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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생활] 요즘 내가 장을 보는 곳, Tesco Extra

옥포동 몽실언니 2021. 4. 25. 22:58

요즘 저 몽실언니는 식재료비를 아끼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아이들 어린이집 보내느라 비용이 엄청나게 들고 있는데, 줄일 수 있는 지출이라고는 식재료밖에 없거든요.  왜냐? 다른 데는 돈을 쓰는 데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재정상황

매달 내는 집 대출금에, 매월 납부하는 주민세(이게 약 30만원 ㅠ), 가스비, 전기비, 수도세, 인터넷비용, 티비수신료(티비는 일주일에 한두번도 잘 안 보는데..ㅠ), 핸드폰 요금, 자동차보험료, 생명보험료(은행 대출 이용시 필수가입 보험), 주택보험료(이건 은행대출 이용시 권장보험)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얼마 없어요. 남는 돈은 식량을 구입하는 데 사용하고, 아이들 옷이 작아지면 아이들 옷 저렴한 것으로 몇벌씩 사는 게 전부인데, 그렇게 하고 나면 매달 남는 돈이 몇십만원 안 됩니다.  

아이 하나를 term time only (학교 학기 중에만 운영하는)로만 보내거나, 어린이집을 주 2회에서 3회 정도만 보내는 정도는 어떻게든 가능한데, 아이 둘을 풀타임으로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은 남편 외벌이로는 절대로 불가능한 재정 수준이지요. 

그리하여 저희는 현재 저축해둔 비상금을 까먹으며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야 제가 돈을 벌 궁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고, 틴틴도 틴틴대로 좀 차분히 자기 일에 집중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요즘 이용하는 마트, 테스코 엑스트라(Tesco Extra)

재정상황이 그러하다 보니 요즘은 장바구니 비용을 아주 신경쓰고 있습니다.  예전같았으면 시간과 체력이 곧 금이라, 집에서 멀리 가지 않고 집에서 가까운 웨이트로즈(제일 비싼 슈퍼)를 이용하거나, 오카도(프리미엄 딜리버리)를 이용하거나 했는데, 이제는 시간을 들여 집에서 멀리 있는 저렴한 테스코 엑스트라 마트까지 운전해서 오가고 있어요. 

요즘 한국에 이마트 슈퍼마켓이 생기듯이, 영국에서도 테스코에서 운영하는 24시간 슈퍼마켓들은 테스코 엑스트라보다는 물건값이 조금 더 비쌉니다.  저희 동네 테스코 엑스트라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까지는 평일에 24시간 운영했지만, 슈퍼마켓은 아닌 대형마트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운영시간을 축소했고, 현재는 아침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운영 중이에요.

사실, 테스코가 24시간 운영 중이던 때에도, 저녁 늦게까지 운영하는 지금도 저희는 이곳에 저녁에는 가지 않습니다.  한국 마트들과는 달리.. 밤 늦은 시간에 이런 마트를 가는 일이 그렇게 안전하게만 느껴지지는 않기 때문이지요. 이런 점에서는 한국이 여러모로 많이 안전한 곳인 것 같습니다. 

결혼 후 잭이 태어나면서는 잭을 돌보느라 힘들고 시간이 없어서 식재료 쇼핑의 약 90%를 오카도 딜리버리를 이용하며 지냈고, 잭이 좀 크면서부터는 약 80%는 오카도를 이용하고 간간히 필요한 것들을 아이와 함께 산책을 나갔다가 오는 길에 집 근처 웨이트로즈(Waitrose)에서 구입하곤 했습니다.  될 수 있으면 계란, 유제품과 고기는 모두 유기농으로, 야채와 과일도 유기농을 살 수 있으면 사고, 비유기농 제품에 비해 가격이 너무 차이날 경우 유기농이 아닌 일반 재료를 사곤 했습니다. 

그러다 둘째 뚱이가 태어났고, 시간이 다시 없어진 저희는 다시 오카도 딜리버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지내다가, 한국에 다녀온 현재는 20%만 오카도로, 나머지 80%는 테스코를 이용 중입니다.  오카도를 아직 이용하는 이유는 5월 말까지 매달 배달비무료 회원으로 회원가입비를 내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카도에서만 살 수 있는 것들, 혹은 오카도에서 세일 중인 것들 중심으로만 구입하고, 나머지는 전적으로 테스코를 이용 중입니다. 

사진출처: https://www.insidermedia.com/news/north-west/tesco-extra-site-bought-for-50m

식료품비를 줄여보겠다고 대형마트를 이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왕복 운전시간에, 주차장에서 마트까지 걸어가고, 큰 마트 안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담고, 계산하고 나오면.. 아무리 못 해도 최소 50분은 잡아먹는 것 같습니다.  돌아와서 물건 정리까지 하고 한숨 돌리면 1시간이 그냥 지나가버리죠.  1시간이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저희처럼 큰 비용을 들여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상황에, 아이 없는 1시간은 정말 값비싼 시간이에요.  그런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지금은 멀리 있는 마트로 가서 열심히 장을 보고 있습니다.  돈을 아끼려면 그 정도 노고는 해야하는데, 그런 노고를 해야 하다 보니 돈 벌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드는 이 딜레마를 어찌해야 할까요. 

그렇게 저 몽실은 요즘 집에서 운전해서 10분 거리에 있는 마트, 테스코로 열심히 다닙니다.  사실, 운전해서 10분만에 갈 수 있는 마트면 한국 기준에서는 제법 가까운 거리에 있는 마트일텐데, 소도시 생활에 익숙한 저에게 10분 거리는 제법 멀게 느껴집니다. 

마트를 다니면서 놀라는 것은 마트마다 이렇게나 물가 차이가 날 수 있다니! 물론 한국도 백화점 식품코너와 시장 물가, 마트 물가가 다르긴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영국은 마트마다 물건 차이가 크지 않은데도 가격은 제법 차이가 납니다.  각자 저렴하게 내세우는 물품의 종류들이 다르고, 물건들의 특징도 조금씩 다르고, 브랜드가 가진 프리미엄도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테스코 이야기를 꺼낸 김에, 다음에는 영국에는 어떤 대형마트들이 있는지 소개하도록 해보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