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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생활] 영국 마트 종류와 특성

옥포동 몽실언니 2021. 4. 26. 00:12

지난 번 글에서 제가 요즘은 대형마트 테스코 엑스트라에서 장을 본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장바구니 물가를 이야기하기 전에 영국에는 식재료를 판매하는 마트들로 어떤 곳들이 있고 어떤 특징들이 있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국 대형 마트 종류

영국의 대표적인 마트 간판들(사진출처: https://www.essexlive.news/news/essex-news/tesco-sainsburys-asda-aldi-lidl-4450676)

테스코(Tesco) 와 Sainsbury's(세인즈버리)

테스코는 영국에서 세인즈버리와 함께 마트계 양대산맥을 이루던 회사입니다.  사실 전통적으로는 세인즈버리가 테스코보다는 좀 더 비싼 마트였다고 합니다(출처 클릭). 세인즈버리의 식재료들이 품질이 더 좋기도 했다고 하네요.  그러다 테스코가 자신들의 물건 품질을 높이면서, 동시에 특대형 마트, 그러니까 저희 집 근처에 있는 테스코 엑스트라와 같은 형식의 대형 마트를 많이 만들면서 대형화에 주력했고, 그 결과 지난 몇 년전부터 테스코가 식료품 시장에서 세인즈버리를 압도해버렸습니다.  세인즈버리와 테스코의 식료품 시장 점유율 변화는 제가 유학 온 초기에 뉴스에서도 종종 다뤘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테스코와 세인즈버리 양대산맥 시대에서 테스코는 세인즈버리를 이겨버렸습니다.  

아스다(ASDA)

그 외, 테스코보다 좀 더 저렴한 마트로 아스다(ASDA)가 있어요.  여긴 공산품들이 참 저렴합니다. 식재료도 저렴해요.  그러나...품질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잭이 워낙 똥을 자주 싸서(생후 12개월까지 하루에 똥기저귀만 7-8개) 기저귀 값이 너무 들어서 아스다 자체 브랜드의 기저귀가 저렴하면서도 괜찮다는 말을 듣고 한 때 아스다를 종종 이용했어요.  

여러가지를 주문해 본 결과, 각종 공산품들을 저렴하게 파는데, 심지어 세일도 자주 합니다.  그래서 치실, 맛밤, 아이스크림, 비스킷 등의 제품들은 아주 저렴하게 살 수 있었어요.  그렇지만 과일과 고기, 야채 등의 신선제품의 품질은 별로였습니다.  그래서 잭 기저귀 때문에 쇼핑한 몇 번을 제외하고는 이용하지 않고 있어요.  특히, 아스다가 근처에 있어서 직접 물건을 보고 고를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러지 못해서 쇼핑이 더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집 근처에 아스다가 있는 분들은 아스다를 자주 이용하면서 저렴하고 품질 괜찮은 것들을 잘 골라서 쇼핑하시는 것 같아요.  실제로 영국 내에서 식료품 마켓에서 테스코 다음으로 세인즈버리와 함께 아스다가 비등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스다만의 강점이 있긴 한 것 같아요. 

알디(Aldi)와 리들(Lidl)

그 외, 저렴한 마트로 알디(Aldi)와 리들(Lidl)이 있는데, 이 곳들은 독일 마트로 영국에서 사람들의 쇼핑 패턴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킨 마트들이지요. 

영국에서는 마트들이 가격차이가 있는 만큼, 마트들마다 이용객들이 좀 분화되어 있는 편입니다. 즉, 프리미엄 브랜드라 할 수 있는 Marks and Spencer, Waitrose는 중산층들이 이용하는 마트로 인식되고, 테스코나 아스다는 보통 사람들(?)이 가는 마트로 인식되는 편이에요. 

영국의 계층문화가 한국인들에게는 참 이해가 가지 않는 문화인데, 영국에서는 계층에 따라 이용하는 마트도 다른 편입니다. 테스코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왠만해서는 웨이트로즈에서 장을 보지 않는다고 하면 이해가 되실까요?  좀 이해가 되지 않죠?  네, 저도 그래요.  버스 운전을 하시거나, 배관공으로 일하시는 분들은 왠만하면 웨이트로즈에서 장을 보지 않습니다.  특별한 일이 있지 않고서는요.  어떻게 이렇게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냐구요?  그 정도로 이야기해도 영국인들이 고개를 끄덕거릴 만큼 평범한 일이거든요. 

그런데, 알디와 리들, 그 중에서도 마켓 쉐어가 더 큰 알디가 불러일으킨 변화가 무엇인고 하니, 웨이트로즈나 막스 앤 스팬서에서만 장을 보던 중산층들이 일부 품목들을 위해서는 알디로 쇼핑을 가는 변화를 불러일으켰다고 합니다!!! 하하하하하하. 이게 뭐 그리 큰 일이냐구요?  이게 영국에서는 뉴스를 크게 장식할만한 큰 뉴스였어요.  그게 영국의 계층별로 분화된 문화이구요.  알디가 영국에 들어오고 식료품 가격이 워낙 차이나다 보니, 금융위기 이후 장바구니 물가를 아끼려는 중산층들이 실리적인 목적으로 알디'같은 곳'도 이용하기 시작한 거죠.  실제로 알디나 리들의 식료품이나 자체 브랜드의 물건들이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은 편이다 보니 이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그런 정도로 알디와 리들은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저희 동네에는 웨이트로즈와 테스코가 유일한 대형마트였는데, 이제 테스코보다 좀 더 가까운 곳에 리들이 들어옵니다.  4월 29일 대개장!! 테스코보다 더 가까운데다 가격까지 더 저렴하니, 앞으로는 저도 리들을 이용하게 될 것 같아요. 

막스 앤 스펜서(Marks and Spencer)

이 곳은 웨이트로즈와 함께 좋은 슈퍼마켓 중 하나로, 웨이트로즈보다는 좀 저렴하지만 나름 식료품 품질에 자부심이 있는 슈퍼입니다.  자체 브랜드 옷도 유명해서 90년대였나요.. 2000년대 초반이었나요.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에 막스 앤 스펜서 자체 브랜드 의류가 수입되어 판매되기도 했는데요. 

막스 앤 스펜서는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해리 왕자의 엄마인 다이애나 집안과 관련이 있는 곳이에요.  다이애나의 성이 스펜서인데, 막스 앤 스펜서의 스펜서가 그 스펜서랍니다. 

이곳은 식료품은 다 괜찮아요. 자체 브랜드에서 나오는 잼, 차, 쿠키, 쵸콜릿.. 모두 품질이 좋아요.  최고급은 아니어도 충분히 좋은 품질.  포장도 이쁘구요.  그래서 한국에 휴가차 가시는 분들은 이 곳의 간식거리들을 선물로 많이 사 가십니다.  저도 지인들이 영국에 놀러오면 막스 앤 스펜서나 웨이트로즈에서 파는 차, 쿠키, 잼들을 선물로 사갈 것을 권하는 편입니다.  한국에서 구입가능한 물건들에 비하면 가격은 훨씬 저렴하면서 맛은 아주 좋은 편이거든요.

막스 앤 스펜서는 특히 레디밀로 유명해요.  ready-made meal이라고 반조리 식품이지요.  전자렌지에 3-4분만 돌리거나, 오븐에 10-30분 정도만 돌리면 완성되는 반조리 식품.  가격도 저렴한데 품질은 가격대비 아주 좋아요.  저렴하게 외식하는 음식 가격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 곳 음식이 맛과 품질이 괜찮다고 느껴질 정도예요.

특히, 이 곳은 이런 반조리음식을 처음으로 개발하여 시장화에 성공한 마트로 유명하다고(정보원: 틴틴) 합니다. 틴틴이 봤던 어느 기사에 따르면, 초기에는 맛이 없어서 욕을 많이 먹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 점점 개발과 개선을 거듭하며 현재와 같은 품질에 이르렀다구요.  이 레디메이드 밀은 영국에서 여성들이 사회진출을 하면서 집에서 음식할 시간이 없어지면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상당히 어필하는 제품이었다고 합니다. 

현재에도 1인 가구 혹은 2인 가구에게는 조리 시간은 줄여주면서 균형있는 영양을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저열량식, 저열량 고단백식, 일반식, 서양식, 이탈리아식, 중식, 인도음식, 태국음식 등 아주 다양하게 나와있어서 선택의 재미도 있습니다. 

웨이트로즈(Waitrose)

이곳은 영국에서 가장 고급 슈퍼이자 가장 비싼 슈퍼이기도 합니다.  입구부터 남다릅니다.  테스코나 세인즈버리와는 입구 느낌부터가 달라요.  

웨이트로즈는 좋은 동네에만 있어요.  좋은 동네에만 웨이트로즈가 들어오는 것일 수도 있고.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웨이트로즈가 있으면 집값이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하네요.  그걸 '웨이트로즈 효과(Waitrose Effect)'라고 한답니다. 

안에 진열된 물건들도 다르고, 직원들도 다릅니다.  직원들 대다수... 90% 이상이 백인입니다. 특히, 지역 내 중고령자를 고용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그러다 보니 당연히 인구 비중이 높은 백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지요.  영국이 런던 같은 대도시는 다인종이 모여 살지만, 몇몇개의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백인일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백인들이 대부분인 사회거든요.  지역내 고용가능성이 떨어지는 고령자를 고용하려는 경향성은 나름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기업의 철학이라는 점에서 존중할 만한 점이라 생각합니다.  

웨이트로즈는 유기농 제품을 다양하게 많이 판매합니다.  고급마트인 만큼 당연하지요.  마트 중에서 영국 내 유기농을 판매하기로는 웨이트로즈가 처음이라고 해요.  찰스 왕자.. 그러니까, 윌리엄과 해리 왕자의 아빠.. (그러고 보니 아빠도 왕자, 아들들도 왕자네요ㅋ)가 설립한 유기농 회사 제품을 영국 내 고급백화점인 헤롯 백화점과 포트넘 메이슨 같은 곳에서만 판매하다가 2010년부터는 해당 유기농 제품들을 웨이트로즈 더치 올가닉(Waitrose Dutchy Organic)이라는 이름으로 웨이트로즈에서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더치 올가닉 제품들을 제외하고도, 웨이트로즈 자체 브랜드의 식재료들은 일반 슈퍼들에서 판매하는 식재료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에서 더 까다로운 품질관리 시스템 하에서 생산된다고 (홍보를)해서 그런지, 실제로 기본 제품인 Waitrose Essential 제품들도 맛과 품질이 좋은 편이에요.  그러나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단점입니다. 

오카도(Ocado)

마지막으로 오카도.  이 곳은 식료품 배달업계에 대변혁을 불러일으킨 혁신적인 기업이죠.  오프라인 매장이 전혀 없습니다.  작년 초까지는 웨이트로즈와 손잡고, 기타 몇 곳의 농장들과 공산품 업체들과 손을 잡고 물품들을 제공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기 때문에 고객들이 이곳의 기업 이미지를 느끼는 곳은 제품의 품질과 배달 서비스의 품질.  그래서 이 곳은 배달 서비스에 신경을 많이 써요.  배달원들이 모두 상냥하고 친절해서 물건을 받을 때 항상 기분이 좋습니다. 

오카도는 코로나19가 터지고 주식이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배달에 최적화되어 있던 기업이기 때문이지요.  

식료품 업계에 혁신을 불러일으킨 것은 창고의 자동화.  집 근처 일부 마트들은 마트에서 직접 물건을 싣고 배달을 오는데, 오카도는 모두 창고(warehouse)에서 물건이 나옵니다.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하시죠?  아래 영상을 보시면 됩니다. 

 

각 마트별로 가격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요?   다음 글에서는 각 마트별 식료품 가격이 얼마나 차이나고, 마트들의 시장점유율이 어떠한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