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는 삶/육아일기 2017-20

[육아일기] 첫째와 닮았지만 다른 둘째!

옥포동 몽실언니 2020. 1. 30. 08:00

안녕하세요!  저희 둘째 소식 많이들 기다리셨나요?

오늘은 얼마 되지 않는 기간이지만 저희가 둘째를 키우면서 발견한 첫째 아이와 다른 점들을 적어볼까 합니다. 

동생을 이뻐하는 잭 (아직까지는.. ^^;;)

첫째로, 저희 둘째는 잠을 잘 자요.  

그렇다고 우리도 드디어 '잘 자는 아이' 당첨에 성공한 것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형아보다 황달이 심해서 더 잘 자는 것일 수도 있고,  아이 넷을 키워낸 우리 엄마의 애기 잠재우 실력 덕분에 지금 일시적으로만 잘 자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 하더라도 갓난 아기가 이렇게 잘 자는 것은 처음보는지라 참 귀엽고 기특하고 새삼스럽습니다.  우리 잭은 엄마와 아빠가 워낙 미숙하기도 했고, 아이도 예민하고 배앓이도 있던터라 아기때부터 두세시간짜리 잠을 잘 자지 못했던 것 같은데, 이 아기는 두시간은 기본이요, 네시간을 잔 적도 두어번 있던터라 (친정엄마 파워!) 첫째와 다른 아이를 보니 신기합니다.

둘째, 이 아이는 소리를 잘 내요.  

특히 큰 소리. ㅋ 태어난 다음날부터 앙~ 앙~ 하며 얼마나 큰 소리로 잘 울어대는지. ㅋㅋ 첫째는 첫달에는 잘 울지도 않고 큰 소리도 내지 않는 아주 조용한 아기였는데, 두번째 아기는 태어난 다음날부터 너무 잘 우네요.  맑고 청량한 목소리로 앙앙 울어대니 우리 첫째 잭이 그 소리를 흉내낼 정도입니다. 

셋째, 이 아이는 젖을 잘 무네요?!!!  

모유수유 영재가 우리집에도 나타난 것일까요?!  저희 잭은 입을 아~ 벌리지 않고 자꾸만 오~~ 하고 벌리는 바람에 아이 젖물리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습니다.  생후 첫 달간 그것 때문에 얼마나 울었는지.  내가 뭘 잘못해서 그런가 하며 밤새 유투브로 아기 젖물리는 방법을 찾아보고, 왜 영상처럼 나는 안 되는지, 우리는 못 하는지 스스로를 자책하던 날들이 있었어요.  결국 생후 한달이 좀 더 지나, 전문가의 도움을 얻고자 모유수유 워크샵을 찾아갔으나.. 선생님은 저의 모유수유 자세를 보지도 않고 아이 얼굴만 한번 척 보더니, 전혀 문제 없다며, 지금처럼 하라는 말씀만 남기셨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잭의 얼굴에는 두턱이 선명하고 아이가 오동통한 상태였거든요.  모유수유에 문제가 있으면 아이가 이렇게 살 찔수가 없다고. 

그러나 이 두번째 아기는, 제가 젖을 가까이에만 갖다대도 자기가 입을 아~ 벌려 젖을 콱! 물어버립니다.  모유수유 워크샵에서 배운 정석에 가깝게 말이죠.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줄 알았는데, 실제로 아기들 중 이렇게 하는 아기가 있다니!  저도 놀라고 틴틴도 놀랐어요.  

그런데, 이게 가만히 보니 아이가 갓 태어난 아기임에도 불구하고 목을 제법 가누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니 스스로 입을 벌리고 젖을 찾아 무는 게 더 가능한 것 같더라구요.  우리 잭이 두어달은 넘었을 때 목가누던 정도를 이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그 정도의 힘으로 스스로의 목을 빳빳하게 쳐 들어 올릴 때가 종종 있어요.  비록 유지되는 시간은 아주 짧지만요.  

그 덕에 이번 모유수유는 처음보다는 한결 수월해졌어요.  

그리고, 깨닫게 된 것이, 나 또한 수유 요령이 정말 부족하구나 하는 점!  이렇게 아이가 제 입을 쫙쫙 벌리며 저에게 달려드는데도 아이에게 젖을 잘 물리는 것이 여전히 어렵더라구요.   다시금 동영상 몇개를 찾아보며, 거기서 설명하는 이론을 떠올리며 젖물리기 (latching)을 하고 있어요.  여전히 미숙하긴 하지만 전보다는 확실히 수월한 것 같아요.  둘째야, 고마워!  모두 네 덕이야!

마지막으로, 이 아이는 딸국질을 스스로 멎어요!!!  

이건 임신 중에도 느꼈던 차이인데요.  첫째 아이는 뱃속에서부터 딸꾹질을 그렇게 많이 할 수가 없었습니다.  특히 한밤중에 제가 화장실 가느라 깼다 하면 아이는 딸꾹질을 시작해서, 그 딸꾹질이 멎질 않아 제가 잠을 이루지 못했던 밤들이 정말 많았어요.  멎었다 싶어 잠에 들려고 하면 이내 또 딸꾹질을 시작할 때도 많았어요.

그와 달리 둘째 아기는 뱃속에서도 딸꾹질을 거의 하지 않았어요.  전 제가 무뎌져서 못 느끼는건가 했는데, 딸꾹질을 시작해도 얼마 가지 않고 이내 잘 멈춰서 참 신통방통하다 생각했었죠.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서도 얘는 딸꾹질을 잘 안 하기도 안 할 뿐더러, 딸꾹질을 하면 대부분 수유를 해서 액체를 삼키도록 함으로써 딸꾹질을 멎게 하는데, 이 아기는 그럴 필요조차 없습니다.  오히려 자기가 먹을 만큼 먹은 후에는 아무리 젖꼭지를 갖다대고 젖 냄새를 맡게 해도 입을 벌리지조차 않아요.  먹지 않겠다는 뜻이죠.  대신 아이를 따뜻한 담요에 잘 감싸서 따뜻하게 해주면 이내 스스로 딸꾹질을 멎어버려요.  아니, 이런 아기가 다 있다니.  저도 놀라고, 틴틴도 놀라고, 이번에는 엄마도 놀라시고!

***

아이 하나는 외롭다 (틴틴과 제가 외롭다는 의미)는 생각에, 또 우리 부부의 나이를 생각해서 둘째 아이를 서둘러 가졌는데, 막상 둘째 아이를 낳고 보니 두 아이 육아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 하루하루가 정말 도전인 요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째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 새로운 생명체를 보고 있노라니, 이 맛에 아이를 키우는구나 싶고, 여건만 된다면 아이를 또 낳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러나.. 우리 형편에 더 이상의 욕심은 내지 않기로..!). 

아이 둘을 돌보는 게 정말 힘들지만 (특히, 주말에 죽어납니다.) 앞으로의 일들도 기대가 됩니다.  경제적으로 많이 쪼달리겠지만 (이미 저축을 계속 까먹고 있다는 ㅠ) 차차 돈을 벌 궁리도 해야겠지요. 

그렇게 저희는 두 아이의 부모하기에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더 하고 싶으나.. 너무 졸린 탓에 오늘은 여기까지.  

그럼 모두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