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임신은 첫째 임신 때와 참 많이 다르다. 특히, 체력적으로 정말 많이 딸린다.
첫째 때는 이때쯤에 한참 요리를 한다고 정신 없이 일을 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체력이 너무 딸려서 남편과 아이 먹일 그날 그날 밥 하는 것조차 힘에 부칠 정도이다.
치골도 아프고 둔골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다.
머리도 아프고 변비도 생겼다.
낮잠은 왜 이리 쏟아지는지, 지난주 토요일부터는 오전에 한시간에서 두시간씩 낮잠을 자지 않고서는 버틸 수가 없다.
때 아닌 입덧인지, ‘이걸 해 먹어야겠다’ 하고 장을 봤는데 장을 보고 나면 그게 너무 먹기 싫어진다. 어지간하면 버리는 식재료가 거의 없던 우리집이건만 엉뚱하게도 둘째 임신 후기에 접어들면서 나의 이런 ‘입덧 (이라 쓰고 ‘변덕’이라 읽는)’ 으로 인한 식재료 낭비가 제법 된다. ㅠㅠ 반성하지만.. 이게.. 내 맘대로 되지가 않는다. 특히, 한번 한 음식이 냉장고를 들어갔다 나오면.. 정말..먹히지가 않는다. ㅠㅠ 예전의 나는 한번 한 음식을 두번, 세번이고 문제없이 먹던 사람인데. 그 덕에 요리하고 남는 음식은 모두 남편 도시락이 되거나, 아니면 딱 그때 한번 먹을 만큼만 요리하려고 노력 중.
호르몬 탓인지 옛날 생각이 자꾸 난다. 나는 이상하게도 임신만 했다 하면 가족들에게 서운했던 것들이 생각난다. ㅠㅠ 임신이라는 것이 내 가족을 늘리는 일이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첫 임신때도 그랬는데 이번 임신 때도 그렇다. 특히 임신 중기, 별에별 개꿈을 다 꾸는 시기에는 가족들이 모두 다는 아니어도 한두사람씩 순차적으로 등장하여 어릴 때 서운했던 일과 유사한 일이 내 꿈에서 재연된다. ㅠㅠ 그런 꿈을 꾸고서 잠이 깨면 마음이 아린다. 꿈이었는데도 눈물이 나기도 한다. 왜 나는 어린 시절 상처에서 아직도 자유롭지 못한지 생각하며 하루종일 심란하기도 하다.
그렇게 나는, 내 몸은, 둘째 아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여러 변화들이 힘들기는 하지만, 한 생명을 맞이하는 일이 어디 그리 쉬울 수 있겠는가 생각하면 이런 변화들이 보다 견디기 쉬워진다. 아이 하나를 만드는 일인데, 그게 어디 쉬울 수 있겠냐고.. 이 정도 힘든 것은 당연하고, 더 힘들 수도 있는데 이 정도인 게 어쩌면 다행인 것인지도 모른다고.
일 좀 해보려고 끄적이다가 너무 피곤해서 잠에 들었는데, 잠이 깨고도 정신이 들지 않아 멍하니 있다 보니 어느새 아이를 데리러 갈 시간이 다가왔다.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는 깨어있지 않던 두뇌라도, 그 두뇌상태로 이렇게 블로그 글이라도 쓸 수 있으니 그거 하나는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보며.. 오늘 이야기는 여기서 끝~ ^^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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