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언니 다이어리/임신

둘째 임신 37주 3일, 아직 출산하지 않았습니다.

옥포동 몽실언니 2019. 12. 28. 08:00

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오늘로 임신 37주 3일이 되었습니다.  이 날짜는 Baby Buddy라는 앱에서 알려주는 것인데, 첫 아이를 가졌을 때 영국병원 NHS에서 Baby Buddy라는 임신/출산 앱을 추천해서 핸드폰에 설치하고 매우 유용하게 잘 썼어요.  그 때는 매일 같이 그 앱을 들여다보며 매일 내 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하곤 했는데, 이번 둘째 아이 임신 중에는 몇일에 한번, 혹은 몇주에 한번쯤, 이렇게 내가 임신 몇주인지가 궁금할 때나 가끔 들여다보는 앱이 되었습니다.  참.. 이렇게 임신에서부터 첫 아이와 둘째 아이가 겪는 인생에는 차이가 있네요. 

제 블로그에 새글이 올라오지 않아 혹시라도 제가 출산이라도 하러 간 건 아닐까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실까봐 짧게나마 소식을 올리려 합니다. 

일단, 저는 아직 출산을 하지 않았습니다!! ^^ 이미 체중은 첫 아이 출산 당시의 체중까지 도달했고, 태동은 너무 활발해서 아이가 뱃속에서 제 모든 장기들을 짓누르고 있고, 게다가 첫 아이때는 겪지 않았던 치골통, 둔통에 자리에 앉았다 일어나거나 누웠다 일어날 때마다 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어요. 

그 와중에 아이는 지난주 금요일부터, 그러니까 12월 19일부터 어린이집이 방학이라 저와 꼭 붙어 지내며 다시금 단짝놀이를 시작했어요.  이 방학은 자그마치 다음주까지 쭉 이어진다는 사실!!  

틴틴은 긴 휴가 한번 없이 필요할 때마다 야금야금 휴가를 내어 쓴 덕에 크리스마스 이브까지도 일을 해야 하는 신세였고, 다음주면 1월 1일 하루만 쉰 후 1월 2일부터 다시 출근이에요.  내년에는 내년대로 휴가를 아껴야 해서 일단 출산 전 최대한 휴가를 절약하기로 했거든요. 

출산 후 저희를 돌봐주시러 친정어머니께서 오시기로 하셨는데, 엄마의 영국 도착일은 제 출산예정일 이틀 전이라.. 부디.. 아이가 일찍 태어나는 일이 없기만을 바라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제 체중증가와 배크기 증가추세를 보자니 첫 아이 잭보다 더 큰 아기가 나와서 출산이 더 힘들거나 하진 않을지 조금은 두렵기도 하구요.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부터는 남편과 둘이서 함께 아이를 보는데도 저희는 애 하나 둘이서 돌보는 게 아직도 왜 이리 힘이 드는지..  이번 연휴가 (12월 25일부터 1월 1일) 우리 가족끼리 오붓하게 지내는 시간이라 참 오붓하고 뜻깊으면서도 잠시도 개인 시간이 나지 않는 이 생활에 둘 다 어느새 조금씩 지쳐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이 방학 이전에 반드시 끝냈어야 하는 일들만 겨우 마친 상태라 마음이 아주 홀가분하지가 못한 상태입니다.  계약관계 하에 데드라인이 있던 일들만 겨우 끝냈지, 데드라인은 없어도 꼭 했어야 할 일들을 손도 못 댄 채로 이렇게 연휴가 와버린 거죠.  게다가 막상 연휴가 오고 나니 가족으로만 꽉 채워진 시간 속에서 잠시도 저 혼자 생각할 틈이 없다 보니 다른 일은 커녕 블로그에 짧은 소식 하나 올릴 여유도 생기지가 않았습니다.  막상 아이 옆에 누워서는 쓸데없는 뉴스들을 브라우징하면서 삼사십분 시간을 보내기 일쑤인데도 그 시간에 컴퓨터에 앉아서 이성적인 사고를 하며 무언가 생산적인 행위를 하는 건 안 되더라구요.  

지금도 뭔가 대단한 글을 쓰는 것도 아니라 그간의 짧은 근황을 적어올리는 것인데도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인지조차 분명하지 않고 머릿속이 흐릿합니다.  아마 육아와 집안일에 치여서 피곤한데다가 임신 말기라 몸이 힘든 것까지 겹치며 더 그런 것 같아요.  며칠전 운전 중에도 제가 정신이 예전처럼 집중되는 것 같지가 않아서 이제는 출산할 때까지 운전대도 잡지 않을 생각이에요.  (그럴 기회도 없겠지만요. ^^;;)

저는 그렇게..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힘든 일은 아이 밥 차려주는 일.  밥 하는 게 너무너무너무 힘들고 귀찮고 이제는 뭘 해야 할지 생각도 나지가 않아요. ㅠㅠ 

두번째로 힘든 일은 아이와 바닥에 앉아서 놀아주는 일.  바닥에 앉아서 놀아주다 보면 배가 더 자주 수축되고 아픈 느낌이에요. 

그리고, 요즘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아무 생각없이 드라마나 실컷 보는 일, 한 이틀정도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실컷 먹고 자는 일.   그러나.. 이런 날은.. 앞으로 몇년 안에도 오지 않겠죠?

아.. 앉아있는데 또 배가 많이 땡기네요. ㅠㅠ 

저는 이만하고 일단 자야겠습니다.

그간 이런 저런 일이 있으면서 영국 유학에 대해서도 쓰고 싶은 글들이 많았는데, 도대체 그런 글들은 언제쯤 쓸 수 있는 여유가 날지.. ㅠㅠ 

아무튼, 여러분.. 저는 아직 출산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남기며, 이만 자러 갑니다.

모두 편안한 주말과 연휴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