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몽실언니입니다.
정말 오랫만에 인사드리죠?
그것은 제목에 쓴 것처럼, 밥 먹으며 돌아다니는 아이 훈육하는 방법입니다.
두돌이 되면서 저희는 아이의 습관들이 두어가지 무너지는 것을 발견했어요. 아이가 머리가 굵어지면서 그 전에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 당연하게 해 오던 것들에 대해 도전하고 반항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요. 그래서 다시 해야 했던 것이 수면교육, 그리고 식사예절 교육이었습니다. 그 중 오늘은 얼마 전 제 블로그 랜선 육아동지님께서 아이 식사예절 교육, 즉 돌아다니면서 밥 먹는 버릇을 어떻게 다시 잡아줬냐고 여쭤보셔서 그에 대한 글을 적어볼까 합니다.
사진: 자리에 앉아서 라스베리를 냠냠 맛있게 먹고 있는 아이 ^^
저희 집에서는 아이에게 꼭 지켰으면 하고 가르치고 있는 원칙이 몇가지 있습니다. 일단, 밥 먹으며 돌아다니지 않기, 음식은 부엌에서만 먹기, 자기를 다치게 하지 않기, 다른 사람 다치게 하지 않기. 현재로서는 딱 이 정도 원칙 뿐이에요. 아, 두가지가 더 있네요. 밖에서 돌아오면 손 씻기, 자기 전에 꼭 양치하기.
어린 나이에 이 정도면... 최소한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어떤가요?
자기를 다치지 않게 하고, 남을 다치지 않게 하는 건 너무나 기본적인 것이고, 밥 먹으며 돌아다니지 않는 건 최소한의 매너교육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음식을 부엌에서만 먹는 건.. 거실에 음식이 딱 한번 들어온 후 집에 개미떼가 출몰했기 때문이고, 손씻기와 양치는 최소한의 기본 위생 교육이구요.
사실, 저도 육아초보에, 육아서를 열심히 읽는 엄마도 아니라서 (제대로 읽은 육아서가 한권도 없다는 ㅠㅠ) 친언니들과 육아선배인 친구와 지인들의 조언들을 적당히 적용하는 편인데요.
이번 "밥 먹으며 돌아다니지 않기" 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밥 먹으며 자꾸만 돌아다니는 아이, 한 숟갈 먹으면 일어나서 거실 가서 돌아다니다 다시 불러야 부엌에 와서 한숟갈 또 먹고 또 일어서는.. 아이의 그런 행동을 바꾸기 위해 저희가 한 노력들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
일단은 식사 때 돌아다니며 먹으면 안 된다고 여러번 일러줬어요.
다 먹은 후에 돌아다니는 거라고. 밥 먹으면서 돌아다니는 거 아니라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이제 그만먹을거지? 엄마가 밥 치운다" 하고 밥을 들고 제가 자리를 뜨면 아이가 안된다고 자리로 돌아와서 앉더라구요.
그리고, 자꾸 또 돌아다니려 하면, 목소리를 나지막히 낮춰서 아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돌아다니며 먹는 거 아니에요."라고 단호히 말해줬어요. "그럼, 다 먹은 거라 생각하고 치울게요." 하고 또 치우고.. 그럼 아이가 다시 앉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한 것은 아이에게 무언가를 야단칠 때, 소리를 크게 지를 필요가 없다고 한 저희 큰언니의 조언 때문이었어요. 단, 목소리를 나지막하게 낮추고 아이를 단호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잘 일러주면 된다구요.
그리고, 아이가 자꾸 돌아다니면 밥을 아예 치워버리고, 아이를 굶겨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몇번 굶으면 다음부터는 절대 안 그런다고.
그걸 여러번 하다가, 결국에는 한번 정말로 밥을 치웠어요. 그랬더니 아이는 울기 시작..
저는 우는 아이를 붙잡고 "엄마가 다 먹은 후에 돌아다니는 거라고 말 했잖아. 다 먹었으니까 돌아다닌 거 아니야? 엄마가 좀 전에 말했지? 돌아다니는 사람에게는 밥을 줄 수 없어요." 라고 일러줬습니다.
그렇게 한끼 밥을 덜 먹고 간식도 안 줬더니, 그 다음 끼니부터는 잘 앉아서 먹었어요.
중간에 배가 고프니 간식을 달라 했지만 간식도 주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간식은 "밥 다 먹은 사람만 간식 먹을 수 있어요. 밥 다 안 먹으면 간식 없어요."라는 원칙이 이미 세워져 있거든요.
그래서 아이가 간식 달라고 떼쓰며 울었지만, 아이를 꼭 붙잡고 안된다고, 밥을 다 먹지 않았기 때문에 간식을 줄 수가 없다고, 아까 돌아다니면서 밥을 먹어서 엄마가 밥을 치웠고, 그래서 밥을 덜 먹었지 않느냐고. 그래서, 미안하지만 이번에는 간식을 줄 수가 없다고 이야기해줬습니다. 이따 다음끼니 먹을 때 밥을 다 먹고 나면 그 때 간식을 줄 수 있다고. 그러니 아이가 이내 수긍하고 다시 잘 놀았어요.
사실 한끼 밥 좀 덜 먹고, 간식 한번 덜 먹는다고 배가 고파 죽지는 않으니 아이에게도 좀 허전은 했겠지만 큰 여파는 없어 보였습니다.
그렇게 한끼를 굶고, 간식 한번 건너뛰더니 아이의 돌아다니며 먹는 습관은 이내 잡혀버렸어요. 거참.. 아이들이 참..빨리 배우고 빨리 변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
...
...
대반전!
아이가 완전히 변했다고 방심하는 것은 금물!!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반전은 있었으니~~
딱 열흘 전, 할머니께서 영국을 오시고, 할머니께서 손주 아침밥을 먹이기 시작하셨는데, 처음 서너번은 자리에 잘 앉아서 밥을 먹더니 이내 이 아이가 할머니가 편해졌는지 자기 맘대로 돌아다니며 먹기 시작했다는 사실!!!!! 아흑..
저는 할머니께서 할머니 나름대로 밥을 먹이시는데, 그 상황에마저 제가 개입해서 이래도 되니 안 되니 이야기하고 싶지가 않아서, 할머니가 하실 때는 그냥 할머니 방식대로 하시도록 내버려 둔 상태입니다. 이 모든 특별서비스는 할머니가 계시는 동안에만 유효하도록 말이죠. 할머니 할아버지 좋다는 게 바로 그런 특별서비스 때문이 아닐까 싶거든요. ^^
그럼, 오늘은 짧게 남긴 우리 아이 훈육방법이었습니다.
그럼, 모두 설 연휴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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