으니, 화장실은 내부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럼 화장실은 어디에 있어요?”

라고 물었더니,

“바로 이 앞 숲속에!”

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하는.. ^^;;;;

자연의 부름을 자연 속에서 해결했다고 하네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부인, 앤 해서웨이의 생가.  어떠셨나요?  재미있죠?

별 기대없이 갔는데, 가이드의 설명이 알차고 재미있었어요.  주변 자연경관을 둘러보는 재미도 있었구요. 

시간이 좀 더 넉넉히 있었다면 시내에서 여유롭게 산책을 하여 앤 해서웨이 집을 방문하는 것도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또, 다음에 온다면 강을 따라 산책하며 보트를 타고 강을 건너 전망차 (Wheel, 런던아이처럼 생긴 스트라트포드 아이 ㅋ) 도 탈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것도 시간이 부족하여 다음 기회로 남겨두기로 하고  (전망차를 타기 위해서는 강을 건너야 하는데, 50펜스를 내면 작은 보트로 강을 건널 수 있다고 합니다), 저희는 황급히 앤 해서웨이 생가 관람을 마치고 저희의 귀염둥이 잭을 데리러 가기 위해 발걸음을 서둘렀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갈 때와 마찬가지로 1시간 10분밖에 걸리지 않았어요.  3시15분쯤 출발했는데, 4시 23분에 아빙던에 있는 아이의 어린이집에 도착하더라구요. 

옥스퍼드에서 가신다면 오전에 1번 (아마 9시에서 9시반경) 옥스퍼드에서 스트랏트포드 어폰 에이번으로 가는 시외버스가 있고 (National Express, Gloucester Green에서 탑승), 스트랏트포드 어폰 에이번에서 다시 오후 4시에서 4시 반 경 옥스포드로 돌아가는 버스가 한대 있어요.  그렇게 옥스퍼드에서 당일치기 코스로 다녀오기 좋도록 버스 노선이 있으니 옥스퍼드를 긴 여정으로 오시는 분들도 이곳을 한번 둘러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모두들 저와 함께 즐거운 Stratford-Upon-Avon 방문이 되셨기를 바라며, 저는 다음에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